우리의 죄는 야옹 문학동네 시인선 87
길상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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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애는 있으나, 비극은 아닌.

채도가 낮은 초록의 표지처럼 가만가만하고 차분한 관찰이다.

시가 되지 않은 문장들은 당신에게 교감으로 가닿길 바란다는 시인의 염려?가 있었지만.

내겐 넘치게 시로 다가왔다.

파도는 아무리 뽑아 써도
쉽게 채워지곤 했으므로
너와 나 사이에 드나들던
거짓말도 참말도 점점 희미해졌다 - 물티슈 중

습기 가득한 명찰을 목에 걸고
아침이 두통처럼 무거워졌다
깨끗한 이름으로 살고 싶었으나
희미하게 번지기만 하던 날들,
젖은 이름을 빼 말리려다
나는 그만 찢어지고 말았다 - 아침에 버린 이름 중.

2017.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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