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벤야멘타 하인학교라는 책을 읽었다. 바틀비와 상당히 다르지만, 어딘지 모르는 접점이 있다고 생각한다.아무 것도 선택하거나, 행하지 않는 편을 택하는 삶.바틀비의 선택이 어떤 트리거에 의한 것인지는 소설 말미에 짐작할 만한 단서가 있다.선택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는 왠지 비장하다.창백하리만치 말쑥하고, 가련하리만치 점잖고, 구제불능으로 쓸쓸한 모습으로 ˝I prefer not to...˝라고 반복하는 바틀비는 어쩐지 고행을 자처한 사람같으니까.짧지만 깊은 여운이 있는 단편이다. 일러스트 역시 엄청 마음에 든다.2016. Au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