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싸우듯이
정지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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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잡을 수 없는 단편들.

완전히 사로잡힌 듯 매혹적이다가, 잘못된 습관을 떠올리 듯 지겨워지기도 하고...

단편만으로는 정확히 뭐라 말하기 어렵다.

계속해서 지켜보고 싶은 작가임은 틀림없다.

아홉편의 단편과 하나의 작가의 글(일종의 해설서 내지 참고문헌 대잔치)이 있다.

그 중 눈먼 부엉이와 창백한 말이 무척 좋았다.


나는 가끔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무 말이나 하고 싶지만 아무 말이나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했다. 에리크는 자신도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모두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게 글을 쓰라고 말했다. 글을 쓰면 삶이 조금 더 비참해질 거라고, 그러면 기쁨을 찾기가 더 쉬울거라는게 그의 말이었다. 나는 그것 참 듣던 중 반가운 소리라고 했다. - 34, 눈먼 부엉이 중.

만약은 세상에서 가장 무의미한 말이다. 만약에 당신에게 만약에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말은 믿지 마라. 만약이란 욕망을 비추는 거울이다. - 233, 여행자들의 지침서 중.

2016.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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