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혜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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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그 빛은 언제 사그라든 것일까?

예상치 못한 불행의 구멍에 빠진 남자.

불행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연민한다.

그를 제외한 세상 모두가 그를 내팽개친 것만 같고, 실제로 그러하기도 하다.

그런데 이야기가 끝을 향해 갈수록 난 이 `오기`라는 남자를 점점 믿을수 없게 된다.

그는 자신 외에 누구에게라도 손을 내밀어 잡아주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자신만을 변호하는 일관성.

그의 부모, 장인, 장모, 동료, 제자,

그리고 적어도 한 웅큼의 노력을 기울여서라도 다가가려고 했어야 할 한 사람 그의 아내.

업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오기의 불행은 분명 업일것이다.

비가시적이고, 물리적이지 않은 폭력에 대한 업 말이다.



초반부터 어? 이거 읽었던 단편아닌가? 했는데

<식물애호>라는 단편으로 시작된 이야기다.

결코 편치 않고 뒤숭숭한 기분이다.



그 밤의 빛은 지금 오기가 누워있는 병실만큼이나 밝고 환했다. 불빛 때문에 잠을 뒤척이더라도 침실의 형광등 역시 밤새 끄지 않을 생각이었으나 새벽에 오기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전등이 모두 꺼져있었다.
도대체 그 빛은 언제 사그라든 것일까? - 28


2016.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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