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제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정지돈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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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제6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정지돈의 건축이냐 혁명이냐 는 꽤 흥미롭고 재밌다. 교차편집같이 구성된 구조가 흥미롭고 그 안의 인물들의 발언이 재밌달까.
조금 정신이 산란할 때 읽는다면 뭔소리냐 하고 말하게 될수도 있고. 지금 이게 르포스타일의 역사인가 소설인가 할 수도 있다.
실험적이지만 난해하다기 보단 박력있다는 느낌.

이장욱의 우리 모두의 정귀보. 거대한 미스터리도 삶에 대한 심오한 고찰도 없는 한 화가를 돌아보는 이야기. 그런데 오히려 뭔가 굉장한 인생의 비밀을 들어버린 기분이 든다. :)

윤이형의 루카. 미숙한 사랑을 하는 인간의 무책임한 바람을 담은 사랑이야기. 쓸쓸하지만 슬프기까지 하지는 않은..

최은미 근린. 실험용 슬라이드 박스안에 여러 사람의 삶을 얇게 저며 박제해 놓은 듯. 조금은 공포스러운 표정들.

김금희의 조중균의 세계. 조중균씨의 세계는 지나간 세계인가. 문장과 시와 드라마는 있지만 이름은 없는 세계인가. 그 둘 다라고 작가가 말하고 있지만 그 두 세계 이상의 세계가 있을거라는 확신. 중편 이상의 분량으로도 근사할 것 같은 이야기.
그리고 이 이야기에는 유약함을 상징하듯 보이지만 반어적인 힘를 실어주는 `해란`이라는 인물의 역할도 의미있다.

손보미의 임시교사. 남들이 보기엔 그저 멍청하고 어리석을 뿐인 착한 여자. 그 맹함이 주는 경멸과 조소. 그런게 슬픈 시대.

백수린의 여름의 정오. 내 기억속에도 왠지 이와 비슷한 류의 알것 같은 덩어리가 존재하는데. 다만 차이점이라면 이야기속 `나`는 추억하지만 대면하지 않는 것이고, 현실의 나는 추억도 대면도 거부하는게 아닐까 함. 읽고나니 현실 위에 일미터쯤 붕뜬 기분이 된다.

언제나 기대 이상인 젊은 작가상. :)

이런 책은 돈내고 사봐야하는데 출판사에서 보내주니 미안할 정도.

왠지 이 책을 기점으로 다시 열렬한 독자가 될것 같은 기분.

2015. May.

소설을 쓸 때 가장 중요한 물음은 정직한가와 즐거운가 이다. 그러나 늘 즐거울 순 없고 그것은 어찌보면 다행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늘 정직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불행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정지돈 작가노트 중

아무것도 쓰지 않고 이름만 적는 건 부끄러운 일이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얻어지는 형태의 것이 아니었으니까. 조중균는 부끄러웠다. 여기에 이름을 적고 가만히 기다리라는 교수의 의도를 알 것 같았다. - p. 226. 김금희, 조중균의 세계 중

그러면 여기에는 미래가 있어? 내가 또 묻는다. 그건 모르지. 어디에도 미래가 없다면 차라리 자기 나라에서 사는게 낫지 않아? 이방인으로 평생 사는 건 외로운 일이야. 내 말에 짧은 침묵을 두고, 그가 말한다. 자기나라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것보다 더 외로운 일은 없어. -p. 301, 백수린, 여름의 정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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