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2
켄 키지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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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밖으로 밖으로.

영화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그 이상의 상상의 여지가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글이 주는 생각의 범위는 그 이상이다.

통제된 세상에서 자유를 꿈꾸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겠지만, 온 몸을 던져 꿈을 이루려는 사람은 많지 않은게 현실.

그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는 맥머피.

볼륨은 상당하지만 후루룩 읽어버리게 하는 힘이 있다.

2015. March

안개가 자욱해도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왜 그런지 이제 나는 안다. 안개가 자욱할 수록 그 속에 안전하게 숨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맥머피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우리가 안전하게 있기를 원한다는 것을 그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는 우리를 안개 밖으로, 발각되기 쉬운 탁트인 바깥으로 끄집어내려고 계속 애를 쓴다. -p. 214

맥머피는 우리가 강한 척하는 것이 순전히 허세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들 이상으로 잘 알고 있었다. 그가 농담을 해도 우리를 진짜로 웃길 수는 없었다. 어쩌면 그는 우리가 왜 웃을 수 없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사물에 대하여 우스운 면을 발견할 때 비로소 강해진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p. 379

우리로서는 맥머피를 어찌 할 수가 없었다. 맥머피가 그렇게 하도록 만든 장본인이 바로 우리였기 때문이다. 그에게 그런 행동을 강요한 사람은 수간호사가 아니었다. 바로 우리였다. 그는 의자의 가죽 팔걸이에 큼지막한 손을 대고 천천히 일어섰다. 영화에 나오는 좀비처럼 우뚝 서서 마흔 명의 주인이 내리는 명령에 따랐다. 몇 주일 동안 그가 행동하게 만듣 것은 우리였다. 그의 팔다리가 말을 듣지 않게 된 뒤에도 그를 일으켜 세워 오랫동안 서있게 하거나, 몇 주 동안 윙크를 하고 웃게 하거나, 그의 유머가 두 전극 사이에서 말라 없어진 뒤에도 그가 계속 행동하도록 한 원동력은 바로 우리였던 것이다. -p. 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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