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4
이언 매큐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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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연인이었던 몰리는 왜 이런 찌질남들과 사랑을 했을까 싶다.

조지, 클라이브, 가머니, 버넌은 그냥 성공한 찌질남. 몰리의 죽음 이후 그들의 묘한 견제와 뒤늦은 앙갚음이 주된 내용이다.

지저분한 싸움의 승자로 남은 남편도 남은 생이 평안할지는 모르겠다.
도덕적인 우위를 놓고 가식을 떨던 남자들의 몰락이 기대이상 우스꽝스럽고 최악에 이르러서, 말그대로 남부끄러운 블랙코미디 일뿐이다.

성공한 남자들의 이면은 상대에 대한 찌질한 질투와 어떻게든 승자의 위치가 되려는 음침함과 유아적 자기연민뿐인 것이다.

작가 스스로 희비극이라고 했던 만큼, 그 정도의 우당탕탕 대소동 같은 이야기.

- 몰리가 거울에 비친 제 얼굴도 알아보지 못했을 때 조지는 드디어 그녀를 차지했다. 그는 물리의 외도 앞에서 속수무책이었지만, 마침내 그녀는 온전히 그의 것이 되었다. - 16

- 몰리의 죽음이 그에게 기품을 부여했다. 근엄함은 조지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는 원래 애정에 굶주려 있고 음침한 인간이었다.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해주길 못내 바라면서도 타인이 호의와 친절을 베풀면 자연스레 받아들이질 못했다. 재벌이 지고 사는 짐이라고 할까. - 20

- 버넌의 설명은 늘 간단했다. 1급 개새끼, 색정광. 하지만 이런 놈은 몰리 주변에 널렸으르 텐데. 지금 그 자리에 오른 걸 보면, 심지어 차기 총리직을 향해 도전하는 걸 보면 가머니에게는 남다른 재능이 있을 것이다. - 25

- 툭 터놓고 말해 두 사람 사이의 우정을 통해 클라이브 자신이 얻은게 뭐란 말인가? 베풀기만 했지 돌려받은 게 있을까? 두 사람을 연결하는 건 무엇이었나? 그들은 몰리를 공유했고 수년 동안 우정을 쌓아왔지만, 속 빈 강정이었다. 적어도 클라이브 입장에서는 그랬다. 너그러이 보자면, 이 불균형은 버넌의 수동적이고 일에 몰두하는 성향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젯밤 이후로 클라이브는 이런 성향도 보다 큰 문제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버넌은 원칙이 결여된 사람이었다. - 82

-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 우리는 빙산처럼 대부분 물에 잠겨 있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사회적 자아만이 하얗고 냉랭하게 밖으로 솟아 있다. - 88

- 세상엔 교향곡보다 중요한 것도 있지. 바로 사람이야.
판매부수는 사람이라는 것보다 중요하고, 버넌?
경찰서로 가!
엿먹어.
너나 엿먹어. - 140

- 가머니는 고꾸라졌고, 거짓말쟁이 아내가 기자회견에서 그의 외도를 부인함으로써 그는 마누라 손아귀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버넌은 갔다. 그리고 클라이브도. 몰리의 예 애인들과 치른 전쟁을 돌이켜보면 대체로 성과가 그리 나쁘지 않다. 지금이야말로 몰리의 추도식을 고려해볼만한 적기인지도 모른다. - 201



2023. jun.

#암스테르담 #이언매큐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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