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막이 내릴 때 (저자 사인 인쇄본)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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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책은 서너권 읽었었던가..
약간 취향은 아니다 싶은 마음에 그동안 패스해왔는데,

가가형사 시리즈의 마지막권을 지인이 재밌게 읽었다고 해서 읽어보았다.

느리고 뚝심있는 방식의 수사는 어쩌면 약간 일본의 분위기랄까 싶기도 하고, 그런 속도에 맞는 템포로 쉽게 읽을 수 있는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열편 중 마지막 시리즈라는데, 그 마지막을 읽은 것으로 만족한다.

내내 가슴을 졸이며 살았을 히로미의 삶에 연민이 들었지만, 딸의 행복을 위해 그림자처럼 주변에 존재하며 살인을 하는 다다오는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복잡한 마음이다. 그게 일본 특유의 동반 자살을 미화하는 그런 정서인지... 딸에게 최후의 행동을 맡기고, 기꺼이 그 역할을 하는 딸도 조금 생경하다.

그리고 아마도 시리즈 내내 등장했을(아닐수도 있고) 가가형사의 유년기 어머니의 가출의 의문이 전업주부 우울증이었다는 점이 좀 가슴아프다.

주요 내용은 아닌데, 여자아이가 검도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가가 형사가 ‘명실상부한 여성의 시대’라는 말을 하는 대목이 있는데, 좀 어이없이 실소가 터진 부분이다.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도키코와 다리를 놓아주는 장면도 조금...ㅋ

- “그래 그러니 헛고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지,”
“그런데도 하겠다는 거예요?”
“당연하지. 그런 게 우리 일이야.”
(...)
“헛걸음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수사의 결과가 달라진다. 이 말인가요?”
가가가 마쓰미야를 보고 씩 웃었다.
“뭐, 그런 셈이지.”
마쓰미야가 한 말은 가가의 아버지가 습관처럼 하던 말이었다. - 200

- “건강하게 살고 있으면 좋으련만, 쉽지 않을 거야.”
“어째서요?”
“우린 말하자면 다 짜내고 남은 찌꺼기니까.”
“짜내다니, 뭘요?”
“원전은 연료만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네. 그 녀석은 우라늄과 인간을 먹고 움직여. 인신 공양이 필요하지. 한마디로 우리 작업원들의 목숨을 쥐어짜야 움직인다 이 말이야. 내 몸만 봐도 알 수 있어. 이게 바로 목숨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일세.”
노자와가 양팔을 벌렸다. 벌어진 셔츠 사이로 갈비뼈가 앙상한 가슴이 드러났다. - 364

- 힘내거라.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그러면 히로미 너는 틀림없이 행복해질 거다. - 455

2023. may.

#기도의막이내릴때 #히가시노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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