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다 무덤덤해지다 헤어지는 이야기.지원과 영진은 랄라와 진이라는 별명으로 스윙댄스 동호회에서 만난 평범한 인물이다. 스파크가 튀는 운명적 만남이라기 보단 현실적인 친밀감으로 서서히 스며드는 인연. 명백한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서서히 멀어지는 과정, 그 안의 지리멸렬한 감정들을 다소 쓸쓸하게 묘사했다.사실 살아가는 일은 극적인 사건 보다는 이런 일상과 작은 웃음, 작은 분노같은 감정이 더 큰 비중이지 않나 싶다.심난한 봄날 읽어서 몰입이 잘되었다.- 지원은 쪼그리고 앉아 청소기의 먼지 통을 비웠다. 주먹만한 먼지 뭉치와 자잘한 부스러기들이 바닥에 쏟아졌다. 청소기를 청소하는 일, 물걸레를 빠는 일, 드러나지 않지만 생활을 가능하게 만드는 일을 할 때면 산다는 게 사소하고 무의미하고 반복적인 노동으로 굴러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 41- 불행과 비극에는 명백한 이유가 있는 편이 견디기 수월하다. 딸꾹질을 하다가 죽었다거나 접시 물에 코 박고 죽었다는 것보다 교통사고나 암 투병 끝에 죽었다는 얘기가 모두를 의심 없이 안전한 비극으로 이끈다. - 47- 흩어지고 사라질 웃음이지만 위로가 되었다. 마음이 무너질 때 사람을 끝까지 지탱하고 보듬어주는 게 있다면 유머와 애정일 것 같았다. - 123- 지원은 다시 누군가와 결혼해서 산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지만 어떤 종류의 평화와 행복은 실패를 지나가야만 얻을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 1662023. apr.#홀딩턴 #서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