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드는 법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안현주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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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최애는 루스와 로사 조합이다.

스리파인즈의 아기자기한 주민들은 늘 사랑스럽고, 그 와중에 의뭉스러우면서 즐겁다.

클라라와 피터의 관계는 진작에 이렇게 될 예정이였다고 늘 생각해와서 놀랍지 않지만, 일단 다음편에 이어질 내용이라 또 다른 기대가 된다.

망가진 듯 보이는 살인 수사과도 뭐 결국엔 괜찮아 지겠지 싶은 확신도 있어서 생각보다 고구마는 아닌 전개였다.
견고한 믿음으로 조직을 움직이는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과거의 그릇된 선택에 여전히 발담그고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더러운 집단들은 어디에나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징그럽게도 청산되지 않는 친일 매국노 집단 처럼....

- “삼십 년 동안 죽음을 다루고 나서 내가 무엇을 배웠는지 아나?” 가마슈가 수사관에게 몸을 숙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수사관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숙였다.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배웠네.” - 29

- 살인을 유발하는 무언가가. 크고 명확하게 보이는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대개는 아주 작은 것이었다. 쉽게 묵살되는.
그 때문에 가마슈는 자신이 면밀히,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다른 수사관들이 연극처럼 땅을 조사하다 앞으로 뛰쳐나갈 때, 아르망 가마슈는 시간을 들였다. 사실, 누군가에게는 그런 모습이 무기력하게 보이기까지 한다는 것을 그는 알았다. 뒷짐을 지고 천천히 걷기, 허공을 응시하며 공원 벤치에 앉아 있기. 비스트로나 식당에서 커피를 홀짝이며 듣기.
생각하기. - 175

- “보부아르는 어디 있지?” 루스가 물었다. “다른 임무니 하는 헛소리는 지껄일 생각 마시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자세한 건 말씁드릴 수 없습니다.” 가마슈가 말했다. “제가 말할 내용이 아닙니다.”
“그럼 오늘 밤엔 왜 왔어?”
“걱정하시는 걸 아니까요. 그리고 당신이 보부아르를 아끼신다는 것도요.”
“그는 괜찮나?”
가마슈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엄마 노릇 좀 해줘?” 루스가 물었고, 가마슈가 웃는 사이 그녀는 차를 따랐다. 이윽고 그는 장 기에 대해 그가 말할 수 있는 만큼 루스에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그는 짐이 가벼워진 것을 느꼈다. - 290

- 테레즈는 자신의 미니 마우스 손을 올렸고, 가마슈는 입을 닫았다.
“둘다 틀렸어요. 당신은 멈추기 두려웠고, 난 계속하기 두려웠죠.”
“내일은 우리가 덜 두려울까요?” 그가 물었다.
“덜 두렵진 않겠지만,” 그녀가 말했다. “더 용기가 생길지 모르죠.” - 358

- 아르망 가마슈는 늘 예스러운 믿음을 간직하고 있엇다. 그는 빛이 그림자를 지우리라 믿었다. 친절함이 잔임함보다 더 강하다고. 가장 절망적인 곳에조차 선의가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는 악에는 한계가 있다고 믿었다. - 409


- 루스는 그 옆에 조용히 앉아 있다가 로사가 있던 자리의 따뜻함을 느끼며 무릎에서 오리를 들어 올렸다. 루스는 조심스럽게 장 기의 무릎에 로사를 올려놓았다.
그는 알아차리지 못한 듯 보였지만 잠시 후 손을 올렸고, 로사를 쓰다듬었다. 부드럽게. 부드럽게.
“아시겠지만 목을 비틀 수도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알아.” 루스가 말했다. “제발 그러지 마.”
그녀는 로사의 까만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로사의 등 깃털을 어루만졌던 장 기의 손이 긴 목으로 가까이, 가까이 다가갈 때, 로사는 루스를 보았다.
루스는 로사의 눈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마침내 장 기의 손이 멈췄고, 그 자리에 머물렀다.
“로사가 돌아왔군요.” 그가 말했다.
루스가 끄덕였다.
“기쁘네요.“ 보부아르가 말했다.
”집까지 먼 길을 왔지.“ 루스가 말했다. ”어떤 이들은 그래, 알겠나. 그들은 길을 잃은 듯이 보이지. 이따금 그들은 잘못된 길에서 헤매는지도 몰라. 그들이 영원히 가 버렸다며 많은 사람이 포기하지만 난 그걸 믿지 않아. 어떤 이들은 결국 집을 찾는 데 성공해.“ - 569

- 아르망은 지금 하고 있는 그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야. 은퇴할지는 몰라도 그만두지는 않을 거야. - 604

2022. sep.

#빛이드는법 #루이즈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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