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문학동네 시인선 185
장옥관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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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사람에 대한 진술. 그게 너무 선뜩했다.


- 손차양하고
눈앞에 펼쳐진 먼지의 길을 바라본다
아득하다
알지 못할 그곳은 아직도 멀다 - 시인의 말

- <항아리>
항아리를 들고 서 있는데 누가 말을 걸어왔다 입이 없는 사람이었다

둥근 배가 슬펐다 항아리처럼 슬픈 얼굴이었다 항아리인 줄 알았는데 네 얼굴이었다

안을 수도 없고 내려놓을 수도 없었다 웃는 듯 우는 듯 금간 얼굴에 물비린내가 슬쩍 묻어났다 (전문)

-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늙었다
그젠 삼십 년 입은 바지를 버렸다
옷을 버리는 일은 슬프다
버리고 버림받는 일은 유정한 일이다 - 일요일이다 중

- 하루를 비스듬히 걸었다 올라가기도 내려가기도 했다 그리운 것도 아쉬울 것도 없는 강ㄹ이었다 슬픔이 우니 기쁨도 따라 울었다 감정이 안개처럼 퍼져 모든 게 모호했다 - 비스듬히 다만 비스듬히 중

- 생
그 한마디가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 어안이 벙벙하다 중

2023. feb.

#사람이없었다고한다 #장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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