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로니 프로젝트
김솔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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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신자유주의...라는 생각으로 읽게된다.

그리고 몹시 빨갛구나... 하는 생각. ㅋㅋㅋ(내적 친밀감의 웃음임.)

- 공장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해고하는 일련의 작업을 ‘마카로니 프로젝트’라고 명명하거나 이에 동의한 자들에겐 결코 이탈리아인의 헌신에 감사하고 희생에 애도를 표하려는 의도 따윈 없었던 게 분명하다. 비록 마카로니가 밀라노 사람들의 발명품이라고 하더라도 나풀리 사람인 만치니 역시 그 이름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는데, 마카로니는 올리브와 함께 이탈리아의 육체이자 영혼이며, 서사이자 노래이기 때문이었다. - 18

- 모든 사람의 책임은 어떤 사람의 책임도 아니므로. - 32

- 아무리 저항하더라도 결국 공장은 폐쇄되고 직원들은 모두 해고되겠지만, 마지막 남은 자가 모든 직원들을 대신하여 금붕어처럼 하찮은 존재에게까지도 관심을 쏟는다면, 직원으로서는 실패했을지언정 인간으로서는 결코 그러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 70

- 불청객들이 떠나자 가슴을 쓸어내린 아내는 막시모의 소매에 매달려 더 이상 어리석은 짓으로 가족들의 안전을 해치지 말라고 읍소했다. 자신과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자상하고 능력 있는 남편과 아버지이지 세상의 모든 악행과 부조리에 맞서 싸워야 하는 영웅이 아니라고 말했다. 막시모는 아내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에게는 정의로운 영웅으로 칭송받으려는 게 아니라 자상하고 능력 있는 남편과 아버지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저항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로써 아내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할 능력이 없었다. 어쩌면 회사나 노조가 의도했던 결과가 바로 이런 것일 수 있었다. 자신의 내부보다 외부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만들되 그것이 선량한 가족과 이웃의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킴으로써, 초라하고 평범한 삶에 죄책감을 주입하여 거창한 논리와 단순한 의지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 147

2022. sep.

#마카로니프로젝트 #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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