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가능하다 루시 바턴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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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바턴의 주변인물들이 이제 내 이야기를 들려주지!라는 느낌으로 불려나온 아홉편의 이야기.

올리브 시리즈보다 조금 어둡고 아픈 인물들이 많은데,
성장과정에서 겪게 되는 아픔을 집약해 모아놓은 듯한 캐릭터들이다.
그것이 가난에서 비롯되었든, 가족의 무심함에서 비롯되었든, 이 세상의 정치적 문제에서 비롯되었든, 어쨌거나 인간은 상처받고 치유되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폭력에 파괴된 상처들이 더 비중있게 이야기 되고 있지만, 아주 작은 선의, 아주 작은 관심과 연민으로 결국엔 극복되어질거라는 희망이 그려져있는...

루시 바턴이 고향집으로, 형제들을 만나러 돌아오는 <동생>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역시 루시 바턴이 주요 캐릭터이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 토미가 피트에게 말했다. “예전에 말야. 내가 1쿼터를 가져가라고 놔뒀는데 루시는 그걸 가져가지도 않더라고.” 그는 1쿼터 동전을 놓아두었는데 나중에 보니 그대로 있더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랬을 거예요, 루시는 자기 것이 아닌 돈은 1페니도 가져가지 않았을 거예요. ” 피트가 말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다른 동생 비키는, 음. 그애라면 다르죠. 그애라면 틀림없이 그 돈을 가져간 뒤 더 달라고 했을 거예요.” 그가 토미를 흘끗 보았다. “그래요. 그애라면 가져갔을 거예요.”
“뭐랄까, 내 생각엔 뭘 할지와 뭘 하지 않을지 사이에는 늘 그런 투쟁이 있는 것 같아.”
(...)
“그런 것에 투쟁이 있는 거지. 혹은 다툼이.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그건 언제나 존재하지. 내가 보기엔 그래. 그리고 자책한다는 것, 음. 자책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 - 다른 사람들을 아프게 한 일에 대해 미안해할 수 있다는 것 - 그것이 우리를 계속 인간이게 해주지.” - 39, 계시

- 우리 모두 너나없이 엉망이야. 앤젤리나,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 사랑은 불완전해. 앤젤리나,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 75, 풍차

- 많은 젊은이들이 그가 복무한 전쟁의 이름을 몰랐다. 그것이 전쟁이기보다는 갈등이기 때문이었을까? 국가가 이 전쟁을, 사람들 다 있는 데서 제멋대로 행동해서 자신을 난처하게 만드는 아이처럼 여겨, 창피함 때문에 뒤로 감춰버렸기 때문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면 역사란 원래 그렇게 흘러가는 것일까? - 150, 엄지 치기 이론

- 할머니가 말했다. “돌아오지 마라. 결혼하지 마라. 아이를 낳지마라. 그 모든 일이 네 가슴을 아프게 할 거다.” - 300, 눈의 빛에 눈멀다

2022. dec.

#무엇이든가능하다 #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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