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친구들의 행성 폴라 데이 앤 나이트 Polar Day & Night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고전 SF의 리부트.
캐릭터와 구성요소들을 가져다 재상상한 이야기.

존 스칼지의 글쓰기는 인터넷이 기원이라서인지, 영화적 성격이 강하고 두려움없이 도전하는 성향인 듯하다.
물론 그런 점이 존 스칼지를 읽기의 매력 중 매력이다.

읽기도 전 부터 지인의 추천으로 내가 무척 좋아할 것이라는 이야길 들어서, 사실 좀 더 전에 읽으려다 아껴두었다.

고양이를 닮은 듯한 외계 지성체라니.... 안좋아할 수가 있을지.ㅋㅋ 게다가 인간을 떠보는 지성체라는 점.
반려 멈무 칼은 종이 언급되지 않은 것 같은데, 아무래도 슈나우저의 외모이지 않을까.

할러웨이의 캐릭터가 건들건들하고 좀 밥맛없지만 매력적인 헐리웃적 인물이어서, 사실 그 지점이 취향에선 조금 벗어나지만, 그를 상쇄하는 멋진 캐릭터가 많다.

거대 기업과 작은 개인간의 충돌이지만, 결국 해피엔딩이라는 점도 마음의 짐 없이 읽을 수 있는 점. (물론 비극이 있긴하다.)

- 할로웨이는 책상으로 걸어가서 인포패널을 집어 들고 손님을 찍어둔 영상을 보았다. 이제는 자신이 그런 생물을 본 첫 번째 인간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그런 생물을 발견했다면, 그 지능과 친근함으로 미루어 지금쯤은 애완동물이 되었을 게 거의 확실했다. 녀석들을 사육해 분양하는 업자도 등장하고 애완동물 쇼는 물론이며 작은 보송이를 위한 사료 광고도 진작에 나왔으리라. 할로웨이는 자신의 탐욕이 그런 방향으로 흐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다행이라고 느꼈다. 애완동물 사육업을 하려면 원치 않게 많은 일을 해야 했다. - 51

- 원인은 담요 여기저기에 퍼져 누운 보송이 넷이었다. 그중에서도 할아버지 보송이는 놀랍게도 베개를 차지하고 누워서 할로웨이의 얼굴에 대고 가볍게 코를 골고 있었다. 할로웨이가 자는 동안 칼이 보송이들을 집 안에 들였고, 보송이들은 침대에 기어올랐으며, 할로웨이는 자면서 보송이들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자세를 바꾸다 보니 지금처럼 뒤틀린 모습이 되어버린 것이다. - 98

- 그건 그렇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가 쟤들을 만나는 과정 말이야. 겁을 주거나 놀래고 싶지 않아.
나라면 그런 걱정은 하지 않겠어. 저 녀석들은 굉장히 붙임성 있거든.
그것도 마냥 좋은 점은 아니야.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는 동물은 슬프게도 멸종해버리는 경향이 높아. 도도새를 생각해봐. ー104

- 혹시라도 잠시 멈춰서서 우리가, 인류가 우주 이쪽 구역에서나마 제일 먼저 똑똑해진 지성체라는 사실이 얼마나 행운인지 생각해본 적 있어?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는 했어.
할로웨이가 대답하자 이자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오십만 년전에 어느 외계 생명체가 우리 행성에 착륙해서, 우리 조상들을 보고 이건 지금 현재로선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한 다음 우리 행성의 광석과 석유를 다 캐내갔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해봐. 우리가 얼마나 발전할 수 있었을까?
이자벨은 이제 다 함께 오두막집 바닥에 잠들어 있는 보송이들을 가리켰다.
진지하게 생각해봐. 잭. 우리가 여길 다 쓸어버리고 나면 저들이 어느 정도나 발전할 수 있을까? - 137

- 내가 왜 변호사 면허를 잃었는지 기억하지.
법정에서 경영자를 때려서였지.
그놈이 고통에 빠진 부모들을 비웃었기 때문이야. 그 가족들은 전부 다 지옥에 떨어졌는데, 스턴은 웃을 만큼 편안한 기분이었어. 결국에는 우리 변호사들이 그 작자와 우리를 곤경에서 구해낼 만큼 훌룽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 그놈은 자기가 감옥 안을 볼 일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어. 나는 누군가가 그놈에게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느꼈고, 마침 그러기에 딱 좋은 위치에 있었지. - 289

- 우리가 보송이들을 멸종 표적으로 만든 거야. 깔끔하고 단순하게. 그래서 자네가 보송이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야 했어. 지금 이 순간에 보송이들의 친구는 자네와 나와 이자벨뿐이니까. - 277

2022. oct.

#작은친구들의행성 #존스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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