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을 산뜻하게 민음의 시 298
정재율 지음 / 민음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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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의 수돗가 물방울들 같은데 그게 되게 외롭다.

이미지가 가득하다.

- 돌처럼
다음 풍경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깊은 곳에서
숨을 오래도록 참았다
무엇이 진짜일까 생각하면서 - 빛을 내는 독처럼 중

- 모두가 한꺼번에 슬픔을 나누면
그건 그거대로 슬프지 않았다 - 축복받은 집 - 레밍 중

- 나는 가진 게 필름뿐이라서
손을 뻗는다
봤던 영화가 틀어지고
또 틀어지는
작은 영화관에서
매번 같은 장면에서 누군가 울고 있는
그런 장면을 나는 보고 있다
손에 쥔 작은 불빛을 보자
이곳은 정말 폐허가 됐구나, 생각했다 - 시네마 천국 중

- 세상은 왜 아직도 망하지 않았을까
누군가 벗어 놓은 양말처럼
문고리만 남은 채로
영원히 사라졌으면 좋겠다 - 감자보다 고구마를 좋아해 중

2022. aug.

#몸과마음을산뜻하게 #정재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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