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듣는 시간 - 다른 세계를 여행하는 다큐멘터리 피디의 독서 에세이
김현우 지음 / 반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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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한 세계의 진심에만 함몰되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인다.

귀를 기울이면 조금이나마 타인의 세계와 같이 갈수 있는 길이 보일거라고 믿는 사람. 희망적인 사람이다 따뜻하고.

- 나의 세계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 세계에서는 같은 언어도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 그런 까닭에 타인과 나를 묶어서 함부로 ‘우리‘라고 칭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는 것, 이런 깨달음이 오웰을 전사로 만들었다. 피압제자 편에서 앞 제자에 맞서 싸우는 길을 택한 것이다. 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해도 그 후의 행동은 각자의 기질에 따라 달라질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그런 깨달음이 곧장 선명한 정치투쟁으로 이어지는 것에 회의적이다. 다만 개인적인 차원에서 말해 보자면, 나와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타인의 언어를 익힘으로써 나의 언어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음을 알아 가는 그 과정이 성장인 것만은 분명히 보인다. - 22

- 어떤 문장은 그 문장이 나올 때까지의 시간을 짐작하게 한다. 단어를 정교하게 골라 쓴 문장의 정확함은 천재성이나 번득이는 영감의 결과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오랫동안 곰곰이 생각하고, 여러 단어들을 대입해보고, 수정해 온 결과인 경우가 더 많다. 정확한 문장에서 느끼는 감동은, 거기에 들인 시간에 대한 존중이 마음이기도 하다. - 29

- ‘연대‘는 타인을 이해한 후에야 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에 대한 이해와 상관없이 그들을 인정할 때 가능하다. 이해하지 못 했다는 것이 타인의 존재를, 그이의 고유한 세계가 있음을 부정하는 핑계가 될 수는 없다. 내가 이해하든 못하든 상관 없이, 타인의 세계는 엄연히 존재한다. 탓해야 할 것은 타인이 지닌 낯선 특징이 아니라 그 세계를 인정하지 못하는 나의 편협함이어야 한다. - 38

- 혁명의 언어는 때로는 무례하고, 자주 무력하다. ‘더 나은 삶‘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 61

2022. Jan.

#타인을듣는시간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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