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와 증거
비그디스 요르트 지음, 유소영 옮김 / 구픽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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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성폭력과 아동학대, 가스라이팅 의 문제를 겪은 피해자의 일기.
회복과 정서적 감정분리의 과정이 담긴 이야기라서 끊임없이 주인공과 같이 감정노동을 겪어야 하는 독서다.

초중반까지는 지나치게 과거의 사실에 함몰되어 있는 듯한 주인공의 감정과 행동이 좀처럼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어떻게 그 파괴된 내면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겠는가. 구체적인 피해사실이 후반부로 갈수록 드러나는데, 점점 주인공에 감정과 성격, 행동 모든 게 고통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아마 주인공 스스로도 전 생을 거쳐가며 알아냈을 자신의 모든 것을 말이다.

피해자와 대립적인 입장에 처해 있는 다른 가족들에 대해서는 생각만해도 아득하다. 이렇게 고립되는 피해자들에게는 그만큼 사회 연대가 중요하다.

어떤 문장과 단어들을 조금씩 어색했고, 프로이드와 융 이제는 좀 낡지않았나 싶은데 계속 반복되는 건 피로감이 든다.

- 꼭 해야 하는 일은 늘 하려고 생각해왔던 일처럼 해야 한다. 혹은 뭔가를 꼭 해야 한다면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처럼 하라. - 슬라보예 지젝

-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언어도 완전히 결백하지 않다. - 98

- 나는 충분이 희생했다. - 161

- 클라라는 말했다. 인내는 모든 살아있는 존재의 제일의 의무니까. - 163

- 내가 이제 뭐라고 할지, 뭘 쓸지 두려워 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죽은 뒤에야 자기들이 안전해 질테니까. 그들은 확실함을 보장받고 싶을 것이다. 그건 자연스럽다. 인간적인 일이다. - 258

- 고통은 인간을 좋은 사람으로 만들지 않는다. 보통 나쁜 사람으로 만든다. 누가 더 많이 고통받았나 논하는 것은 유치한 짓이다. 학대당한 아이들에게는 트라우마가 남는 경우가 많고, 그들이 감정적 내면은 파괴된다. 학대자의 사고방식과 학대 방식을 물려받는 일도 흔하다. 그것이야말로 학대의 가장 고약한 유산이다. 학대는 학대당한 사람을 파괴하여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을 어렵게 한다. 고통을 누군가에게, 특히 피해자에게 유용한 뭔가로 변화시키려면 강한 노력이 필요하다. - 268

2021. O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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