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강화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마침... 이라고 말하기엔 또 입맛이 쓴 일이지만, 지난 4월에 읽은 책을 이 시기에 정리하고 있다.(라고 쓰고 이 리뷰도 한달이 지나서야 블로그에 정리하고 있다)
김봉곤 작가의, 타인의 사생활과 개인적 카톡 대화 내용이 여과없이 그대로 담긴 소설(이라고 할수 있나는 차치하고)로 인해, 심적, 물적 피해를 호소한 이가 오늘로 두명이다.
출판사와 작가의 대응은 뭐 예상대로 지지부진하고 약간은 적반하장인가 싶기도 하며, 독자인 나는 의도하지 않게 타인의 사적 일면을 훔쳐봤다는 꺼림직함을 느끼게 된다. (이 리뷰를 정리하고 있는 지금은 수상 반납과 책 반품까지 모두 진행되었다)

뭐랄까 쎄함이라고 해얄지. 개인적으로 논란의 작가의 글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고 주변 사람들과 얘기한 적이 있다. 아무래도 창작자에게 요구되는 자세 같은 것이 글에 반영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쎄함은 사이언스.

사적인 경험을 문학에 녹여내는 일이 특이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서 모 평론가는 박완서 선생까지 끌고들어오는 우를 범하기도 했겠지만, 문학을 빌어 타인에게 고통을 준다면 그건 다른 차원의 일이 될 것이다. 글이 타격하는 지점이 사회적, 윤리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아닌 사적 영역에서는 특히나 그렇지 않을까. 최소한 문학이 그러면 안되지 않을까.

이런 스트레스 유발하는 생각을 멀리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너무 많은 실망이 쌓여 있어 마음도 무겁고 울적한데...

무엇보다 이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을 애정하는 독자로서 그렇다.

- 나는 소설을 쓸 때 여전히 구상노트를 쓴다. 쓰지 못할 장면들을 계속 쓴다. 날것의 어떤 감정들,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절대 알 수 없는 어떤 것들. 시시하지만 무서운 것들. 경험들, 목소리들. 그것들을 자유롭게 주시하는 과정이 있어야, 그것들을 모두 무너뜨려야 다음 단계로 넘어 갈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 강화길, 작가노트 중

스스로 언급했듯 강화길은 직시하는 작가군이 확실하다. 그 시선을 모두 거쳐서 전해지는 살벌한 현실감이 가장 큰 강점이다.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강한 사람이지 않을까. 앞으로의 작품도 너무 기다려지는 작가.

- ˝절대 모를 수 없는 이야기˝를 모르는, 자신을 향한 미움의 에너지조차 감지하지 못하는, 온 집안을 표표히 떠도는 그 모든 사랑과 증오의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그 구김살없는 해사한 면상이 바로 권력의 얼굴이다. - 49, 해설 중. 오은교.

- 모두가 자신의 세계를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이 기쁨을 느끼는 곳이 옳다. 옳다. 그것은 누구도 뺏을 수 없다. - 장희진, 작가노트 중

2020. ap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