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오늘의 젊은 작가 23
황현진 지음 / 민음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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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라니 제목 한번 얄궂다. 게다 그게 등장인물의 이름이라니 고약하다.
한 가족의 대물림 되는 비극, 비극이라고 까지 거창하게 말하는게 좀 걸린다면 삼대(어쩌면 사대)에 걸쳐 내려오는 무신경하고 체념을 뒤집어 쓴 가풍이라고나 할까.
그 체념이 불안하게 읽히는 이야기다.

인생의 호재가 단 한번도 없었던 것 같은 호재에게 호재는 올까?
호재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보면 줄줄이 개발 호재에 대한 기사와 이야깃거리만 떠오른다. 그래서 호재라는 이름이 더 슬퍼진다.

무람한 시간들을, 빈궁한 가정 경제를 부심한 부모를 견디고 어찌저찌 정규과정을 지나온 동생을 가엽게 여기는 마음, 제대로라는건 아닐지라도 어긋나지는 않기를, 어떤 노력을 해도 도움이 될 수 없는 피붙이가 염려하는 마음, 뭐가 이리 애매하게 짠하기만 할까.

- 남들 눈에 비친 자기 모습을 추측하다 보면 호재는 기어이 울적해지고 말았다. 예전부터 혼자였고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혼자일 호재의 삶을 사람들도 은연 중에 느끼고 알아 버렸기 때문일까? 꾸준히 혼자라서 영영 그러할 거라서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하면 언제나 분하고 억울했다. - 67

- ˝재수없는 날에는 자꾸 옛날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호재가 말머리를 돌렸다. 왜 그럴까 곰곰 생각해 본적도 있었는데 거듭 이유를 찾아봐도 답은 명백했다.
˝이유를 알고 싶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우연히 불행한 건지, 당연히 불행한 건지.˝ - 69

- 계속 생각하는 것만으로
질문을 놓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만족했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버렸다. - 작가의 말 중

2019.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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