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기 안내서 - 더 멀리 나아가려는 당신을 위한 지도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반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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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대체로는.
솔닛이 말하는 모르던 것을 발견하는 방법이라는 것에 일정 정도 수긍한다.
일정 정도 불응하고 있는 것이 요즘, 지금, 현재의 나 인것 같다.

원문을 읽으면 좀 더 좋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 “도시에서 길을 찾지 못하는 것은 흥미로운 면이라고는 없는 따분한 일이다. 그 일에 필요한 것은 무지 뿐, 그 이상 아무것도 필요없다.” 20세기 철학자이자 에세이스트였던 발터 벤야민은 말했다. “그러나 숲에서 길을 잃을 때 처럼 도시에서 길을 잃는 것에는 상당히 다른 훈련이 필요하다.” 길을 잃는 것, 그것은 관능적인 투항이고, 자신의 품에서 자신을 잃는 것이고, 세상사를 잊는 것이고, 지금 곁에 있는 것에만 완벽하게 몰입한 나머지 더 멀리 있는 것들은 희미해지는 것이다. 벤야민의 말을 빌리자면 길을 잃는 것은 온전히 현재에 존재하는 것이고, 온전히 현재에 존재하는 것은 불확실성과 미스터리에 머무를 줄 아는 것이다. 그리고 이 때 우리는 그냥 길을 잃었다get lost는 표현 대신 자신을 잃었다lose oneself는 표현을 쓰는데, 이 표현에는 이 일이 의식적 선택이라는 사실, 스스로 택한 투항이라는 사실, 자리를 매개로 하여 도달할 수 있는 어떤 정신상태라는 사실이 함축되어 있다. - 19

2019.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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