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이라는 테마를 이제 겨우 이야기 해볼 만 해졌다는 작가의 말에 어쩐지 세월이 뭉텅 흘렀구나 싶은 기분이 들었다.
책도 잘 읽었고, 저자의 북토크도 다녀온 바, 이 책은 두번 읽은 셈일까.

늙은 고양이를 두고 긴 여행을 떠나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 일이 된 후로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여행은 선택지에 두지 않게 되었다.
꼭 떠나야 하나? 가봐야 별거 없지. 라는 것을 너무 잘 알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신 책을 통해 더 다양하고 더 먼곳으로 때로는 불가능한 곳으로도 여행을 떠나는 셈치면 여행이란 것이 필요 없을지도 모를 일이다.
막상 어딘가로 떠나면 그곳에 푹 빠져들어 헤어나오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사실 나에게 여행의 이유는
여행을 떠나지 않는 이유와 같다. 매우.


-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 51

- 그토록 길고 고통스러웠던 여행의 목적은 고작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기 위한 것이었다. -132

- 인간이든 동물이든 그렇게 모두 여행자라고 생각하면 떠나보내는 마음이 덜 괴롭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환대했다면, 그리고 그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 212

2019.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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