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스 형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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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작가 책이라서 아끼다가 꺼냈다.

좋아하는 작가의 새 책을 대하는 두가지 방식 손에 들어오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리거나,

결정적인 순간?에 꺼내 읽거나. :)

버지스 남매는 어린시절의 트라우마가 있고, 성장한 그들의 가족도 온전히 행복하지 못하다.

여기에 결정적인 사건 인종 혐오 범죄에 휘말린 - 이 부분의 작가의 사건 선택 방법은 좀 나이브하다고 느껴지지만, 애초에 잭의 실수였다고, 잭은 외로운 아이라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변명하는 태도 같은 것 - 조카의 뒷수습이 추가되었다.

어쩌면 조카의 사건에 가족들의 문제들이 추가되는 것일 수도 있고.

누군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이 이야기내내 설득력을 얻지만, 결국 납득할 만한 해피엔딩이 되어 버리는 통에 사실 누군가를 제대로 알지 못한들 어떠한가라는 생각으로 책을 덮게 된다.



“그런데 메인에 왜 소말리족이있는 거야?” 헬렌이 문을 통과해 옆방으로 가면서 물었다. 그녀가 돌아보며 어깨 너머로 소리쳤다. “족쇄를 찬 게 아니고서야 누가 셜리폴스에 가겠어?”
밥은 헬렌이 그런 식으로 말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랐다. 버지스 가족의 고향을 싫어하는 티를 노골적으로 내면서도 전혀 거릴낄 게 없다는 투였다. 짐이 그녀의 말을 받았다. “그 사람들은 족쇄를 찼으니까. 가난이 족쇄지.” - 35

헌법의 위대함과 모든 인간에게는 생명권과 자유권, 행복추구권이 있음을 믿는 밥, 그런 밥 버지스마저 술 달린 스카프를 두른 키 큰 남자가 셜리폴스 골목길을 걸어가는 것을 보면서 - 이렇게 생각했다.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친 것이긴 했지만, 이런 생각을 했다. 그 수가 너무 많지만 않다면야. - 101

수전이 그 시위를 자신이나 재커리를 반대하는 시위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지역 성직자 중에 그걸 하나로 뭉쳐서 생각하려는 사람들이 있어서 걱정돼요. 뭐든 ‘반대하는’거 있잖아요. 폭력에 반대하고, 종교적 차이에 대한 편협함에 반대하고. 그 사람들이 옳아요. 하지만 잘잘못을 가리는 건 법이죠. 목사라면 희망을 불어넣어야 해요. 물론 목소리를 내야 하고요. 하지만 희망을 심어줘야 해요. 진부한 이야기죠? - 141

그리고 이제는 너무 늦었다. 무언가가 너무 늦었다고 믿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언제나 조금씩 더 늦어지고, 그러다보면 마침내 너무 늦어버린 순간이 온다. - 444

어떻게 하면 좋지, 밥? 나는 이제 가족이 없어.
형은 가족이 있어. 밥이 말했다. 형을 미워하는 아내가 있잖아. 형한테 잔뜩 화난 자식들도 있고. 형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동생들도 있고. 머저리같이 굴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머저리가 아닌 조카도 있고. 그런 게 가족이야. - 546

2018.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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