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 이야기 - 아주 특별한 사막 신혼일기
싼마오 지음, 조은 옮김 / 막내집게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그 깊은 곳에 그리워하는 곳이 있다.

누구는 바다를 그리워 하고, 누구는 땅을 그리워 한다.

어떤 이는 광활한 초원을 사모하고, 다른 이는 부르는 사람도 없는 촐라체에 오른다.

사람마다 가슴에 품은 그 알 수 없는 근원의 그리움은 어디에서 기인한 걸까?

혹시 이 세상에 오기 전에 살았던 곳일까?

아니면 조상이 살던 곳을 그리워하는 유전자에 새긴 원형일까?

 

잡지에서 우연히 본 사하라에 꽂혀서 무작정 그 곳으로 따났다는 싼마오.

그녀는 너무나 행복한 사람이다.

사하라의 모래 바람에서, 전기도 없이, 가끔은 황야에서 목숨을 위협 받으면서도 그녀의 글 속엔 그 곳의 행복이 가득 묻어 난다.

그렇게 자신을 부르는 곳으로 달려간 그녀의 용기와 순수함이 좋은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게 한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사랑하는 호세와 함께한 그 삶은 호세가 떠난 뒤에도 싼마오를 살게했을 것이다.

싼마오의 책을 읽기도 전에 그녀가 이미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로 얼마 전에 읽은 중국 작가 쟈핑와의 글을 통해서이다.

쟈핑와는 <친구>라는 책에서 여러 문우(文友)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 싼마오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온 세상의 사막의 대표 이름인 사하라.

그 곳에서 후회없는 삶을 보낸 그녀가 부럽다.

 

나 역시도 그 어디 먼 곳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있음을 안다.

그 곳이 사막일 수 도 있다.

뜨거운 태양이 온 모래를 달구는 낮의 사막이 아니라,

온 모래 세상이 조용해지고 보랏빛으로 물드는 그 시간.

어느 새 서늘한 바람이 추운 밤을 예고하고,

사막의 생물들이 움직임을 시작하는 그 사막의 저녁이 나를 부른다.

그는 어두운 그림자로 낙타 옆에 서서 모래산을 바라본다.

가끔씩 환상처럼 찾아오는 이 영상은 무얼까?

사막에서 나를 부르는 그는 누구일까?

싼마오를 부르는 소리도 그랬을까?

 

"나는 잘 알고 있어.인생은 단 한 번 뿐이라는 걸,

아주 진실한 한 번 뿐이라는 걸......

그래서 날이 갈수록 안타까워.

더 용감하고 유쾌하게 인생과 대면하지 못한 게 참 아쉬워."

                                      본 책 <사하라 이야기>에서

진정 한 번뿐인 인생이다.

나는 얼마나 인생에 솔직했을까?

나의 소망대로 살아 온 시간은 얼마나 될 것인가.

어느 새 나이를 먹어 버린 지금, 이제와서 나를 부르는 사막으로 달려가기엔 너무나 잃을 게 많아졌다.

이 모든 것에 대한 미련이 클 수록 나는 인생과 용감하고 유쾌하게 대면하지 못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물나무] 서평단 알림
눈물나무 양철북 청소년문학 13
카롤린 필립스 지음, 전은경 옮김 / 양철북 / 200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나무에는 빗물이 필요하지 않아,. 우리 이야기와 여기서 흘린 눈물만 먹고도 자라지."

                                                   프롤로그 9쪽

 

미국와 멕시코 국경에 있는 쉼터, 카사의 나무이다.

 

외신 뉴스 시간에 가끔씩 보이는 화면이 있다.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지대에서 불법으로 미국 입국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헬기에서 주로 촬영한 그 화면 속에는 카메라를 피해서 근처로 숨어드는 라티노들의 모습이 많이 잡힌다.

때로는 그 사람들 속에는 동양인들도 있다고 한다.

미국으로 들어가려는 한국 사람이 그 사막 한 가운데서 죽는 일도 흔하다고 한다.

어디, 그 국경선 뿐일까?

캐나다 접경 지대에서도 높은 산으로 국경을 넘다가 얼어죽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목숨을 걸고 코요테에게 거금을 주고 국경을 넘어가면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루카의 일행이었던 사막 횡단자들은

"낙원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며 크게 웃었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저임금과 노숙과 공포들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미국으로 간다.

고향에 있어도 일할 곳이 없어서 죽는 것은 마찬가지 때문이다.

 

비단 멕시코와 미국의 문제일까?

아프리카 사람들은 연일 배로 유럽에 들어가려고 한다.

터키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멀리 볼것도 없다.

바로 우리 나라 한국에 들어오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밀항을 하는지 우리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빈부의 격차가 극심한 지역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불과 몇 십년 전에는 우리도 일본으로 들어가려하지 않았던가.

 

이 소설 <눈물나무>는 그 아픔 속에서 상처받고 성장하는 소년 루카의 이야기이다.

이미 <커피 우유와 소보로빵>이라는 책에서 소외받는 민족의 아이들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여준 작가답게 이 책에서도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루카를 우리에게 소개한다.

소년 루카의 국경 넘기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가까스로 넘어가지만 더 큰 혼란과 아픔이 루카를 뒤흔든다.

너무나 끔찍하게 사랑하는 가족들끼리의 갈등은 루카의 정신 세계를 흔들고 선택을 강요한다.

 

머나먼 나라의 남의 아이 일이겠지만, 너무나 많은 아이들이 받는 그 고통의 대부분은 어른들이 만들어 준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모든 어린이가 맘껏 먹고, 쉴 수 있는 그런 세상은 없는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르메르의 모자 - 베르메르의 그림을 통해 본 17세기 동서문명교류사
티모시 브룩 지음, 박인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어느 사람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 왜냐하면 나는 인류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 알고자 사람을 보내지 말라. 종은 그대를 위하여 울린다. "

                         존 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맺으며 - 인간은 섬이 아니다. 중 307쪽

 

이 책 <베르메르의 모자>를 읽으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얼마나 정교하게 짜여진 그물인가를 새삼 느꼈다.

나 개인의 삶이란 나만의 것이 아닌 거대한 세상의 그물 중 작은 한 코인 것이다.

내가 읽는 이 책, 내가 먹는 이 음식, 모든 것은 모든 사람을 통해서 내게로 온다.

인간은 섬이 아니기 때문이다.

 

표지의 그림은 <진주귀고리 소녀>로 유명한 네덜란드 델프트 출신의 17세기 화가 베르메르의 <장교와 웃는 소녀>라는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웃는 소녀의 얼굴에 시선을 맞춘다. 그러나, 저자는 그 그림이 17세기를 향해 열려있는 문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장교가 쓰고 있는 모자가 바로 그 열쇠다. 이 모자의 재료인 비버 가죽은 북아메리카 인디언이 채집한 가죽이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이들 영국인들을 멍청이라고 생각했다. 비버 가죽 한 장에 멋진 칼 스무 자루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림 속의 열려진 창문은 베르메르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구도이다. 바로 세계를 향해 열려진 당시 사람들의 의식을 상징한다. 또한 벽에 걸린 지도는 네덜란드인들이 바다 무역의 중심에 있음을 알려주는 도구가 된다. 베르메르는 특이하게 육지를 푸른 색으로 바다를 옅은 갈색으로 그렸다. 당시의 사회 제도가 재편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이 책 <베르메르의 모자>는 이처럼 베르메르의 그림에 등장하는 비버 펠트와 중국 자기 그릇, 세계 지도와 담배, 그리고 은과 노예등이 델프트의 집안까지 들어오게 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17세기 유럽 사람들의 세계관과 그들의 식민지 구축 과정, 그리고 너무나 의외로 그 무역의 세계에 깊숙하게 개입되어 있는 조선의 모습까지도 만날 수 있다.

당시 유럽 사람들의 목표는 중국으로 가는 길의 개척에 있었다. 아메리카 대륙에 유럽인들의 발길이 미친 것도 그것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중국의 화려한 부와 아름다움을 그들은 동경했다.

동남아시아의 마닐라와 마카오 그리고 반탐과 자바, 바타비아, 아프리카 연안의 마다가스카르와 볼리비아의 포토시까지 그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 본 폐허의 도시 <포토시>의 사진이 떠 올라서 씁쓸했다. 그 도시가 그렇게 버려지기 시작한 것이 17세기부터라니 인간의 역사라는 것이 참으로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 역사의 격동 속에서 그물의 한 코를 이루는 한 개인의 삶을 추적하는 과정은 이 길고 그 분류를 정할 수 없는 책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며 저자의 인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준다. 화승총을 지닌 채, 원주민들과 동맹을 맺고 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하려던 샹플랭, 중국 최고의 교양인 원전헝, 현명한 판관 판룬민, 다양한 항해 경험을 책으로 내서 성공한 본테쾨 등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건넨다.

 

우연히 네덜란드를 여행하던 중 델프트에서 넘어진 자전거가 저자를 이 책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우연이란 없다는 말이 떠 오른다.

그가 그곳에서 넘어진 것은 그가 델프트와 인연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드라는 세상을 만들 때 하나의 그물처럼 만들어 그물의 매듭 하나하나에 진주를 꿰어 넣었다. 현재 존재하거나 과거에 존재했던 모든 것, 머리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개념, 진실이라 할 수 있는 모든 자료가 인드라의 그물에 달린 진주이다. 인도 철학 용어로는 이를 다르마라고 한다. 그물에 매달려 있는 각 진주는 당연히 다른 진주와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각 진주의 표면에는 다른 진주들의 모습이 반영된다. 인드라의 그물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은 함께 존재하는 다른 모든 만물을 내포한다. "

                                                                                본문 46쪽

 

베르메르의 그림 속의 소녀가 진주 귀고리를 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또한 그 소녀의 진주 귀고리에 다른 사물의 모습이 비춰지는 것 역시 우연이 아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gnes Kim 2009-09-22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blog.aladdin.co.kr/trackback/774899193/2197276

Agnes Kim 2009-09-22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blog.aladdin.co.kr/trackback/774899193/2197276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이 자리를 빌어서 나는 고백한다.

나는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과 웃음에의 강요라는 편견 말이다.

물론 그의 작품 전편에 드러나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맨틀 파워에 대한 신뢰는 느끼고 있었지만, 그의 폭발적인 인기가 나에게 거부감을 주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 책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는 그런 불신을 씻어주기에 충분하다.

 

또 하나 고백한다.

나는 존 레논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그의 노래는 사랑했지만, 인간 "존"은 잘 몰랐다.

<호밀밭의 파수꾼>이란 책을 읽는 광팬에 의해서 살해될 때까지 그가 겪어왔을 인간 "존"의 삶에는 관심이 없었다.

"비틀즈"하면 떠 오르는 것은 폭 좁은 덴디스타일의 정장을 입고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하는 그 필름이 떠오른다.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감미롭게 상처를 보듬듯 불러주는 그 노래들은 얼마나 많은 사랑 영화에 깔렸던가.

더 나아가서 "존"의 솔로곡들 또한 얼마나 큰 인류에 대한 사랑과, 전쟁에 대한 저항을 보여줬던가.

그래서 나는 그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가진 한 인간일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

그의 노래는 인류에게 따스한 햇살같은 존재였으니 말이다.

영화 <아이엠샘>의 "루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나의 이런 생각에 공감할 것이다.

샘이 루시를 무릎에 앉히고 그네를 함께 타면서 하늘 바라보는 그 장면은 세상의 모든 아빠들에게 "사랑이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이란 얼마나 편견에 사로잡히기 쉬운 동물인가 나는 체험을 했다.

아름다운 노래를 만든 사람이라고 해서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것은 아니라는 것, 웃기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라고 해서 웃기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 말이다.

일본인 아내를 둔 까닭인지 일본인들의 "비틀즈"에 대한 열광은 굉장하다고 한다.

이 작품이 오쿠다 히데오의 데뷔작인 것은 그리 우연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팝스타 존의 공백기 4년 동안의 행적을 상상한 이야기라는 이 책은 그의 "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의 모든 병은 어쩌면 마음에서 온다고 한다.

긴 오봉 휴가 기간동안 존을 괴롭힌 복통과 참을 수 없는 그 고통은 존의 마음 속의 감춰진 상처들이 스스로를 치료하기 위해서 움직인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존의 대장 속의 그것들은 그의 마음 속의 변비인지도 모를 일이다.

 

누구나 가슴 속에 감추고 사는 상처들이 있다.

의식적으로 상처를 묻어둔 것일 수 도 있고, 스스로 자구책으로 잊어버린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것들은 드러난다.

아무리 만나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도 그것들과 조우하고 그리고 화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마음의 고통이 육체의 병으로 드러나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스스로 정화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내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지만, 두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럭셔리 - 그 유혹과 사치의 비밀
데이나 토마스 지음, 이순주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422쪽의 양장본 책인 이 책 <럭셔리>는 "그 유혹과 사치의 비밀"이라는 부제를 덧달고 있다.

말랑말랑한 소설책도 아니고 그야말로 럭셔리한 제품들의 사진이 들어있지도 않은 이 책에서는 어떤 회사의 자산 가치를 분석하기도 하고 LVMH의 아르노가 어떻게 그 회사들을 소유하고 거래했는지에 대한 과정까지도 소상하게 밝혀고 있다.

평소 숫자라면 보고 또 보아도 돌아서면 잊어버려서 통장 잔고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내가 이 책에는 그렇게 빠져들어서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백화점에서 구경한 그 복잡한 그림의 핸드백이 갖고 싶어서였을까?

체크무늬 원피스가 입고 싶어서였을까?

 

이 책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그 이름을 들어보았을 유명 제품들의 탄생과 그 역사와 그 현재의 모습들을 총망라한 명품 세계의 역사책이라고 할 만하다.

명품의 우아한 역사는 그동안 말로만 듣던 그 유명 제품들이 왜 그리 유명한 지 그리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이야기 한다.

저자는 직접 그 매장과 공장들을 둘러보고, 유서 깊은 장인의 공방을 구경하면서 그 우아함을 우리에게 알린다.

자본이 명품에 손을 뻗기 시작하면서 명품들은 그 우아한 역사와 특별함을 잃고 대량 생산되기 시작하고 수제품이 공장 조립 제품으로 전락하면서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잃는다.

그리고 이제 명품은 그 시장 가능성을 아시아로 본다. 해마다 수 많은 일본인들은 핸드백을 사기 위해서 해외 여행을 한다. 회사들은 그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각종 상술을 발휘한다. 그리고 그 다음 목표는 한국이다.

또한 명품들은 그 자부심을 잃고 스타들을 그 대상으로 하여 일반인들에게 마케팅을 노린다. 세계 여러 나라의 여성들은 레드 카펫에 오른 배우가 한 액세서리와 구두와 옷을 갖고 싶어한다. 그들의 모습을 완성하는 스타일리스트는 요즘 아이들이 소망하는 코디의 발전형일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일관된 시각을 보인다.

대량 생산 되고 불법 유통까지도 마다 않으며 짝퉁이 판을 치는 지금의 명품은 명품이 아니라는 말이다.

세상에서 단 하나인 제품, 그리고 마치 하녀가 시중 들듯이 자신만을 위한 그 우아함의 결정체인 진정한 물건이 명품이라는 것이다.

자자는 브라질의 럭셔리 백화점 다슬루에 대한 소개를 책의 마지막에서 하고 있다.

안전문을 두 개나 통과해야 들어가고, 상류층 자녀들인 다슬루제트의 안내를 받으면서 자신만을 위한 맞춤 쇼핑을 하는 그 곳.

다슬루에서는 남성 출입 금지 구역도 있다. 바로 여성복 매장이다. 탈의실이 없는 그 곳에서 여성들은 속옷차림으로 새 옷을 입어본다.

그리고 검정 유니폼에 흰 에이프런을 두른 하녀들이 음료를 써빙하고 옷을 정리한다.

어느 시대가 연상되는가.

 

주변의 누군가가 해외 여행을 간다고 한다. 얼핏 핸드백 얘기를 한다. 에전 같으면 반색을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100만원짜리 핸드백의 원가가 8-10만원이라는데야, 그것을 사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신 것은 사실이다. 그나마 그 핸드백은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장인이 만든 것도 아니고 중국의 소녀들이 월급50달러를 받고 조립하는 제품일 테니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어쩌면 나도 우아한 매장에 들어가 와인 한 잔 하면서 핸드백과 구두를 고르고 싶었나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