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원리 - 스마트버전
차동엽 지음, 김복태 그림 / 동이(위즈앤비즈)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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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무서운 이유는 연습이 없다는 점이라고 생각했다.

한 번 지나가면 그만인 많은 순간들이 우리의 인생을 바꾸어 놓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럴 때마다 정답지가 있어서 어떻게 선택하고 결정해야 올바른 길이 될 것인지를 알려주는 참고서 같은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렇게 하면 백점 인생이다."

이런 책 같은 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모든 순간에 가장 바른 선택을 하고 바른 행동을 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특히나 이루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있을 때, 나는 갈팡지팡한다.

그 소망을 달성하기 위해서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를 고민하다 보면 어느 새 시간은 제멋대로 흘러가고 나는 지쳐있곤 했다.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싶으면 공부를 한다.

날씬해지고 싶으면 운동을 하고, 음식을 조절한다.

예뻐지고 싶으면 피부를 잘 가꾸고 좋은 생각을 한다.

그러면 훌륭한 인생, 성공적인 삶은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일까?

돈을 많이 번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갖는다, 자녀교육을 잘한다, 남을 위해서 봉사하는 삶을 산다.

이런 피상적인 것들 말고, 실제 구체적으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그런 방법들은 무엇일까?

 

이 책 <스마트 무지개 원리>를 읽으면서 그 방법을 조금씩 찾아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우리에게 이제 전인적 자기 계발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는 그 원리를 유태인의 기도인 '셰마 이스라엘'에서 찾았다고 한다.

"마음을 다하여, 목숨을 다하여, 힘을 다하여, 거듭거듭 행하라는 이 원리는 마음을 다하여 감성을 계발하고, 목숨을 다하여 의지를 계발하고, 힘을 다하여 지성을 계발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반복하고 지속하도록 한다.

특히 그는 인간의 두뇌 속에 성공이 있다고 본다. 감성은 우뇌와, 의지는 뇌량과, 지성은 죄뇌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그것들을 발전시키고 거듭거듭 행하여 인격화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7개의 만사형통의 법칙을 만들었고, 그것을 무지개 원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무지개 원리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지혜의 씨앗을 뿌려라, 꿈을 품으라, 성취를 믿으라, 말을 다스리라, 습관을 길들이라,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이렇게 일곱 가지의 법칙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충고들과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이 각각의 법칙들에 얽힌 이야기를 실제의 경험과 그가 읽은 많은 책들 속의 일화를 들면서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생활 속에서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습관을 길들이라 부분이었다.

아마도 결심만 하고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는 나의 결점 때문에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어떤 일이 습관으로 자리잡는 데는 21일이 필요하다고 한다. 무슨 일이든 자신의 것으로 삼고자한다면 21번의 연습이 최소한 필요하다고 한다. 또, 남보다 여건이 안 좋다는 생각이 들면 100번의 연습을 하면 된다.

어떤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성과와 성취에 도달하려면 최소 10년 정도는 잡중적인 사전 준비를 해야한다.

나는 어떠했던가?

아직까지 단 한 번도 100번의 연습을 해 본 기억이 없다.

무엇을 성취했다고 할 수 있는가 곰곰이 되돌아보게 되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부분은 "지금 행복하라"라는 장이었다.

시인 정형종의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것을>과 함께 '지금 여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행복한 사람은 '미래'를 위해 살지 않는다. '지금'이 바로 행복의 순간이다. '여기'가 바로 행복의 장소이다. '지금 여기'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의미한다. 매일매일 경험하는 평범한 것, 일상적인 것들이 행복의 계기다. 평범한 일상에 성스러움이 깃들어 있고 찬란한 의미가 배어 있다."

                                                       본문 298-299쪽

 

지금 여기에서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 가가 나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의미이겠지만, 나는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불행을 감수하는 삶에 대한 하나의 경종으로 받아들였다.

나중에 행복하려고 현재의 나를 가둘 수는 없지 않겠는가.

하루하루를 진지하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 미래를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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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직딩 틈나는 대로 떠나라
유상은 지음 / 미르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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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늘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그다지 멀지도 않다고 하고, 돈도 그리 많이 들지는 않는다고 한다.

남들도 다 가본 유명한 곳이고, 각종 여행 안내서에도 그 곳에 가는 법, 그 곳에서 꼭 보아야하는 것, 먹을 것 등등 자세한 안내가 있다.

아마도 맘 먹고 그 곳에 가려고 한다면 금새라도 가방을 챙기고 떠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도 그 곳을 마음에만 두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어린 시절에는 나중에 커서 꼭 세계일주를 해 보리라 다짐했었다.

텔레비전에서나 보는 곳이 실제로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기도 했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가 결혼식을 올리던 그 성당이 정말 있을까?

하이디가 할아버지와 살던 그 알프스가 정말 그리 높을까?

그럼에도 아직도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창 시절에 돈이 없었다. - 우리 학교 다닐 때 해외 여행이 그다지 자유롭지도 못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시간이 없었다. 사실 긴 여행기간 동안 아이를 맡아서 보아줄 사람이 몇이나 될 것이며, 아이를 오래도록 떼어 놓을 자신도 없었다.

지금은 마음의 여유가 없는 듯하다.

누군가가 여행을 가자고 하면 나는 "가방 싸기가 귀찮아서......"

이런 핑계를 잘 댄다.

그까짓 가방 싸는 일이야 무에 그리 어려울 것인가.

나는 그저 움직이기 싫은 것이다.

그동안 나는 바쁜 직장인이니 꼼짝할 수 없다는 핑계가 가능했지만, 이 책을 보고 나니 이제 그런 이유는 무색해진다.

 

이 책 <대한민국 직딩 틈나는 대로 떠나라>에서는 짧게는 2박 3일, 길게는 일주일 정도로 세계 각국을 여행할 수 있는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바로 여행 준비 부분이었다.

이래저래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여행 가기 전의 준비 과정부터 질리기에 십상이다.

뭐 그리 알아보고 예약할 것이 많은지 머리가 다 아프니 말이다.

여권, 비자, 항공권, 숙소등등.

아무리 홈페이지에 들어가봐도 이건 도통 남의 나라말이니 몇 줄 읽다가 포기하기 쉽지만, 저자는 각 항목별로 조목조목 짚어가며 체크하도록 이끈다. 그것도 아주 구체적으로 말이다.

이 책에서는 일본의 도쿄와 오사카, 그리고 홍콩, 방콕,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저자가 다녀온 곳 중에서 각각의 일정에 맞도록 여행 경로를 짜 주고 있다.

실제 구체적으로 사용된 경비와 꼭 먹어봐야 서운하지 않을 먹거리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막연한 두려움이던 해외 여행을 친근하게 만들어 준다.

다만, 한가지 책의 구성에 있어서 다른 나라의 소개로 넘어가는 부분에 확실한 표지가 있으면 좋겠다. 한페이지를 넘기니 급작스레 프랑스가 나오는 바람에 당황스러웠다. 이왕이면 간략한 지도도 함께 한다면 그 도시의 위치를 알기도 더욱 쉬웠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제는 그 곳에 꼭 가봐야겠다.

딸아이와 함께 계획을 세워보려고 한다. 가장 든든한 나의 친구가 함께할 그 여행이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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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아이들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로버트 스윈델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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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볼 일이 있어서 서울에 다녀왔다.

기차 시간에 맞추느라 아침부터 동동 거리며 역 앞의 광장을 가로질러 100미터 달리기를 했다.

하루 종일 여기저기 시간에 맞추어 돌아다니고,

급한 점심을 먹고는 오히려 돌아오는 기차 시간이 남아서 서울역 커피집에서 이 책을 읽었다.

큰 컵으로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그리고 한 시간 남짓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 책을 마쳤다.

 

도착한 역 앞에서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었다.

분명히 아침에는 못 본 것 같았는데,

덥수룩한 머리, 찌는 듯한 더위에도 긴팔의 겉옷을 입고 역 앞을 방황하는 사람.

지하도의 한 구석에서 무어라 알 수 없는 소리를 큰 소리로 지껄이는 사람.

아마도 그 들은 항상 거기 있었을테지만, 나는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다.

무심히 지나칠 수 있었지만 어쩐지 자꾸 신경이 쓰이고 다시 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은 까닭일 것이다.

 

흔히들 노숙자라면 나이 든 남자들을 떠올리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어린 소년이다.

집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온 소년 링크.

소년은 거리를 떠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몰랐다.

금방 일자리를 얻어서 생활을 하게 될 줄 알았지만, 어느 누구도 그에게 일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돈이 없어서 거리 생활을 하고, 거리 생활을 하기때문에 돈을 벌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그런 그에게 소중한 친구 진저가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진저가 사라지고 만다.

또한 이 소설은 두 가지의 시점이 교차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노숙을 하는 링크와 거리의 노숙자를 경멸하고 사회의 악으로 생각하던 쉘터의 시각이 교차되면서 서술되어서 소설의 전개를 필연적으로 만든다.

 

우리나라에도 청소년 노숙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거리에서 밤을 지내는 그 아이들은 어떤 사정으로 나온 것일까?

집 밖의 생활이 차라리 더 나을만큼 집 안에서 힘든 것일까?

그들의 부모는 어떤 사람들일까?

아니, 부모가 아이들을 거두는 책임을 방기했다고 해서 사회에서도 그 아이들을 버려두는 것이 옳은 일일까?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서 외국의 청소년 보호 시스템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이가 찾아가기만 하면 도와주는 그런 제도가 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어디로 찾아가면 되는지 알려주기만 해도 한 아이의 인생을 건진다는 그런 이야기였다.

가정 문제는 가정에서 해결해야한다는 생각이 팽배한 우리나라에서는 집을 나온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만이 해결책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러나, 그렇게 집으로 돌려보내진 아이들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또 가출을 한다.

차라리 국가 차원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제도가 더욱 바람직하다.

물론 그런 제도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대대적인 홍보와 교육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타하는 계모를 피해서 보호의 집을 찾아들던 예전의 그 중학생 소녀가 떠오른다.

새로 얻은 마누라에게 얻어맞는 딸보고 숨으라고 하던 그 가증스런 아버지도.

그 계모는 학교까지 찾아와서 아이를 찾아내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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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밀사 - 일본 막부 잠입 사건
허수정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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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사극이 참으로 인기가 있었다.

고구려부터 신라, 백제,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다루지 않은 시대가 없었고, 그 중에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어서 '국민 드라마'라는 칭호를 얻은 것들도 있다.

역사 지식을 어린이들이 친근하고 쉽게 얻을 수 있고, 그야말로 과거를 거울로 삼아서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는데 일조를 한다는 점에서 좋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역기능이 있으니 그것은 역사와 역사 소설을 정확히 분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사극이나, 역사 소설에서는 그 재미를 더하기 위하여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 내고 가공의 사건이 큰 역할을 하도록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도 있다.

가끔 그것이 실제 역사와 혼동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 소설 <왕의 밀사> 역시 한동안 인기 몰이를 하던 <뿌리 깊은 나무>나 <바람의 화원> 처럼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그러나 상상력의 산물인 팩션이다.

1655년 조선통신사가 일본을 방문한다.

당시 조선의 임금인 효종은 자신의 야망이 북벌에 있음을 조용히 드러내고 있었다.

청을 견제하기 위하여 일본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임금은 일개 종사관인 남용익에게 당시 일본의 실세인 쇼군에게 보내는 밀서를 전달하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긴다.

그러나, 남용익은 교토에 도착하자마자 살인 사건에 휘말려 구금되는 신세가 되고 만다.

단 보름간의 시간동안 살인사건의 진범을 밝히고 남용익을 구해야만 하는 임무가 종사관 수행 역관인 박명준에게 주어진다.

박명준은 왜란 때 일본에 끌려온 도공의 아들로 첫사랑 여인을 지키지 못한 괴로움에 시달리는 상처를 가진 남자이다.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의 흥미진진함은 추리소설의 그것과 같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이 있었다.

또한 당시 일본의 권력 구조나 일본의 풍속등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역사적 고증은 읽는 이의 안목을 넓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러나, 일개 수행 역관에 불과한 박명준이 이 모든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이나 일본 막부의 실권자인 노부쓰나와 일본의 귀족 무라사키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든지 일본의 쇼군을 알현할 정도의 힘을 보이는 것등은 어딘지 설득력이 떨어진다.

나중에는 그가 모든 사건의 전말을 밝히면서 다나카나 기요모리등의 일본 실권자들에게 그 사실을 확인해 가는 과정도 작위적인 느낌을 지우기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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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윤이형 외 지음 / 작가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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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전공한 지인(知人)이 있다.

한 때 꽤 실력있는 연주가였던 그이는  지금은 연주를 하지 않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한다.

그가 내게 한 말 중에 가슴 깊숙이 들어와서 오랫동안 머무는 말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에 들은 이야기이다.

그는 자신은 연주 활동을 하지도 않으면서 연주회 팸플릿을 볼 때마다 연주가의 나이를 본다는 것이다.

어느 샌가 자기의 나이를 지나쳐서 이젠 까마득한 나이의 후배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연주회를 갖는 것을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박탈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 말로 표현하기조차 그야말로 쪽 팔리는 질투의 마음이 너무도 커서 스스로 짜증이 난다는 그 이는 지금도 연주를 하지 않는다.

이 말이 이리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그 말을 듣는 그 순간 나는 너무도 공감했기 때문이다.

나는 전공이 음악이 아니므로 연주가들을 경외하면서 산다.

그러나, 나는 새로 나오는 소설책을 보거나, 각종 문학상의 수상작을 읽을 때 은근히 작가의 나이를 살폈다.

언제부턴가 그저 인생과 글세상의 선배들이라고 생각했던 작가들의 나이가 나와 비슷해지더니, 이젠 조카뻘의 작가들이 버젓이 내로라하게 문학상을 수상하고, 책을 낸다.

딱히 글을 써서 먹고 살겠다는 오만방자한 생각을 했다거나,  내게 글 재주가 있다거나, 평생에 걸쳐서라도 꼭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왜 그런 질투의 감정을 품었는지 모른다.

해마다 모모문학상 수상작을 구입한다거나, 올해의 소설 혹은 오늘의 소설 따위의 작품집을 꼭 읽어야할 것처럼 느끼는 것은 그런 연유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이 책  <2008'작가'가 선정한 올해의 소설>을 읽으면서는 이젠 그러한 감정들이 정리된 듯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표지의 작가 사진 중에는 아주 어리고 예쁜 아가씨의 사진도 있고, 인생의 무게란 것이 한바탄 웃음으로도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앎직한 사진도 있고, 눈매가 매서운 청년의 사진도 있었다.

작가의 사진을 미리 보고 작품을 읽어 본 경험이 흔하지 않기에 유별나게 흥미로웠다.

어쩌면 그 사진의 표정과 그들의 작품이 그리도 닮았는지 참으로 신기하다.

 

총 9편의 작품들이 실려있다.

그 중에는 환상의 세계를 다룬 작품도 있고, 너무도 그 묘사가 리얼하여 마치 내가 아는 사람의 이야기같은 친숙함을 주는 작품도 있었다.

특히나 이번 소설집에는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들이 많이 실려있어서 행복했다.

성석제님의 <여행> 모처럼 깔깔 웃으면서 읽게 해 주었다.

어쩌면 그리도 천연스럽게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도 넉살스럽게 풀어갈까?

그야말로 타고 난 이야기꾼이다.

얼마 전 읽었던 작가의 새 수필집이 떠올라서 다시 들추어 보기도 했다.

또한 각 작품마다 말미에 그 작품들에 대한 전문가의 서평이 곁들여있어서 작품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서평들이 작품에 대한 풍부한 상상을 혹시나 한계짓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생긴 것 또한 사실이다.

 

인상적인 구절이 있어서 옮겨본다.

" 진실을 알게 되면 우리는 그 진실을 알기 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진실로 인해 변한 것은 세상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니까. 진실이 불편하고 잔혹한 것은 온 세상은 내버려 두고 우리 자신만 덜렁 바꿔놓기 때문이다. 진실을 알기 전에는 두려룸에 떨고 진실을 알고 나서는 회한에 몸서리친다. 그 두려움과 회한을 피하기 위해 기꺼이 감수하는 거짓을 우리는 진부함이라 부른다."

                                    <혁명 기념일>  중에서 김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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