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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만나다
김형민 지음 / 집사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여행 관련 서적을 많이 읽고 있다.
늘 나의 로망인 뉴욕, 태국, 앙코르와트, 유럽....
그 책들을 유난히 찾아 읽고 또 집에 쌓아두고 또 보는 이유가 떠나고픈 나의 열망을 그 책들로 대리 만족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없고, 돈이 없고, 또 애들이 걸려서 아무 곳도 못 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 보면, 나는 가고 싶은 데 못 가는 것이 아니라, 가기 싫은 것인지도 모른다.
짐 싸는 것, 각종 수속들, 여행지에 대한 사전 준비. 이런 것들이 너무 귀찮아서.
그러나 오늘 만난 이 책은 내게 또 하나의 핑계를 마련해준다.
여행을 하는 이들의 공통적인 소감들이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 감동하고, 또 내가 사는 곳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럼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땅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이미 느낄 대로 느낀 것일까?
이 책 <삶을 만나다>는 내게 그렇지 않음을 말한다.
방송국의 PD라는 선망받는 직업을 가진 이가 그 직업 안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이야기하듯 풀어주고 있다.
취조하던 위장 취업자를 아들같이 느끼던 대공 형사, 아픈 아들 때문에 너무나 사랑하지만 이혼해야 했던 부부의 이야기, 고등학교 때 엇나가는 딸을 향해 보고 싶다고 울던 엄한 아버지 등
수 많은 눈물나는 이야기들이 이 작가가 인간에 대해 얼마나 끝없는 애정을 가졌는지 보여준다.
이 사람들을 만나면서 수도 없이 울컥했던 것은 그들이 모두 우리의 모습이어서일 것이다.
군데군데 만나는 작가의 학창 시절의 이야기들에서 그가 나와 동년배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가 불렀던 노래들 모두 나 또한 목청 높이 불렀던 기억을 갖고 있기에..
"불을 찾아 헤매는 불나비처럼~~~ 오늘도 자유를 그리워하던 그 친구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이제는 사라져 버린 저의 추억 창고 까치집에는 좀체 잊어버리기 힘든, 그리고 어쩌면 잊어서는 안되는 기억들이 서려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복원전의 청계천, 그 사연 많고 한 많았던 이름처럼 말입니다. <까치집의 불나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