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소년이 온다에서 충격을 받았다. 이 작가의 작품을 더 찾아보려 했으나 대부분 단편이라 손이 가지 않았다. 연작으로 장편이 된 이 소설, 채식주의자. 오랜만에 접하여 기대가 컸다. 완성도 높아 보이기는 하나 내 취향은 아니다.

나는 최근 20여년간 한국소설, 특히 여자 작가들의 소설에 취미를 붙이지 못한다. 현실에서 거의 일어날 법 하지 않은 극단적인 캐릭터들이 극단적인 행동과 말을 하고 극단적인 방황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전개에도무지 익숙해지지도 않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그 과정에 관한 이러저러한 세밀한 묘사들을 쫓아가는 것도 힘이 든다.

사실적인 소설, 보다 현실적인 소설을 더 선호한다. 난쏘공이나, 아홉켤레의 구두로 살아남은 사나이 류의 책들은 직접 마음에 와 닿는다. 소년이 온다도 그랬다. 이 책은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정유정의 새 소설을 기다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공지능과 딥러닝 - 인공지능이 불러올 산업 구조의 변화와 혁신
마쓰오 유타카 지음, 박기원 옮김, 엄태웅 감수 / 동아엠앤비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연전연패하면서, 인공지능의 새로운 세계가 눈 앞에 다가왔음을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 두려움의 목소리도 있고, 한편으로는 알파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폄하의 태도도 있다. 어쨌거나 인류는 계속 발전해왔고, 그 발전의 추세와 방향으로 미루어, 가까운 장래에 인공지능이 우리 삶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게 되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강한 인공지능의 개발을 경고하는 일부 과학자들 또는 경영자들의 목소리가 있기는 하지만, 인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설령 그것이 인류의 멸망을 초래하는 지름길이 될 지라도.

이 책은 작금의 화두인 인공지능과, 그 인공지능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한 딥러닝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담고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때 수학 중 확률이나 알고리즘을 다루는 부분에 가장 약했던 나로서는, 그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조차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졌다. 그러나 아주 초보적인 수준에서 최소한의 이해에는 이르지 않았나, 나 혼자 그렇게 자족해본다. 그런 의미에서, 나 같은 초보자에게 추천.

이 분야에 관한 기본적인 용어나 지식에 관한 이해없이는, 요즘 뉴스조차 제대로 따라가기 어렵다. 이 지경으로 세상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그 현란한 속도에 어지럼증을 느낄 지경이다. 언제까지 어떻게 버틸 수 있을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주식인가 - 부자가 되려면 자본이 일하게 하라
존 리 지음 / 이콘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내게, 주식투자는 주변 동료들이 이따금씩 어디선가 물어온 정보(정보에는 다른 내용은 전혀 없고 오로지 '회사명'만 있었다)로 '묻지마' 투자를 하는 전형적인 시세차익형 단기투자였다. 그게 전부라고 생각했고, 엄청 깨졌고, 때로 이익도 보았지만 좀더 자주 손실을 보았다. 그리고 지금은 전혀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다.

이 책은 주식투자의 정석이 시세차익을 노리는 단기투자가 아니라 좋은 기업지배구조와 운영원리를 가지고 있는 기업을 잘 고른 끝에 결정하는 장기투자, 그리고 이를 통한 배당이익과 주식가치 상승을 통한 이익 실현에 있음을 역설한다. 이 책을 지금이 아니라 10년, 20년 전에만 보았어도 더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때 고작 몇 만원 하던 기업의 주가가 지금은 몇 십만원에 이른다. 그때는 한국 기업들이 막 성장하는 단계였고, 지금은 상당한 수준의 성장을 이루었으니, 예전처럼 그렇게 드라마틱한 주식가치상승을 통한 이득을 얻기를 기대하기란 힘들 것이다.

그래도 어쨌거나 주식투자를 어떻게 하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여러 번의 단기투자를 통한 손실에 상처입고 주식투자를 포기한 내게,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었다는 의미에서 이 책을 추천한다. 나이가 어릴 수록, 더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핀테크, 기회를 잡아라 - 돈의 흐름을 바꾸는 금융 대혁명
정유신.구태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변화속도가 빠르다. 핀테크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책을 읽었는데 오늘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을 두번째로 이겼다. 핀테크에도 조만간 본격적인 인공지능이 도입되고, 세계는 더 빨리 변하게 될 것이다. 핀테크만으로도 현기증 나게 어지러운 나는, 이렇게 늙어간다.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로 가득한 완벽한 신세계를 생전에 구경할 수나 있으려나. 세상에 미련은 크게 없는데, 새로운 세계에 관한 호기심을 채우고 싶은 욕망은 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알기 위해 오늘도 책을 읽는다.

금융기관이 모든 정보와 결정을 주도하여 소비자에게 일방통행하는 금융1.0시대를 넘어, 금융소비자가 금융생산자로 등극하는 금융2.0시대를 열어가는 게 핀테크. 오늘날 개인 각자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이 가져온 IT혁명이다. 지금 우리는 그 혁명의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다. 그 끝이 어디일지, 알파고가 기대보다 너무 빨리 이세돌을 이겨버린 오늘, 과연 누가 짐작이나 할 수 있겠는가.

이 책은 핀테크 현상을 백화점식 진열 방식으로 보여준다. 들어본 것도 내가 하고 있는 것도 신기한 것도 많다. 그러나 같은 소재가 몇 번이고 계속 반복된다. 할말 없으면 그냥 짧게 끝내는 것도 현명함이다. 별 두 개 반이 있었으면 그 정도가 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역사는 깊다 1 역사학자 전우용의 한국 근대 읽기 3부작 1
전우용 지음 / 푸른역사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우용 선생님의 책은 가능한 한 모두 읽으려고 노력한다. 내게 평균 이상의 지식을 가르쳐주고 그에 비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역사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회의 제반 현상들이 이렇게 새로울 수 있다는 걸, 전선생님의 글을 접하기 전에는 알지 못했다. 이 책은 과거 쓰신 칼럼을 모아 재편집하여 내놓은 것이다. 전선생님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