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고시 합격하여 외교부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일본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하다가 퇴직하고 서울에서 우동집을 경영하고 있다는 저자 소개를 보고 독특하고 개성 강한 이력이라고 생각했다. 책 내용은 그 생각이 내포하였을지 모르는 어떤 편견을 우직하게 깨어 부수는 어마어마한 지식의 양과 통찰력을 담고 있다. 머리글에서 본인이 전문 학자가 아님에 대해 거듭 양해를 구하고 있으나 이 정도면 전문 학자나 교수들 뺨을 가볍게 후려칠 정도 아닌가.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이제 일본사로 넘어간다.
뇌과학을 포함한 생명과학이 급속 발전하면서 개인의 성격 지성 인생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것이 타고나면서 이미 정해진 유전자인지 아니면 환경인지 혹은 다른 것인지 여하에 관한 활발한 논쟁이 과거 어느 세기보다 더 단단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진행되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논쟁의 다양한 대상과 근거 그리고 현 주소를 광범위하게 소개한다. 나름 유익하고 재미있었는데, 약간 뭐랄까.. 제목에 맞춰 논지를 풀어나가고자 하는 과욕에서 비롯한 것인지 문체나 전개가 좀 지나치게 수식적이고 장황하다 싶은 구석이 있다. 군데군데 되게 어색한 번역체도 눈에 거슬렸다.
그저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검찰개혁이라는 대의를 관철하려 했다는 이유로 본인은 물론이고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들과 가족 전체가 순식간에 사냥감이 되어 죽기 직전까지 몰이를 당하고 지금까지도 생 고문에 시달리고 있다. 그 아픈 시간에 관한 처절한 기록. 피로 쓴 것 같은 절절한 문장 앞에서 달리 뭐라 하겠는가. 그저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미안하다.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