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다 보니 실감이 난다. 아, 올해가 끝났구나.
여러 가지 시상식을 하고, 한 해의 활약을 지켜보는 각자의 마음은 어떨까.
'나, 참 열심히 잘 살았구나' 하면서 스스로 쓰담쓰담 하고 있을까?
어쨌거나 저쨌거나, 올 한 해는 이렇게 끝났고,
어떤 모습으로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의 시작부터 뭘 좀 배우겠다고 버둥거렸더니, 이렇게 마지막 날이다.
글쎄, 뭔가를 배우고, 시험도 봤고, 불합격과 합격을 동시에 맛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한번 불합격하고 나니, 다시 시험 볼 용기가 나지 않고, 참 공부를 하기 싫더라는 생각.
또 하나, 공부에는 때가 있다는 말을 부정하며 나이 상관없이 배움의 길을 활짝 열어주는 사람들의 말을
조금은 믿지 않게 됐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 늙어가는 머리가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다.
그래도 배움의 마무리는 시험이고, 합격이라는 '증'을 받아야 하므로, 꾸역꾸역 다시 했고, 합격증을 받았다.
심란했던 실습까지 잘 마무리가 되었고, 이제 남은 것만 정리하면 될 것 같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뭔가 대단한 시험을 본 것 같은데, 아니다. ㅎㅎ
남들 다 하는, 다른 사람이 아주 어렸을 적에 이미 다 했을 것을 나는 이 나이에, 이제야 하느라 버거웠던 거다.
그래도 해야만 했던 이유가 있었는데, 결과는 우울했다.
그 시험만으로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앞으로도 그리 많지 않으리라는 걸 알아서 조금 더 슬프다.
떨어진 자존감이 바닥을 쓸고 있다.
딱 연말다운 분위기로 마지막 날을 보내는 중이다. 많은 생각과 또 많은 생각으로...
한 해 동안 책도 못 읽고, 그래서 지금 뭐가 남아있나 싶어서 메모해 보니,
글쎄, 그래서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 싶은 마음이 지금 내 안에 가득한 또 다른 생각.
그리고 조금 더 배우고 싶은 잡다한 것들이 있는데, 해도 되나 하는 걱정.
어제 조카가 와서 위로해 주는 말이, 그 흔한 말이었다.
어쩌겠냐고. 다음에 잘 하면 되지.
그러네.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건가 싶어서 인정했지만, 마음이 차분해지지는 않더라는...
아무 생각 없이, 며칠은 책에 푹 빠져 있고 싶었는데,
습관이 무섭다고, 안 읽으니까 계속 안 읽어진다.
그래서 서재 메인에 둥둥 떠 있는 이 책을 골랐다.
한번 이야기에 푹 빠져 있다 보면, 다시 돌아오겠지.
" 서재 이웃님들. 올해 잘 지내셨나요?
어쩌면 각자의 삶 안에서 다사다난 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힘들었을 수도, 행복하기만 했을 수도 있을 테지요.
그래도 2023년은 이렇게 흘러갔고, 하루가 지나면 2024년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자존감 가득한 하루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