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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고래를 만났습니다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14
마이클 모퍼고 지음, 크리스천 버밍엄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웃기지만 멋진 하루였어. 라고 나에게 날마다 전화를 하는 내 소년은 참 귀엽다.
나이차이가 많이나 함께 다니면 "이모에요?"소리를 듣지만 나는 소년의 "누나"다.
물론 이모라고 해도 괜찮을 만한 모습으로 보이지만 나는 소년과 둘도 없는 친구다.
가만히 앉아 창밖을 바라보니 무슨일인지 내집으로 들어오는 소년.
"무슨일?" 했더니 그냥 나 여기서 자고가련다라고 말한다.
우리 이모는 노발대발. 그 녀석 어서 보내라고 말하고 나는 그냥 여기서 자고 내일 내가 학교보내겠다 한다.
어제밤 소년의 가방에 있던 어울리지 않는 책.
"너 이런 책 읽을 나이 아니잖아." 했더니 그냥 배시시 웃는다.
나와 닮은 것만 같은 웃음에 똑같이 웃어보이며 "누나 읽는다."라고 자리에 앉아 읽어 내리고 있다.
가끔 어른들은 모르는것들을 어제 이 책속과 같은 세상에서는 느낄수 있다.
정말 왜 이 책을 들고 다니냐 물었더니 "난 어른이 되는게 무섭다. 누나. 그만 사라져 버리고 싶어. 그런데 그래도 이 책보면 괜찮아 지는 것 같아. 다시 아이가 되는 것같아."라고 대답하는 내 소년.
가슴이 아프다. "나도 니 나이때 그랬어." 라고 대답하는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걸 알아 그냥 고개만 끄덕끄덕.
이상스레 침대에 누워 눈물이 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오늘 서점에서 이 책을 한권샀다.
나도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 그냥 나이만 먹은 어른아이같아......
오늘 아침 고래를 만나진 못했지만 왠지 내일 아침은 고래가 한강에 나타나 나에게 인사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