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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파보기 전에는 절대 몰랐던 것들 - 인생의 크고 작은 상처에 대처하는 법
안드레아스 잘허 지음, 장혜경 옮김 / 살림 / 2011년 9월
평점 :
중학교에 처음 들어가고 나는 왼쪽 갈비뼈에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해 결국 병원에 들어 누웠다.
원인을 알수 없다고 했다. CT를 4번이나 찍고도 병명은 나오지 않았고 나는 그렇수록 더욱더 수척해져만 같다.
작지 않은 키에 온몸에 살은 하나도 없었고 온통 멍든 팔은 움직이기 조차 힘들 정도로 날마다 부어있었다.
그러나 알수 없는 병은 나를 더욱더 거세게 붙잡아 잠도 음식도 사람도 거부했다.
들어오는 간호사들마다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고 엄마의 얼굴은 보려고도 안했으며 그때 내 담당의사는 나를 감당하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여전히 아팠다. 원인없이.
그런 나를 엄마는 싫어했다. 아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의 시험성적은 바닥을 쳤고 공부못하는 딸을 아픈 딸보다 더 싫어했다.
그리고 끝내 나는 내 아픔이 무엇때문인지 알게되었다.
그날 끝내 정신과의 문을 열고 들어같을때 내가 왜 아픈건지 왜 원인을 알수 없었는지....
내 아픔의 시작은 그때 한 사건과 함께 몸으로 나타났다.
끝내 회복될수 없었던 그리고 여전히 괜찮지 않은 끔찍한 기억.
요즘 이런책을 참 많이 읽는다.
나 아닌 타인들의 아픔을 보며 내가 위로받으려고.
나만 아프고 슬픈게 아닌걸 알기 위해서.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걸 알기 위해서 양로원이니 고아원이니 죽도록 쫒아다니며 위안을 느끼는 저질이다.
이런 책이 나에게 도움을 주는 건지 확신이 없지만 나는 그래도 괜찮다.
여전히 아프지만 그래도 나보다 아픈사람이 있다는 걸 알기에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