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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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습니다. 요즘처럼 외로웠던 날이 없을 정도로 나는 몸서리치게 외롭습니다.

 

이런 말을 그에게 한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그는 화를 내더군요. 화라기보다는 섭섭하다 말하더군요.

그런데 나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이니까. 저는 그저 사실을 말했습니다.

나는 지금 매우 외롭다고. 한없이 외롭다고.

 

그래서 날마다 나는 날이면 날마다 울었습니다. 심지어 소리내고 엉엉 울었습니다.

소리내고 우는 법을 배우지 못했는데 어느순간부터 나는 소리내며 울고 있었습니다.

저에겐 재미있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내 외로움의 순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에게 나는 조금 재미있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둘이 함께 한참을 걸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따뜻해서 조금을 걸어도 땀이 나지만 나는 한참을 그의 손을 꽉 잡고 사람이 없는 바닷가에 갔습니다.

아무말도 없이 그는 제게 입맞추었습니다. 우리는 그러고 나서도 한참을 아무말도 없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그는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저 또한 말이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꽃이 핀 마당을 보여 저는 그의 무릎을 베고 가만히 누웠습니다.

그는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예쁜 목소리. 제가 사랑하는 그 음성으로 나긋나긋.

 

이제 저는 외롭지 않습니다. 그가 있어서. 책을 읽어주는 그 사랑스러운 음성때문에.

고맙습니다.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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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짧은 소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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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고개를 들고 한참을 걸었다. 그 고개는 하늘을 보는 건데 생각보다 더 많이 별이 있어 깜짝 놀랐다.

한때는 서울살이를 했었다. 정확하게는 한국에 살았었다.

그땐 하늘을 보는 일이 참 드물었었는데 그래도 하늘을 보는 날은 생각보다 더 많은 별에 깜짝 놀라곤 했었다.

그런 내가 웃음이 나 한참을 웃었다.

돌아갈 곳이 없어 타국 생활을 하고 있지만 나는 괜찮다고 느낀다.

그에게 전화가 왔다.

보고싶다는 그의 목소리에 그저 그냥 당신이 너무 보고싶다는 말에 나는 이름모를 분홍꽃을 한다발사서 화병가득 두고 웃어보였다.

그에게 내가 갈께요. 하지 못하는 날들. 결국은 그가 내게 왔다.

생각보다 더 많이 힘든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직까지 그는 나를 위해 특별히 무언가를 포기해야하는 생활이 없었는데 어제 모든 것을 버리고 내게 왔다.

그런 그의 품에 안겨 아침에 눈을 뜬 난 한참을 놀랐다.

너무 놀라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 다시 한참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새근새근 너무나 잘 자는 그의 품에 머리를 비집어 넣으며 이제 다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내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 그. 그저 좋아합니다라고 수줍게 말하는 그에게 나는 어제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말 안해도 알고 있어요.'라고 대답한다.

그러며 내 입술에 키스하는 그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 말이 '사랑합니다'보다 무거워서 잘 나오지 않는다.

그저 똑같은 자세로 비스듬히 누워 같은 책을 읽을 뿐.

이제 내 책장에 더 이상 한국신간이 생기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당분간은 꼬박꼬박 씹으며 아껴 읽어야지 했는데 그가 이상한 모로코식 정찬을 만드는 동안 다 읽어내린 한권의 책.

나는 당신에게 오늘 밤 다시 꼬박꼬박 읽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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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윤석미 지음 / 포북(for book)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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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부터 나는 그 남자의 마음을 알고 싶어한다.

마침 서점에 들려 언젠가 보았던 대만영화를 기억하며 책을 든다.

제목만 똑같은 책과 영화.

물론 둘 다 사랑이야기다.

문제는 정말 이건 너무나 큰 문젠데 여자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남자의 이야기에 욱하는 거다.

나는 이제 그 사람의 마음을 조금은 안다.

내가 그를 재촉하거나 서두르게 하지 않아야한다는 것도 안다.

물론 이건 책을 읽기전에도 다 알았다.

알던 내용들이다.

문제는 내가 욱하고 있다는 점.

그저 그 사람이 나를 다 알아주기를 바란다는 점.

그도 똑같겠지하며 책을 다 읽고 다 식어버린 홍자가 내 한숨을 같이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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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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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잘 이해하지 못한다.

사랑이라는 걸 이 나이먹도록 제대로 해보지 못해서 인지 모른다.

 

그리고 지금 다시 읽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나는 참 느리구나.

이별 후에야 그를 내가 참 많이 사랑했구나 느낀다. 이런 내가 싫다.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는 내가 싫다.

갑작스럽게 너무 많은 사람들과 이별했다. 온 몸이 부서질듯 울어야했다.

하지만 나는 너무 덤덤하다. 눈물조차 흘리지 못한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술을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고 심지어 숙취조차 없다. 그 사실에 혼자 좋아했다. 심지어.

조금더 어릴적 내가 어떠했는지 생각해본다.

나는 한번도 소리내서 운적이 없다. 내 마음껏 소리친적이 없다.

가슴을 손으로 쿵쿵 내리치며 소리없이 쭈그리고 앉아 울었었다.

바보처럼. 그렇게.

한번도 내곁에 있던 사람들을 완벽하게 보내지 못했다.

나는 여전히 사랑하고 싶다. 울지 않는 나는 울고싶다.

어쩌면 나는 철이들어가거나 이미 어른이되어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몇일째 비가 온다. 그에게 이별을 하자고 한건 이번에도 난데 내가 한 말들을 후회한다.

그러나 기다리지 않는다. 그를. 그저 그를 미워할게 없다는 게 너무 슬프다.

그를 욕할수도 없는게 너무 슬프다.

 

알랭 드 보통. 그는 사랑을 잘 보는 사람인가 보다. 나는 사랑을 너무 나중에서야 아는 사람인가 보다.

결국 사랑은 그런건가 보다.

이제서야 그의 글에 이해하고 자빠져있는 나는 결국 이런 사람인가보다. 나는 이런 내가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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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내지 못하는 남자를 안다.

잘 화내지 못하는.

참 착한 사람이지만 그래서 나를 화나게 하는 남자를 안다.

이런 내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다.

나에게 언제나 좋은 사람인 그가 왜 미울지 생각해본다.

아니 사랑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건지 생각해본다.

그에게 오는 연락에 나는 의식적으로 아니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잡고 그의 물음에 답을 한다.

이런 내가 싫다.

그를 사랑하는 내가 싫다.

사랑하지만 사랑한다는 말이 부담스럽다는 그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는 내가 싫다.

비가 온다. 그리고 어떤 영화가 생각난다.

비 오는 날 이별을 하는 한 부부가 나오는 영화.

그 영화 속 남자 주인공 같은 내 남자. 그리고 그래서 화조차 제대로 낼 수 없는 나.

나는 본디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아니였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나는 자주 화가 난다.

아주 자주 화가 나서 그에게 화내고 싶지만 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모든 것은 멈춘다.

이 글을 쓰며 이틀만에 처음으로 '아'하고 말해본다.

아 내 목소리가 이러했구나. 내 목소리에 섞여있는 쇳소리가 어쩌면 그의 귀에 날카롭게 박혀 아프게 했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러나 나는 여전히 원한다

그가 나에게 화내주기를. 그가 화를 못 내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이런 날이면 또 다시 우울해져온다.

아니 그를 사랑하고 나서 나는 우울한 날들이 더 많아졌다. 많아짐에 따라 나는 더욱더 날이 서 이상한 사람이되어간다.

참 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앞에서는 그러지 못하는 내가 싫다.

타인의 삶에 관여할 이유도 그래서도 안된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살았었는데 그와의 미래를 계획한적도 없으면서 자꾸만 그의 삶을 공유하고 싶은 내가 싫다.

내 어떤 일들에도 그를 끼워주지 않으면서 그저 그의 삶에서 내가 큰 역활을 하고 싶어하는 것만 같아서 싫다.

이런 내가 나도 싫은데 그는 어떠할지 생각한다.

이제는 내가 지칠것만 같다. 나도 내가 지친다.

그만해야하는 걸까.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사랑하고 살고 있는 걸까. 이제 삼십하고 몇년을 더 살았다. 이제서야 이걸 알게된 나는 참 싫다.

아직 어린아이일까. 아직도 이런 걸까.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그가 나에게 화내는 것을.

그가 나에게 화내주기를.

혹시 그도 그 영화의 남자주인공처럼 화내는 것의 중요성을 원래부터 화를 잘 못내는 사람인 건인지 화낸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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