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50권 읽기. 아직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발전은 있네.

2010년 18권

2011년 14권

2012년 36권.

 

적어도 조금씩 발전은 해가고 있다. 기특하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그래서 또 한번 도전을 한다. 50권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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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사주명리학과 안티 오이디푸스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2년 8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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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2월 20일)
복지국가 스웨덴- 국민의 집으로 가는길
신필균 지음 / 후마니타스 / 2011년 1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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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6일에 저장

(12월 13일)
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 개정판
정은용 지음 / 다리미디어 / 2011년 8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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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0일)
제주 4.3항쟁- 저항과 아픔의 역사
양정심 지음 / 도서출판선인(선인문화사) / 2008년 4월
20,000원 → 20,000원(0%할인) / 마일리지 0원(0%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7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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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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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놀이 -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공지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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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9일에는 18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그날 저녁에 바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12월 31일이다. 나는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후 이 르포르타쥬 같은 것을 읽지 않게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오늘은 어제와 별다를 것이 없는 하루이고 아마도 당분간 내일도 오늘과 다르지 않는 하루이리라. 그러기에 이 책을 골랐다.

 

쌍용자동차 사태가 일어났던 2009년 여름, 나는 무관심했다. 이 책에서 공지영 작가가 술회했듯이 이제 우리의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달성된 것 같았고 이제 우리는 적당한 유희와 욕망에 취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자유로운 현대인의 표식인냥 했다. 용산과 명박산성은 나 아니어도 민주주의를 맛 본 누군가가 대신 나서서 목소리를 내리라 생각했다. 비록 나 아니어도!

 

독재자의 딸이 우리나라의 대통령 당선인이 된 2012년 12월 마지막 날의 오늘, 3년 전의 사실들을 비로소 마주했다. - 삼정KPMG 및 안진회계법인에 의한 회계부실조작 가능성, 쌍용자동차 2005년 1월 중국 상하이차에 매각, 인수시 약속한 투자는 단 한건도 이루어지지 않음, 기술 유출 단행, 2009년 법정관리 단행, 2646명 정리해고 단행, 5월부터 77일간의 농성파업, 8월 5일 극단적 폭력의 진압 작전, 경찰의 약속파기 및 1997년 이후의 최대구속, 22명의 노동자 사망(이중 12명은 자살). 현재까지 산 자의 처절한 투쟁.

 

그 달 그 달 받는 월급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노동자인데도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나와는 상관없는 딴 세상이야기로 여겼다. 왜일까? 같은 노동자인데, 나는 안전한 노동자라 생각했을까? 갈수록 복잡해지는 현대 자본의 모호함속에서 도무지 그 방향을 알 수 없는 경기/경제의 배 안에서 어차피 우리 노동자는 함께 노를 저어야 할 친구이자 세력인데 말이다. 이는 노동자들의 연대와 세력화를 전혀 원치 않는 저 모호한 자본과 기득 세력의 담합으로 이뤄 낸 거대한 작전임에 틀림 없다.

 

우리 친구 우리 이웃의 어려움과 연대해야 나도 연대받을 수 있다. 민주주의가 왔다는 착각은 버리고 민주주의가 늘 우리와 함께 있을 수 있게 항상 깨어있고 나부터 먼저 행동해야겠다.

너무나 공감했던 책 속의 글로 마무리한다. 그러나 너무도 씁쓸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나라는 노동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너희는 우리를 위해 소모되다가 우리가 그만하라면 그만하고 죽어라. 알았지?" 이런 생각이 드는 내 자신이 싫었다. 설마 세상을 그렇게 비판적으로 봐야할까. 나를 나무랐다. 그러나 아니었다. 어떻게 하라는 말일까? 그렇게 해고해놓고 먹고살 길이 없는데 어떻게 하라는 말일까? 게다가 폭도며 과격분자며 마침내 빨갱이 칭호에 이르고 나면 더는 아무 대책이 없다. 우리 아이들이 입시경쟁을 치르고 스펙을 쌍ㅎ고 취직을 한다 해도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를 빙자한 '더 많이 벌기 위한 경영상의 이유로' 오래도록 성실했던 내 아이들을 해고시킨다면 그래서 거기에 항의하는 내 아이들을 경찰이 와서 테러범처럼 진압한다면 문서상으로 보아도 조작이 분명한데 전문가들끼리 그게 맞다고 우긴다면, 그래서 내 아이가 대한문 앞 비닐 천막에 쭈그리고 읺아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외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안 것이다. 그러니 나는 앞으로 아이들에게 말할 것만 같다. "절대 열심히 일하지 마라. 상사 눈에 들게 적다히만 해라. 특히 명절이나 기념일에 작은 거라도 선물을 챙기고, 사석에서 좋은 말만 하거라. 사람이란 게 아부인 줄 알면서도 싫어하는 사람 절대 없다. 그리고 근무시간 중에도 틈나는 대로 부동산이나 증권을 검색하면서 불시에 닥칠 해고나 노후에 대비하도록 하라. 그래야 상처받지 않는다. 그래야 산다. 그리고 만일 정리해고를 하겠다고 하거든, '네.알겠습니다.'하고 어서 회사를 나오너라. 안 그러면 다 불법이야!"

나라가 망할 것 같았다. 나라가 망하면 내 노후는 내가 부은 국민연금은 어떻게 받나? 나는 그게 두려웠다.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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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라이벌 김대중 VS 김영삼 - 정의를 위한 처절한 2인의 전쟁 국민 90%가 모르는 이야기
이동형 지음 / 왕의서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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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새 듣는 팟캐스트중에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라는 것이 있다. 아니 이작가와 이박사인가? 뭐 어쨌든 이건 중요한 게 아니고.

     몇 개의 편을 들으면서 '아 이 이작가라는 사람 - 작가 이동형- 어떻게 이렇게 작은 디테일까지 알고 있을까?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일단 들었고 더불어 나꼼수못지않게 재미있었다. 물론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지만 난 괘안타.

     이 팟캐스트가 너무 재미있었고 이렇게 재미와 지적호기심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이 팟캐스트의 대표주자 이동형씨가 쓴 책이 덩달아 궁금해져 바로 질렀다. 결과는? 대박!!!!!!!!!!!!!!!!

 

     대한민국 민주화의 대표인물이자 역대대통령을 역임한 두 김씨, 아니 양김씨! 동시대를 살면서 이들만큼 많은 비교를 당한 라이벌들이 우리 역사에 또 있을까?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 역사에 크나큰 족적들을 각각 남겼고 동시에 커다란 오점도 남겼던 인물이다. 이들은 너무 유명해서 웬만한 이야기는 다 안다고 생각해서 주제나 제목 자체는 큰 흥미를 끌지 못했었다.

     그러나 역시 우리나라 현대사는 우리가 아는 게 다 아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 유명하고 언론에 많이 회자된 양김씨 이야기도 우리가 모르는것 투성이었다. 읽으면서 무릎을 치기도 했고 바보 돌 튀는 소리도 많이 내질렀으며 웃기도 하고 또 눈물을 짓기도 했다. 그만큼 재미지고 생생한 내용과 사실들이 많이 담겨있다.

 

     우선 이 책은 이승만 시대/박정희 시대/전두환 시대/노태우 시대/김영삼 시대의 순으로 이 두 사람의 어떤 인생역정을 살아왔는지 나열되어 있다.

     이승만 시대 - 두 사람이 어떻게 정치에 입문하게 되었는지가 설명되어 있고 같은 듯 하면서 다른 두 사람의 정치 입문과 그 전까자의 살아온 과정도 간력히 소개되어있다.

     박정희 시대 - 본격적으로 박정희로부터 탄압받고 민주화를 위하여 따로 혹은 같이 투쟁한 역사들이 제법 많은 분량을 차지하여 씌여져 있다. 이 장에서는 그리고 박정희 시대의 역사의 뒷면에 대한 이야기도 제법 많이 담겨져 있는데 도대체 이 작가의 소스가 무척 궁금해젓다. 그 내용들이 너무나 사실적이고 상세하였기 때문이다.

     전두환 시대 - 이 역시 박정희 다음으로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김대중과 김영삼은 박정희시대에 이어 전두환 시대에도 많은 역정과 고난을 겪었기 때문에 그들의 투쟁의 역사를 좀 더 세밀하고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두환이라는 인물과 그 시대의 재미있는 역사도 곁들여져 자주 분노와 피의 역류를 불러일으키는데 이 점만 유의하면 된다. 광주민중항쟁과 6월항쟁 그리고 후보단일화에 대한 뒷이야기들도 상당히 흥미롭다. 아니 현재의 모습과 묘하게 오버랩되면서 마냥 과거로만 치부할 수 없는 현재의 이야기이다.

     노태우 시대 - 5공 청문회가 노무현의 등장, 구국의 결단(?) 3당합당 그리고 이에 따른 김대중의 고립과 고난이 드러나 있는 시대의 이야기가 가슴 절절히 다가오는 부분이다. 김대중의 외로움이 마구마구 전해져서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다.

     김영삼 시대 - 김영삼의 화끈한 개혁적 모습도 있어서 속이 후련하다가도 (특히 하나회 날려버리는 모습을 말할 때 절로 통쾌했다.) 후반기 노동법 개악과 경제위기쯤에 가선 또 한번 가슴이 답답해온다. 빌어먹을.... 우리의 기명사미 오래비는 우짜다 이리 됐을꼬~

 

     교과서나 신문에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가장 가까운 우리의 현대사를 아주 쉽게 한번에 이해가 되게 풀어놓은 작가의 역량에 감사한다. 그리고 이야기풀듯이 풀어서 복잡한 인물관계 사건 전후 관계 등도 마치 할머니에게서 옛날 이야기 듣는 마냥 완죤 이해되면서 술술술 뇌리에 박혔다.

중간 중간에 김대중과 김영삼의 차이점 등을 넣어서 두 사람의 차이를 보여준 부분도 더 이해를 쉽게하여 두 인물을 알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예를 들여 두 사람의 화법, 회의스타일 등등. 아, 김영삼의 성격과 인간적 매력에 김대중의 머리/통찰/언변을 하나로 합쳐 한 사람이었다면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대한민국 국민이었을까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고, 하늘은 모두를 다 주시지는 않는구나는 섭리도 깨닫게 된다.

 

     덤으로 우리 현대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기시 노부스케, 세이마 류조, 고이다 요시마라는 인물을 접하게 된 것에 대하여 이 작가에게 정말 땡큐 베리 감사이다. 왜 내가 땡큐인지 궁금하면 500원이 아니라 직접 한번 읽어보시길.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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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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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저자의 '13계단'이라는 작품을 아주 감명깊게 읽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해당 작가의 작품을 하나 더 읽고싶어서 다가노 아즈아키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해보았더니, 압도적으로 제노사이드가 많이 추천되어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지면, 이건 더이상 추리소설이 아니다. 이 책은 추리소설의 카테고리보다는 공상과학,SF 카테고리로 묶이는 것이 더 타당하다. 물론 전체적인 틀은 독자로 하여금 의문을 가지게 하여 추리를 하게끔 하는 것이지만 주 얼개는 진화한 인류를 말살시키려는 인간잔혹주의자들과 그들보다는 조금 더 진화한(작가의 생각에)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박애주의자들과의 치열한 수 싸움이다. 수많은 전문용어 - IT, 항공, 군사, 의학 등 - 가 등장하고 책을 읽는 동안 마치 한편을 영화를 보듯 생생한 화면이 저절로 떠오는 책이다.

 

     그래서 작가의 약력을 보니, 아~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구나. 이 작품을 보는 내내 이게 영화로 많들면 화면은 죽이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는데, 아마 작가는 이를 의식하고 쓴 것이 아닐까한다.

 

     일본 작가가 쓴 일본소설인데 특이하게 일본인보다 외국인 등장인물이 더 많다. 다가노 가즈아키라는 일본 작가는 요즘 우리와 대척지점에 있는 일본인아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인 보편적 지성을 지닌 드문 일본인듯 하다. 주요 주인공인 약학부 대학원생 고가 겐토와 믹이라 불리는 민간용병을 제외하곤 다른 등장인물은 외국인이다. 주요 주인공 중 나머지 한 명은 조너선 예거라는 용병인 미국인이고, 기타 주요 인물에는 역시 4인 용병의 나머지인 미국인 개럿, 미국인 마이어스, 미국 CIA 및 NSA 직원인 아서 루벤스, 하이즈먼 박사, 홀랜드 CIA국장, 미대통령 그러고리 번즈 등등 거의 외국인, 특히 미국인이다.

 

     이 중에서도 '이정훈'이라는 한국인 대학원생이 아주 주요한 역할로 등장하는데 아주 이채롭다. 이 이정훈이라는 인물과의 대화에서 한국인의 특성 등도 언급되어 있고,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 저질렀던 과거의 일부도 언급이 된다. 평상시 작가의 생각이리라. 아주 유명한 일본의 소설에서 과거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 한 대학살이 잘못되었다는 뉘앙스를 주는 부분을 포한한 것은 아주 반가운 일이었다.

 

     대락의 줄거리는 이렇다. 아프리카 피그미족에서 현생인류보다 한층 더 진화한 진화인류가 태어난다. 이유야 어쨌든. 그런데 미국을 위시한 강대국은 그들이 가진 온갖 폭력을 동원하여 진화인류를 말살시키려 한다. 이 뛰어난 진화인류가 미국의 정부시스템 및 군사시스템을 해킹할수도 있다는 것 때문에. 이와 동시에 진화인류를 보호하려는 나이젤 피어스라는 인류학자, 그의 친구 고가 세이지 그리고 그의 아들 고가 겐토, 이정훈은 폐피 상포증이라는 세계 10만의 어린이이 죽어가고 있는 희귀병의 약을 개발하게 되고, 또한 진화인류를 말살하러 간 민간 용병들이 걸국엔 이들을 보호하게 되고 - 이 모든 과정들이 진화인류와 연결되면서 발생하는 사건들이 아주 촘촘히 잘 짜여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무리까지 긴장감을 가지게 만든다.

     마지막에 너무 훈훈하게 마무리되어 약간의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이 작품의 표지에 새겨진 화두는 "왜 인간은 동종끼리 서로 죽이는 대학살을 일으키는가?"이다. 이와 동시에,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하여 과연 인간이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를 묻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고, 군사력을 남발하는 초강대국, 콕 집어 미국은 과연 세계의 경찰이라할 만 큼 전군을 쥐어줘도 되는 나라인가는 의문을 모두에게 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무거운 철학적 주제가 책을 읽는 동안 마음 속 깊은 곳을 정확이 찌르지 않았던 건, 마치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쓴 것 처럼 스크린의 영상이 머리에 바로 상상이 되는 그림과도 같은 내용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13계단보다는 스케일은 크나 별은 더 작게 주고 싶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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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1 - 개정판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5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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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여름이면 꼭 추리소설을 읽는다. 연례행사이다. 그러지 않고는 여름을 난다고 할 수 없다. 얼마되진 않은 것 같다. 왜냐하면 읽은 추리소설이 그닥 많지 않으니까. 기억에 '용의자 X의 헌신'때부터였던 것 같다. 기가 막혔으니까! 여하튼, 추리/서스펜스 소설에 관심을 둔 이후로 이와 관련된 서평이 있으면 읽어보고 메모해두었다가 여름이 오면 챙겨보곤 한다.

 

     추리소설을 읽은 역사가 얼마되진않기에 신간도 메모해두곤 하지만, 옛 소설중에서 고전으로 꼽힐만한 탁월한 작품들에 먼저 시선이 가게 된다. 여러 인터넷 사이트와 신문 등을 살펴본 바, 미야베미유키의 이름이 여러번 나왔고 그 중 모방범이 많이 회자되었다. 3권이나 되는 분량이라 좀 망설여졌지만 일단 골라보았다. 이건 올초 개봉한 영화 '화차'의 영향도 있겠다. 재밌게 봤으니까.

 

     처음엔 뻔한 스토리인줄 알았다. 남자범인, 여성 연쇄 살인, 가혹한 여성의 죽음 등등. 영화 '추격자'와 비슷한 느낌이 났다. 읽는데 자꾸 추격자의 장면이 생각이 났으니까. 그런데 모방범은 초반에 범인을 보여준다. 이 점이 다른 작품과 좀 차별이 되었다. 특별한 반전도 없다. 그리고 등장인물이 엄청 많다. 이 주요 등장인물들은 모두가 다 주인공이다. 모방범에는 어는 특별한 한 명의 주인공이 있다기보다 조금씩 조금씩 등장하는 인물들이 방대한 3권의 분량을 모으면 다 주인공이고 중요인물이다. 누구 하나 허술한 사람이 없다. 추리소설에서의 대하소설이랄까?

 

     히로미, 가즈아키, 피스, 시게코, 신이치(내가 제일 애정이 갔던 인물), 요시마, 다케가마 등등 범인부터 형사 그리고 저널리스트, 피해자 유족들 모두 다 등장에는 이유가 있었고 또 제 몫을 잘 해낸다.

 

     초반부터 범인이 누군지 알기 때문에 긴장이 덜할수도 있지만, 왠걸 초반을 넘어 중반을 거치면서 심장은 더 쫄깃해졌다. (이표현을 들은 누군가는 이 표현이 맘에 안든다고 한다.) 즉 긴장감 백배란 이야기다. 이 놈(범인)이 얼마나 더 악행을 할지 궁금하면서도 짜증이 막 나는 거다. 종반에 약간 힘빠지는 결말이듯 했지만 무더운 여름 에어컨 없는 집에서도 선풍기한대로도 충분히 서늘한 여름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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