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 서울편 1 - 만천명월 주인옹은 말한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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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유명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실로 오랜만에 서울편을 가지고 출간되었을 때, 읽고 안읽고를 떠나 무조건 구매했다. 왜냐면 유홍준님의 글와 답사 장소 그리고 그 장소와 어우러진 옛날 이야기는 한번도 실망을 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편에서는 종요, 창덕궁, 창덕궁 후원 그리고 창경궁을 다루었다.

 

종묘 - 몇 년전 가족들고 경복궁 고궁박물관을 방문할 적에 종묘가 가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때에는 건물이 웅장하지도 않고 심심하며, 또 유교사상에 약간(지나친 가부장적인, 위계질서적인) 넌더리가 나 있을 때라 유고사상의 정점에 있을거라 생각되는 종묘에 대한 묘한 반발감이 있었다. 그래서 과감이 패스하였다. 얼마나 무식했던가! 여기서 언급된 종묘는 서양의 파르테논 신전과 맞먹는 동양의 아름다움이다. 공간이 주는 비물질적 아름다움, 비대칭이 주는 아름다움, 정신과 의식이 깃들어있는 간결하지않은 미니멀리즘 등등. 특히 종묘제례약이라는 무형의 예술과 어우러저 시연될 때는 더 그러하다. 이 책을 보고 다음 번 여행지는 또 서울이 될 것이며 1번 행선지는 종묘가 될 것이다.

 

창덕궁 - 경복궁이 웅장한 아름다움이면 창덕궁은 소담한 아름다움같다. 방문할 때도 이것은 나도 느낀 부분이다. 조선 궁궐의 대력의 역사를 알고 나니 더 정감이 간다. 조선태조는 개성 수조궁에서 건국을 하고 3년 뒤 경복궁의 조성하여 서울로 옮겨온다. 왕자의 난으로 다시 정종이 수조궁으로 갔다가 태종이 즉위하면서 창덕궁을 짓고 창덕궁에서 정사를 보고 경복궁은 국가 행사시에만 사용했다 한다. 즉 창덕궁은 별궁이 아닌 양궁 이궁 시스템의 하나인 것이다. 왕족들의 생활 공간이기도 했던 창덕궁인 왕의 어머니, 할머니, 왕할머니 (대비, 왕대비, 대왕대비 등)들이 살아있으면서 추가 공간이 필요해 창덕궁 옆에 추가로 공간을 조성한다. 세종이 상왕인 태종을 위해 수강궁을 짓고 성종이 많은 할머니들을 위해 수강궁을 확장하면서 창경궁을 조성한다. 임진왜란때 경복궁/창덕궁/창경궁이 다 소실되어 선조는 월산대군의 집을 궁궐로 삼고 기거했는데 옛 이름은경운궁 현재의 덕수궁이다. 창덕궁은 선조 때 복구하여 광해군때 완성되어 이후 창덕궁에서 생활을 이어갔다. 광해군은 이궁 체계를 계속하기 위해 경덕궁 공사를 벌였는데 후에 이것이 경희궁이다. 유홍준씨는 이 창덕궁에서 '검이불루 화이불치' 즉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백제 미술에 대해 말한 김부식의 말을 떠올리는 데 이 말이 우리 조선 미학을 그대로 표현한 말이 아닌가 한다.

 

후원 - 부용정, 주합루, 규장각 등이 있는 창덕궁 후원이야기도 있다. 나는 이 창덕궁이 후원이 참 좋다. 서양 베르사이유 궁전의 정원같이 크고 웅장하고 멋들어진 맛은 없다. 그러나, 베르사이유 궁전의 정원이나 청나라 정원인 이화원은 사람을 주눅들게 한다. 반면 이 곳에 들어서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더 머물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몰랐던 정조대왕의 에피소드들은 보면서 더욱 더 친밀감을 가지게 되었다. 6월말 한번 간 적이 있었는데 다른 계절에 꼭 한번 더 가야겠다.

 

창경궁 - 창경궁도 종묘와 마찬가지로 나에겐 별스럽지 않게 생각된 곳 중의 하나다. 창경원이라는 이미지도 그랬고, 조선의 궁궐들 중 아주 작은 궁궐 중 하나였다는 것도 그렇고 시시하게 느껴져서 창덕궁을 방문했을 때 공짜라고 한번 가 보시라는 궁궐 안내인의 추천에도 다리도 아프고해서 다음에 올께요하면서 그냥 지나쳤는데, 왜 그랫을까? 이책을 보고보니 우리가 많이 아는 조선 왕조의 생활 역사 이야기 중 많은 왕과 왕비의 이야기가 여기 창경궁에서 탄생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임진왜란 이후 궁궐이 다타고 창덕궁 창경궁을 수리하고 후기 임금들은 창경궁에서 생활을 많이 했으니까. 장희빈/인현왕후 이야기도 배경이 여기 창경궁이다. 또 한번 손들고 반성모드다.

여전히 일제시대 동물원의 흔적이 남아있긴 하지만 언젠가 더 많은 시간과 돈이 투입되어 옛 모습이 복원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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