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아이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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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ultimate child - 궁극의 아이.

제목이 익숙하지 않다. 영어를 억지로 한글화 한 느낌? 미래를 기억하는 초능력을 지닌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를 표현할 적당한 한글표현을 찾지 못했나보다.

 

초반의 조금 늘어짐에 비해 중후반의 긴장과 과거/현재/미래를 오고가는 이야기의 엮음은 긴장과 설렘을 동반하는 듯 했으나, 후반 결말이 중반의 극적인 부분에 비해 너무 쉽게 끝나버리는 것 같아 섭섭하다. 나는 악당이 있고 이를 해결하려는 착한 우리편이 있는 대결 구조일때, 악당이나 악당의 편에서 선 조력자들이 결말에 갑자기 개과천선하여 '더이상 죄를 짓고 싶다 않다'는 둥 '더이상 부끄러운 부모가 되고싶지 않다'는 둥 하는 변화에 대하여 회의를 갖고 있다.

나쁜 짓을 계속 해오거나 그런 나쁜 놈옆에서 계속 도와준 사람이 엔딩에서 느닷없이 그 악한 마음을 정리하고 돌아서서 악당을 배반함으로서 착한 우리편이 승리하는 그런 구조 - 나는 현실성이 없다로 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저 반대편 길로 접어든 사람은 왠만해선 갑작스런 반성을 잘 하지 않는다. 현실 세계를 보라. 자기 스스로 반성하고 검찰이나 경찰에 나와 자수하고 모든 걸 자백하는 인간은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이런 부류 인간들의 배반으로 해피엔딩을 맞는 거 그래서 좋아하지 않는다. 맥 빠진다. 정의의 편에 선 우리편도 그들이 우리와 전혀 다른 아주 나쁘고 치밀한 놈인걸 알고 멋지게 한 방 먹이는 짜릿한 승리의 장면을 보고싶은 거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의 결말도 조금 맥빠진다. 악당 오귀스트 벨몽의 오랜 조력사 비서인 로드니의 갑작스런 자각으로 벨몽을 더이상 도와주지 않음으로서 주인공들 - 엄마 앨리스 그 딸 미셸 FBI 사이먼 켄 - 이 무사히 탈출을 하는 거다. 그러지 않았으면 이 주인공들도 그 자리에서 벨몽의 총에 맞아 바로 죽었겠지!

좋은 소재로 넓은 배경으로 잘 버무린 추리 소설이나 마무리는 아름답지 않았다. 장용민 작가가 좀 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반전의 묘미를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구성을 다음에는 가져왔으면 한다.

 

이와는 별개로 어쨌든, 역사나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들어봤을만한 호크쉴드 가문의 이야기를 가지고 궁극의 아이를 생각해내고 이야기를 지어낸 작가의 상상력 창의력에는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다. 보통의 듣고 그렇군 하고 말 이야기를 역시 창작하는 사람들은 소재로 쓰고 새로운 이야기로 연결할 줄 아는 그런 능력. 부럽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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