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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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15일자 한겨레 신문 어느 칼럼란에 고미숙씨의 '새해에는 장자처럼 조르바처럼'이라는 글이 실렸다. 고미숙씨의 글도 좋아하거니와, 필독서마다 등장하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이름이 있어서 꼼꼼히 읽어보았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673869.html

 

이 글을 보니 왠지 조르바를 꼭 읽어야 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주저않고 도서관엘 들렀다.

 

윗 칼럼에서도 소개된 것 같이 조르바는 60대 중반의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흔히 요즘 대한민국 시쳇말로 표현하자면, '꼰대 of 꼰대'의 세대다. 그리고 이 세대는 주로 수구꼴통이라는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대한민국인말고 그리스인 60대의 조르바는 그 힘든 시기를 겪고나서야 미래보다는 현재, 과거의 향수보다 지금을 갈구하고 실천하는 자유인이 되었다. 니코스 카찬치키스가 만난 조르바는 철저히 땅을 딛고 있는 매 순간에 충실한 본능을 살고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흔히 그리스인 조르바를 말할 때, 자유의 추구, 현재에 충실한 삶 등등을 말한다. 좋은 말이다. 나 역시 자유와 지금에 열심이려 늘 생각한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과연 지금에 충실함과 미래를 저축함 사이에 어떤 선택이 유효한가, 어떤 가중치가 효율적인가 - 하루 하루를 삶에 늘 선택과 갈등의 연속이다. 현재의 우리네 아니 나의 삶은. 마음과 머리가 교차하면서, 어떤 날은 지금 저축하지 않으면 100세 시대에 나중이 비루해질것이니 지금 힘들더라도 견뎌야 한다고 외치고, 또 어떤 날은 지금을 무시한 저축이 나중에 과연 지금과 같은 인생의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 지금의 기쁨과 나중의 기쁨은 분명 다를진대, 과연 지금의 기쁨을 견뎌야한단 말인가고 항변한다. 어떤 때는 머리가 그러하고 어떤 때는 마음이 그러한다. 즉, 내 마음과 내 머리인데도 내가 나를 잘 모르는 것이다.

 

이 책은 이 문제를 보다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게 하여서 좋았으나, 아직 현실적인 족쇄에 더 연연하는 - 책의 표현을 빌자면, 상점의 계산대처럼 계산부터 먼저 하는 - 나는 아직 조르바처럼 살기에 많이 두려우므로 별점은 3개만.

 

부언 하나. 조르바는 산전 수전을 겪으면서 인생의 부질없음을 깨닫고 현실에 충실하고 본능적으로 사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두목에게는 '늙은이의 말을 듣지 마라. 늙은이의 말을 들어봐야 무덤에 가기밖에 더 하겠냐. 젊은이는 상처 따위에 신경 쓸 필요없다'며  구세대는 그저 잠자코 있고 젊은이들의 자유과 행동을 지원한다.

그러나, 우리의 60대는 왜 그러지 못할까? 분명 그분들의 삶도 조르바 못지 않은 치열한 삶이었슴에도 불구하고 왜 다를게 결론을 짓게되었을까.

그리고, 나도 나이가 들어지만, 조르바의 이 말을 시간이 갈수록 꼭 새기고 되새겨 말을 많이 하지않는 늙은이가 되고 젊은이를 지지하는 그런 꼰대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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