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만큼 성공한다 - 개정판, 지식 에듀테이너이자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가 제안하는 재미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김정운 교수의 '나는 가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를 진짜 재밌게 읽었다. 우리네 생활 속 이야기를 심리학적으로 푸는데 그렇게 재밌고 공감적으로 잘 할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음 책이 나오면 무조건 또 읽어야지 했다. 그래서 두말않고 목차도 보지않고 망설임없이 책을 샀다.

 

이 책의 주제와 하고싶은 이야기는 서문에 있는 여는 이야기 "논두렁에 앉아 낫 갈기'에서 그대로 다 녹아있다. 즉, 두 농부가 있었는데 한 명은 아침부터 밤까지 줄기차게 벼를 베었지만 논의 벼를 다 베지 못했고, 다른 한 명은 수시로 논두렁에 안자 쉬어가면서 일을 했는데도 벼를 다 베었다. 차이는? 다른 농부는 쉬는 동안 논두렁에 앉아 낫을 갈았던 것이다.

즉, 이 책에서 말하는 노는 것을 이 농부의 낫 갈기인 것이다. 쉬면서 재충전을 하지않으면 성공도 행복도 가지가 어렵고 힘들다는 것만 느낄 뿐이라는 것이다. 이 주제를 펼치기 위해 많은 저자의 경험, 지식, 사례 등을 아래의 목차로 풀어놓는다.

 

1장     한국, 놀 줄 몰라 망할지도 모른다

2장    일의 반대말은 여가가 아니라 나태

3장    놀이는 창의성과 동의어

4장    놀이는 최고의 의사소통 훈련

5장    즐겁지 않으면 성공이 아니다

6장    밸런스 경영_일과 삶의 조화

 

1/2장은 현재 대한민국의 일과 여가에 대한 묘사이다. 우리는 그동안 일만했고 노는 것, 여가를 가지는 것이 죄악이었고 고로 4~50년의 일 속에서 노는 법을 잃어버린 우리의 고찰이다.

3/4장은 놀이에 대한 풀이다. 논다는 건 무엇인지, 일상에서 노는 것, 방법, 해외에서의 놀이, 어릴때의 놀이 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5/6장은 성공을 위해서 왜 우리는 여가를 희생하는지, 이 둘은 병립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개인적으로 3장과 4장의 놀이과 창의성/소통에 대한 이야기에서 문화적 쇼크를 받았다. 우리는 창의력, 창의성이라고 말은 늘 하지만 도대체 뭐가 창의적인 것이며 누가 창의적인 사람인가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창의'라는 말만 들어도 삼장이 죄어온다. 나는 창의적이지 않은데, 그런 교육도 받은 적 없는 것 같은데, 요즘 사회는 뭐든지 창의적이 되라고 주문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창의적이 되는가? 그간의 매체에서는 늘 생각하고 독서하고 뭐 그러거를 말하더라. 근데 이거는 우리가 알던 거 아닌가?  뭔가 구체적이지 않다. 나는 뭉그수레한 대책이난 방법론은 싫아한다. 현학적인 학자들이나 정책가들은 항상 뭉그수레하다. 그런 대책은 나도 안다.

 

그러나 이 책에서 김교수는 구체적 답이 있더라. '낯설게 하기'와 '데이터베이스'이다.

김교수에 따르면, 21세기는 새로은 지식사회이며, 이 지식은 정보와 정보의 관계라고 한다. 그러면 새로운 지식이란? 바로 기존의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새로운 맥락으로 새롭게 관계지어주는 것이다. 이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이전과는 다르게 정의하는 것이 바로 창의성이란다.

그러면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새로이 설정하려면, 바로 너무 익숙해서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것을 낮설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원래 있던 것도 관점을 달리해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익숙한 곳말고 우리가 안 가본 경험해보지 못한 곳에 여행하는 것, 경험하는 것 - 이런 것들이 다 새로운 정보를 만들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게 한다.

그리고 우리가 갖고 있는 온갖 정보들, 그대로 망각되게 하지말고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언제든 정보의 관계를 구성할 때 꺼내쓸 수 있도록 하자는 거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새로운 것을 기존의 것의 새로운 조합인 것이다. 조합을 하려면 조합할 정보가 항상 있어야 하고 필요할 때 언제든 쓸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데이터베이스이다. 자기만의 방법이든 프로그램을 사용하든말이다. 그간 직장생활하며 자녀를 키우며 부족했던 어떤 부분이 이 두 가지 설명으로 인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적어도 나에게는.

 

이 외에도 '좋은 게 뭔지도 겪어봐야 안다'는 말도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들었다. 우리 어릴 때 어럽게 살 때는 좋은 게 뭔지도 몰랐다. 그저 배만 채우면 되니까. 그러다보니 어른이 되어서 좋은 게 뭔지도 모르니 계속 모른 채 살게 되는 거다. 어른들 말씀처럼 '뭘 알아야 면장도 하지' 즐거운 경험 행복한 경험 - 뭘 해야 즐거운지 뭘해야 행복한지 모르면 내가 안해본 거라도 이것 저것 부딪혀봐야한다. 이것 역시 낯설게 하기와 일맥상통하지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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