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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플랜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평점 :
아무 이유없이 단지 제목이 눈에 많이 익었다는 이유로 책을 골랐다. 책 겉표지에는 "일단 읽어라 그 어는 것과도 견줄 수 없는 서스펜스가 있다" 뭐 이런 카피도 아주 자신있게 적혀 있었다.
앞 부분을 읽다 보니 이거 전에 비디오로 빌려서 영화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내용이다. 그래서 책 소개란을 먼저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내가 좋아하는 샘 레이미 감독에 의하여 영화화된 적이 있는 책이었다. 그런데, 분명 첫 장면 눈 속의 비행기에서 돈 가방을 꺼내는 장면은 너무도 선명히 기억이 나는데 도무지 그 이후의 내용이 생각이 안 나는 거다. 이건 둘 중 하나다. 영화가 재미가 없었거나 아니면 보다가 잠이 들었거나. 그래서 잠깐 재미없을 것 같은 데 읽지말고 그냥 덮을까?하고 잠깐 생각했다. 그러나 무슨 철학서나 교과서도 아니고 소설인데, 잡은 이상 읽어야하지 않겠나.
평소 미스테리, 추리, 공포 소설을 좋아한다. 내가 기억하는 첫 소설은 청소년을 위한 무슨 공포 단편 소설선 이런 거였고, 그속에 있던 포우의 '검은 고양이'의 충격이후에 정말 좋은 추리, 공포 소설을 보면 건빵속에서 별사탕을 발견하여 입 속에 넣은 마냥 행복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책 소개가 너무 거창하여 내심 가장 최근에 읽은 '용의자 X의 헌신' 정도를 기대하고 읽어나갔다.
행크라는 1인칭 화자되는 주인공과, 그의 형 제이콥, 제이콥의 친구 루가 추락한 비행기에서 100달러짜리로만 된 480만 달러를 발견하고 목격자도 없는 그 눈 속의 겨울 날 돈을 가지기로 하고 6개월쯤 지난 뒤에 정확히 1/3으로 나누기로 합의하고 돈의 보관은 사료상의 회계업무를 보는 그마나 정상적인 생황을 하는 행크가 맡게된다. 그러나 돈에 대한 욕심은 서로에 대한 의심을 낳고 그 의심이 확신을 낳고 그 확신은 급기야 살인을 부르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는 너무도 단순해 보였던 480만 달러 수취 계획은 알고보니 착각이었을 뿐 아니라 헤어나올 수 없는 복잡한 미로 혹은 안개속을 들어가는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내용이다.
외국 번역 소설을 읽다보면, 유명세에 비하여 감동이 덜하는 경우를 느낄 수 있다. 아마 번역을 한 번 거친 영향이리라. 그래서 그런건지 최근 미국 추리 소설의 경향에 덜 익숙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책 소개에서 말한 것 과같은 긴장과 서스펜스는 없었다. 결말이 궁금하긴 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용의자 X의 헌신'과 같은 담담하지만 두 눈이 번쩍띄이는 반전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담담하니 단순해보이는 어려운 사건을 풀어나간 게 전부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소금 간은 되어있는데 고추장이 안 풀린 양념이라고나 할까. 역시 나는 시원하고 깔끔한 것보다는 매콤하고 톡 쏘는 긴장과 반전이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