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2010년 11월경 선물을 받았다. 당시 선풍적 베스트셀러였다. 읽고싶었던 책이라 선물해준 분에게 너무 고마웠다. 책장을 펼쳤다. 어려웠다. 평소에 잘 쓰지않는 고차원적인 단어와 문맥들고 가득했다. 아~! 서론격인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은 후 2,3장으로 넘어가기가 너무 벅찼다. 결국 4장까지 읽고 책을 덮었다. 1,2,3,4장은 옳은 일, 공리주의, 자유시장, 시장과 도덕에 대한 것이었다.  

새해를 두 번다 보내고,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다시 책을 열었다. 5장은 칸트의 순수이성과 정의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이후로 평등, 소수집단우대정책, 정의와 자격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 충직 딜레마, 공동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후반부는 관심분야와 겹치는 부분들이 많아서 금새 책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내게는 이 책은 정의에 대한 문제제기서라기 보다 그저 철학책같다. 10장 중 8개 장이 철학과 철학사상에 대하여 설명하고 예를 들고 말미에 저자의 의견을 조금 첨부하는 식으로 책이 이루어져있다. 결국 졍의는 철학과 가치관의 문제였던 것이다. 우리는 너무 빨리 달려왔다. 그러는 사이 공공교육에서 수학과 영어만이 난무하는 공부를 하였고 그걸로 이 나라는 세계 교역 11위의 나라로 만들긴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정의를 고민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숫자와 외국어의 실용을 너무 강조하는 사이에 정말 중요한 철학을 정말 도외시했었던 결과이다. 내가 배워 본 철학이라고 고등학교 국민윤리시간에 (1주에 1시간 수업이었다.) 단답형 주관식으로 연결했던 것이 정부였다. 그것도 주로 서양 철학위주로. 즉, 칸트하면 순수이성비판, 벤담은 공리주의, 볼테르는 계몽주의 데카르트의 존재론 이런식으로. 그런데 정작 그 내용은 무엇인지 배운 적도 읽은 적도 없었다. 이것이 우리의 철학이었다. 그러니 도대체 정의가 무엇인지, 왜 정의인지 고민을 할 여유가 왜 있었겠는가. 정의가 무엇인지 몰라도 철학적 사고를 배우고 나만의 생각을 하고 가치관이 있으면 우리가 지금 정의라는 놈때문에 이리 우왕 좌왕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가야한다. 수학과 함께 외국어와 함께 우리 역사와 고전과 철학을 다시 익혀야 할 시점이다. 지금을 놓치면 우리의 자식들이 길 잃고 방황하는 모습을 내가 늙고 병들어서 뉴스로 보게 될까 그지 두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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