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고 장은 생각한 일이 있다. 누구나 조금씩은 불행하고, 가장 불행한 사람조차 끊임없이 불행하지만은 않으므로 호들갑 떨 필요가 없다고 말이다. - P11
아무도 나를 치고 가지 못한다. 타인을 해치려는 사람은 자신을 걸어야 하므로. - P35
불행을 통과한 인간에게는 질문이 찾아온다. 노크도 없이 불쑥 들어오는 질문은 불행한 인간을 더욱 불행하게 만든다. 불행한 인간은 대체로 자신이 겪은 불행으로 말미암아 질문에 대답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 P59
그냥 운이 없었던 거죠. 나쁜 사람의 이유 같은 것에 귀 기울여줄 필요 없어요. - P165
"세상 모든 일이 이유가 있어 일어나는 게 아니잖아요. 어떤 건 그냥 사고예요.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게 세상의 모든 일이고요. 왜 특별히 쟝에게만큼은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그냥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받아들이라는 말이에요?" "아니죠. 엄청난 일이 일어났죠. 삶에는 원래 엄청난 일이 계속 돼요.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삶이 계속된다는 것부터 봐요. 불행을 특별 대우해주면 불행이 잘난 척을 해요......." - P184
그렇게 많이 가지고도 여전히 잃는 걸 두려워하는 게 신기했다. - P230
거의 생기지 않을 일에 대한 대책은 준비하지 않는 게 당연했다. 계엄사령부 조사실에 갇힐 때를 대비하지 않은 건 장의 잘못이 아니었다. 아무도 장을 도울 수 없었다. 그럴 만큼 누군가를 도와본 적이 없었다. 장은 그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여야 했다. - P240
마침내 이루 말할 수 없는 불행이 찾아왔을 때 장은 불행이란 단어가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는 데 한참이나 모자람을 깨달았다. 지난날의 견해가 오만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대신 불행의 일부를 감경받는다면 반드시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장의 불행을 덜어 가려고 하지 않았다. 장은 그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이게 전부 내 것이라고? 이렇게나 크고 많은 것이? 이 정도 불행이면 모두가 함께 나눠야 공평하지 않은가? 비록 내가 누군가의 불행을 나눠 가진 적이 없더라도 말이야. 그의 불행은 온전히 그의 것이기만 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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