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지음 / 살림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적당한 돈을 지불하고 대신 안락함을 얻는 일에 너무 인색하지 말 것. 그렇게 얻어지는 평화가 창조에 기여할 수 있다면 물질을 아끼지 말 것. - P51

나는 알고 있다. 말이 많고 망설임이 많은 고객일수록 점원들에게 얕보임을 당한다는 것을. 당연한 일이다. 많이 드러낼 수록 바닥이 보이는 법이니까. - P69

내가 받은 전화의 거의 대부분은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그것은 상담이란 이름의 자기 고백, 더욱 잔혹하게 몰아붙이자면 자기 과시 같은 것이었다. 나는 이렇게 살았고 세상은 나를 이렇게 유린했으나 나는 고귀한 희생으로 그것을 견디었다는 것.
견딤. 고통의 인내는 미덕이 아니다. 그것이 미덕이라는 주장은 기득권을 쥔 자들의 염치없는 요구일 뿐이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보수주의자들을 혐오한다. 그들은 정신의 진보를 억압한다. 억압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큰 적이다. - P71

고요한 밤의 시간, 깊은 밤의 시간들이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나는 ‘거룩한 밤‘이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고요하고 깊은 것은 모두 거룩한 것이다. 나는 언어의 표피를 만지는 것보다 그것의 본질을 만지는 것을 더 좋아한다. 쓸데없는 말의 낭비는 딱 질색인 것이다. - P96

할 수 있는 일은 이 비극이 황홀해지도록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 사람마다 가치가 다르듯이 황홀함에 대한 척도도 물론 다르다. 모두들 자기 방식대로 내용을 완성하고 자기 주장대로 형식을 이끌어 간다. 평가는 오직 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평가는 신이 내린다 해도 절정을 느끼는 것은 삶의 주인공인 바로 우리들이다. 황홀함은, 다른 모든 것은 다 절대자가 관장한다 하더라도, 그 감정만은 우리들이 소유한다. 인간이 움켜쥘 수 있는 유일한 것, 그래서 모든 비극은 황홀감을 지향한다. - P202

목숨을 던지는 일보다 사랑을 참는 일이 더 힘이 들었습니다.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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