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성에 따라 언젠가는 비슷한 형태로 반복될 미래사에 관해 명확한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은 내 역사 기술을 유용하게 여길 것이며,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 P36
역사가는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건을 선택해서 의미 있다고 여기는 사실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한다. 어떤 사건이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경험의 영향을 받는다....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서술 대상의 차이가 아니라 역사의 대사건을 서술하면서 취한 두 역사가의 태도다.......그들이 어느 한쪽을 감정적으로 편들었다면 사실을 편향되게 기록하고 해석했을 것이고, 역사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인류의 문화 자산이 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 P39
역사가는 때로 사료의 공백을 상상력으로 극복해야 한다. - P45
그들의 책은 왜 그렇게 오래 그리고 널리 읽혔을까? 핵심은 ‘서사의 힘‘이다. 그들은 뚜렷한 목적을 품고, 명확하게 특정할 수 있는 대상에 관하여, 최대한 사실에 토대를 두고, 사람들이 귀 기울여 들으면서 지적 자극을 받고 정서적 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를 꾸몄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가 지적 자극을 받고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서사를 만드는 일이다. - P48
독해가 어려운 것은 낯선 정보가 너무 많아서다. 모르는 정보가 많으면 스토리를 이해하기 힘들고,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텍스트에 몰입하기 어려워진다. - P51
역사는 사실을 쓴 이야기이고 언어로 재현한 과거이다. - P51
우리가 옛 역사서를 읽는 것은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남긴 이야기에서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극적인 사건과 기담과 인물 캐릭터의 보물 창고여서 소설가와 영화 제작자들은 거기서 인간과 세상의 빛과 그림자를 보여주는 이야기를 끝도 없이 찾아낸다. - P51
과거를 기억함으로써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려는 욕망이 우리 인류의 본성. - P59
사마천은 황제와 고관대작들의 행위에 관한 사실을 기록하는 것만으로 천하와 시대의 과거를 재현할 수 없다고 보고, 구전으로 떠돌던 이야기를 단서로 삼아 뛰어난 인물의 행적을 분석하고 평가함으로써 당대의 사회상을 구석구석 구려 보았다. ......사실위에 상상력을 적절하게 덧입혀야 이런 글이 나온다. - P73
"역사책을 집어 들 때 책 표지에 있는 저자의 이름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출간 일자나 집필 일자가 때로는 휠씬 더 많은 것을 누설한다." 카의 밀이다. - P97
이슬람 세계의 불행은 교리 그 자체가 아니라 무함마드가 세속의 왕이 된 데서 비롯했다. - P107
그는 평생 과거를 들여다보았지만 현재를 이해하지 못했으며, 현재를 직시하재 못했으니 미래를 옳게 예측할 수도 없었다. - P134
역사가는 과거의 모든 사실을 수집할 수 없다. 유적과 유물은 과거의 파편을 보여줄 뿐이다. 문헌 기록 역시 완전히 믿을 수는 없는 일부 사실만 담고 있다. 게다가 역사가는 사료를 통해 수집한 사실을 전부 기술하지 않으며, 아는 사실을 다 기술한다고 해서 역사가 되는 것도 아니다. 역사가는 중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을 중심으로 의미 있다고 여기는 사실을 엮어 이야기를 만든다. 그렇다면 역사가는 어떤 기준으로 중요한 사건과 그렇지 않은 사건을 나누며, 어떤 원칙으로 의미 있는 사실과 그렇지 않은 사실을 구분할까? 만인이 동의할 수 있는 완전무결하고 합리적인 기준이 있는가? 없다. 역사가는 저마다 다른 기준에 따라 중요한고 의미 있는 사실을 선택하며 같은 사실로도 각자 다른 이야기를 만든다. 사실의 선택은 역사가의 주관적 판단 영역에 속하며, 역사가의 주관은 개인적 기질, 경험, 학습, 물질적 이해관계, 사회적 지위, 역사 서술의 목적을 비롯한 여러 요인이 좌우한다. - P137
역사가는 해부학을 배우는 학생이 아니라 노련한 과학수사대 요원과 법의학자가 사신을 다루는 자세로 역사의 사실을 대면해야 한다. ...... 랑케는 역사의 사실에서 인간의 이야기를 끌어내지 못했다. 그래서 그가 쓴 책들은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귀중한 문헌을 보관하는 도서관 깊은 곳에 잠겨 있는 것이다. - P141
역사가는 역사의 사실을 수집하고 검토해 이 법칙으로 인간과 사회의 과거를 잘 설명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옳다고 여기는 점은 인정하고 그렇지 않은 점은 비판하면 된다. 마르크스의 역사 이론은 사회의 과거를 해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변화시킬 목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가 어려웠다. - P151
결국 이것은 논증이 아니라 희망 사항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19세기에는 경제학과 사회학이 초보적 발전 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마르크스의 이론을 승인하거나 배척하는 데 필요한 실증적 데이터가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해관계와 직관적 판단에 따라 그것을 수용하거나 배척해야 했다. - P161
‘조선상고사‘는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대한, 우리 민족의 역사를 압록강 남쪽에 가두어 버렸던 고려와 조선의 역사가들에 대한 전면적이고 치열한 투쟁이었다. - P192
"역사란 무엇인가? 인류 사회의 아와 비아의 투쟁이 시간으로 발전하고 공간으로 확대되는 마음의 활동 상태의 기록이다." - P192
얼마나 풍부한 정보를 가졌는지에 따라 ‘아는 수준‘이 달라진다. - P227
정확성은 역사가의 의무일 뿐 미덕이 아니다. 정확하다고 해서 역사가를 칭찬한다면 잘 말린 목재와 적절하게 섞은 콘크리트로 집을 짓는 다고 건축가는 칭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것은 건축의 필요조건이지 건축가의 본질적인 기능은 아니다. 그런 일이 필요할 때 역사가는 이른바 역사학의 보조 학문인 고고학, 금석학, 고전학, 연대측정학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오늘날 모든 저널리스트는 적절한 사실을 선택하고 배열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사실이 스스로 이야기한다는 주장은 진실이 아니다. 역사가가 이야기할 때만 사실은 말을 한다. 어떤 사실에게 발언권을 주며 서열과 순서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게 역사가다. 사실이란 자루와 같아서 안에 무엇인가를 넣어주지 않으면 일어서지 못한다. - P229
역사는 과거에 대한 이야기이며, 역사가는 사실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다. - P229
"크로체는 모든 역사는 현대사라고 선언했다. 역사란 본질적으로 현재의 눈으로 현재의 문제에 비추어 과거를 바라보는 것이며, 역사가의 임무는 기록이 아니라 평가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만약 아무것도 평가하지 않는다면 무엇이 기록할 가치가 있는 사실인지 역사가는 도대체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 P232
카는 역사가 과학이 될 수는 없지만 탐구 대상은 과학과 다르지 않으며, 사실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합리적 해석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역사를 과학적으로 만드는 열쇠라고 주장했다. - P237
역사학을 전공하고 교사로 일했던 어머니는 어린 아들에게 동화책 대신 영국 역사를 읽어 주었다. - P253
토인비의 이론에 따르면, 문명은 외부 환경의 도전에 대한 성공적 응전의 산물이며 탄생한 후에도 계속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다. 문명은 응전에 성공하면 성장,발전하고, 실패하면 쇠퇴하며, 실패한 응전이 계속될 경우에는 해체된다. - P259
역사가는 과거를 탐사하지만 그들의 눈이 향하는 곳은 현재와 미래인 경우가 많다. - P263
기술과 제도와 문화의 차이도 그 원인을 추적하면 결국 환경의 차이에 귀착된다. "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을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다이아몬드의 대답은 간단 명료하다. "우연히!" 또는 "운이 좋아서!" - P291
‘총,균,쇠‘는 역사학의 연구 성과를 최대한 받아들인 과학자의 역사책이고, ‘사피엔스‘는 과학자의 연구 성과를 최대한 받아들인 역사학자의 역사책이다. - P299
하라리가 하고 싶었던 말은 어떤 생물 종의 진화적 성공이 그종에 속한 개체의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P304
"7만 년전 아프리카 한구석에 살았던 별로 중요하지 않은 동물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 전체의 주인이자 생태계 파괴자가 되었고 이젠 신이 되려느 ㄴ참이다. 그들은 창조와 파괴라는 신의 권능을 가질 만반의 태세를 갖추었지만 불행하게도 자랑스러운 업적이라고 할 만한 것을 이룬 적이 없다. 환경을 정복하고, 식량 생산을 늘리고, 도시와 제국을 세우고, 넓은 교역망을 구축했지만 개별 사피엔스의 복지를 개선하지 못했고, 다른 동물에게는 큰 불행을 안겨 주었다. 우주왕복선을 만들었지만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힘은 세지만 책임 의식은 없고, 안락함과 즐거움만 추구하면서도 만족할 줄 모른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은 많고 책임은 지지 않는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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