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9
샬럿 브론테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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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음에, 모든 것을 털어놓기를 나는 얼마나 간절히 바랐던 것인가! 그러나 그 대답을 챙기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어린이들이란 감정은 풍부해도 그 감정을 분석하지는 못하는 법이다. 설령 분석이 머릿속에서 얼마쯤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그 분석의 결과를 말로 표현할 줄을 모른다. 그러나 타인에게 털어놓음으로써 내 슬픔을 달랠 수 있는 최초의 그리고 유일한 기회를 놓칠까 보아 나는 잠시 우물쭈물하다가 빈약하기는 하지만 거짓이 없는 대답을 하려고 애를 썼다. - P38

그날 오후는 평화와 조화속에 지나갔다. 밤이 되자 베시는 내게 아주 재미ㅣ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제일 좋은 노래도 불러주었다. 내게도 인생이 햇빛을 번뜩여 주었던 것이다. - P68

그녀의 눈길은 안으로 향해서 자기의 가슴속으로 들어가 있는 성싶었다. 눈앞에 있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기억하고 있는 과거지사를 보고 있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 P89

지금 나는 이러한 경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팔 년간의 습관이 단지 반나절 사이에 진절머리 나는 것으로 변했다. 나는 자유를 원했다. 자유를 갈망했다. 나는 자유를 원해서 기도를 올렸다. 기도 소리는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흩어져버리는 것만 같았다. 나는 기도를 그치고 좀 더 겸손한 탄원을 했다. 변화와 자극을 달라고 기원했다. 그 간절한 애원마저 막연한 공간 속에 휩쓸려 들어가버린 것만 같았다. 나는 거의 필사적으로 외쳤다. ‘그렇다면 적어도 내게 새로운 고생살이를 하도록 해주소서!‘ - P152

외양이라고 하는 것은 젊은이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끼치는 법이다. - P176

사람이란 안온한 생활에 만족해야 하는 법이라고 말해보았자 그것은 부질없는 일일 것이다. 사람이란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엔 필경 만들어내고야 만다. - P198

사건이 일어났다가 내게서 떠나가버린 것이었다. 어쩌면 그것은 로맨스도 없고 흥미도 없는 평범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조한 생활의 한 시간에 변화를 갖다 준 셈이었다. 나의 도움이 필요하였고 희구되었고 또 나는 그것을 부어하였다. 무슨 일을 했다는 것이 내게는 기뻣다. - P209

차라리 그 당시에 괴롭고 불안정한 생활의 폭퐁 속에 내던져진 몸이 되어, 갖은 고생을 다 한후 지금 내가 불만을 가지고 있는 평온한 생활을 동경하게 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그렇다. ‘너무 편한 의자‘에 눌러앉아 있기가 싫증이 난 사람에게 긴 산책이 좋듯이 그게 내게는 더 좋았을 것이다. - P210

"저보다 나이가 많으시다든가 세상 경험이 많으시다는 것만 가지고는 제게 명령을 할 권리가 없으시다고 생각해요. 우위를 주장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자신의 시간과 경험을 어떻게 사용하였는가에 달려 있다고 봐요." - P243

"(...)하지만 조심은 지나쳐서 손해나는 일이 없다고 난 생각해요. 문의 빗장을 지르는 것쯤이야 쉬운 일이고 자신과 재양 사이에 빗장을 질러두는 것이 좋은 일이죠. 사람들이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나보고 얘기하라면 하느님이 재앙을 막는 수단까지 보살펴주시는 건 아니죠. 수단이 신중하게 강구되었을 때엔 축복을 내려주시지만." -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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