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애니 배로스 지음, 신선해 옮김 / 이덴슬리벨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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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가 독서를 좋아하는 거예요. 책 속의 작은 것 하나가 관심을 끌고, 그 작은 것이 다른 책으로 이어지고, 거기서 발견한 또 하나의 단편으로 다시 새로운 책을 찾는 거죠. 실로 기하급수적인 진행이랄까요. 여기엔 가시적인 한계도 없고, 순수한 즐거움 외에는 다른 목적도 없어요. - P22

제가 보기에 그는 말을 아낄수록 더 많은 아름다움을 창조해내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찬탄하는 문장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밝은 날이 다했으니 이제 어둠을 맞이하리라.‘ 바로 이겁니다.
독일군이 상륙하던 날에도 이 문장을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들을 실은 비행기가 연달아 오고 부두에도 배가 쏟아져 들어오는 걸 바라보던 그때 말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빌어먹을 놈들, 빌어먹을 놈들‘하고 속으로 되뇌는 것뿐이었습니다. ‘밝은 날이 다했으니 이제 어둠을 맞이하리라‘라는 문장을 떠올릴 수 있었다면 어떻게든 마음을 다잡고 밖으로 나가 상황에 맞설 준비를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심장이 신발아래로 가라앉듯 축 처져 있을 게 아니라요. - P99

나는 죽은 작가가 쓴 책은 읽지 않아요. 결코. 대신 내가 직접 쓴 작품을 읽지요. 나는 요리책을 쓴답니다. 감히 말하건대 제아무리 찰스 디킨스가 쓴 글이라 해도 내 책만큼 많은 눈물과 비애를 이끌어내진 못해요. - P159

엄청난 슬픔이 노아의 대홍수처럼 나의 세상을 휩쓸어버렸고, 여기서 벗어나려면 꽤 오랜 시가이 걸리겠죠. 그런데 벌써 물 의로 솟은 작은 섬들이 있네요. 희망? 행복? 뭐 그런 것들로 부를 수 있겠죠. 당신이 의자 위로 올라서서 부서진 건물 더미를 애써 외면한 채 반짝이는 햇빛을 받는 모습을 기분 좋게 상상해본답니다. - P162

위즈워스가 그에게 자연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힐난했을 때도 찰스 램은 이렇게 썼답니다.
‘내게는 숲과 계곡을 향한 열정이 없어. 내가 태어난 방, ㅍㅇ생 내 눈앞에 놓인 가구, 충직한 개처럼 어디든 나를 따라다니는 책꽂이와 낡은 의자, 오래된 거리, 햇볕을 쬐던 광장, 예전에 다닌 학교...... 이래도 자네의 ‘산‘이 없다고 해서 내게 열정ㅇㄹ 불태울 대상이 부족해 보이는가? 나는 자네가 부럽지 않아. 오히려 가엾게 여기지. ‘마음‘만 있다면 무엇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정년 몰랐단 말인가.‘ - P179

옥시 새로운 누군가에게 눈을 뜨거나 마음이 끌릴 때, 갑자기 어디를 가건 그 사람 이름이 튀어나오는 걸 알아챈 적이 있나요? 내 친구 소피는 그것을 우연이라 부르고 나와 친한 심플리스 목사님은 은총이라 하십니다. 목사님의 설명을 빌리면 새로운 사람이나 사물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면 일종의 에너지를 세상에 내뿜고, 그것이 ‘풍부한 결실‘을 끌어당긴다고 해요. - P180

세네가가 이런 말을 했지요.
‘작은 슬픔은 말이 많지만, 크나큰 슬픔은 말이 없는 법이다.‘ - P233

도시는 마음만 먹으면 천사를 설득해 천국에서 나오게 할 수도 있을 거예요. - P309

이야기의 유일한 단점은 끝이 있다는 것이다. - P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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