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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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미처 자각할 겨를이 없었지만, 6월항쟁이 있었던1987년부터 분신정국이 펼쳐졌던 1991년까지 사 년에 걸쳐, 그동안의 한국사회를 완강하게 지탱해온 뭔가에 불길이 지펴지면서 그 불꽃이 화려하게 타올랐다가 장엄한 모습 그대로 몰락해갔다. 그게 뭔지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_ 그리고 대뇌와 성기 사이에 중 - P47

1991년5월 이전까지만 해도 대뇌의 언어로 말하던 사람들이 1992년부터모두 성기의 언어로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그게 바로 1991년 5월이후의 세상을 살아가던 사람들의 내면 풍경이었다. - P49

완전한 해방은 두려울 정도로 요염한 쾌감과 연결돼 있었다. 중년 남자의 말은옳았다. 완전한 해방이란 사적인 쾌감과 관계된 것이므로 누구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는 것이었다. - P56

내가 몇 번이나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면, 그날의 그 몸이 바로 나라면, 그런 공간도 단 한 곳뿐이었고 그런 순간도 단 한 번뿐이었다. - P70

이처럼 지금의 사람들이 핸드폰, 블로그, 검색, 이메일 같은 단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시절의 사람들은 총격, 수류탄, 폭격, 사살 등의 단어에 노출돼 있었다.

_ 사랑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으니 중 - P102

폭력의 반대말은 비폭력이 아니라 권력이라고 한나 아렌트는말한 바 있다. 권력이 훼손될 때, 그러니까 권력이 다른 곳으로 이양될 때, 폭력은 일어난다. - P104

인생은 자기 자신이 지배하는 것이다. 너의 인생을 누구에게도 맡기지 말라. 무엇보다도 네가 선출한 지도자에게는 맡기지 말라. 자기 자신이 되어라. - P124

"결국 만지면 부서지는 나비의 날개 같은 것이지. 현실이 잔혹할때, 희망이란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장난감 같은 거야. 그래서 나는모든 희망을 버린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야. 희망과 함께 자신의 모든 과거를 부정하는 사람들을."

_ 내게 조국은 하나뿐입니다. 선생님 중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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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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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해지지 않아도 돼.
무릎으로 기어다니지 않아도 돼.
사막 건너 백 마일, 후회 따윈 없어.
몸속에 사는 부드러운 동물,
사랑하는 것을 그냥 사랑하게 내버려두면 돼.
절망을 말해보렴, 너의, 그럼 나의 절망을 말할 테니.
그러면 세계는 굴러가는 거야.
그러면 태양과 비의 맑은 자갈들은
풍경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거야.
대초원들과 깊은 숲들,
산들과 강 너머까지.
그러면 기러기들, 맑고 푸른 공기 드높이,
다시 집으로 날아가는 거야.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너는 상상하는 대로 세계를 볼 수 있어.
기러기들, 너를 소리쳐 부르잖아, 꽥꽥거리며 달뜬 목소리로-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이 세상 모든 것들
그 한가운데라고.

- 메리 올리버, 기러기」 - P5

지평선이었다. 드넓게 펼쳐진 노란색 지평선의 좌우 양쪽이 붉게 물든 하늘을 향해 굽어 있었다.

_ 단 하나의 실낱같지만 확실한 무엇 중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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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니, 선영아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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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때부터 인간이 쫀쫀하게 생겨먹었다는 것, 그것보다 더한 천재지변이 어디 있겠는가? - P8

위로 솟구치지 못하고 아래로 향하는 불꽃, 차가운 열정, 무거운 의심. - P9

삶이 왜 죽음과 같은 절망에 이르는지 아는가? 그건 스스로 무덤을 팠기 때문이다. - P11

세상에는 두부류의 여자가 있다. 지금 사랑하는 여자와 앞으로 사랑할 여자. 그렇다면 한때 사랑했던 여자는? 회한과 추억과 그리움의 대상일수는 있겠지만, 여자로 보이지는 않는다. - P35

왜 우리는 사랑을 맺거나‘ 사랑을 이루지‘ 않고 사랑에 빠지는‘ 것일까? 그건 사랑이란 두 사람이 채워넣을 수 있는 가장 깊은관계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집어넣어도 그 관계는채워지지 않는다. 정열, 갈망, 초조, 망설임, 투정, 침착, 냉정, 이기심, 헌신, 질투, 광기, 웃음, 상실, 환희, 눈물, 어둠, 빛, 몸, 마음, 영혼 등 그 어떤 것이든 이 깊은 관계는 삼켜버린다. 모든 게 비워지고 두 사람에게 방향과 세기만 존재하는 힘, 그러니까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원초적인 감정의 움직임만 남을 때까지 그 관계 속으로 자신이 가졌던 모든 것을 밀어넣는 일은 계속된다. 그런 과정을 되풀이하다가 마침내 마음의 숲속 빈터가 열리게 되면 뜨거운 육체의 아름답고 털 없는 동물들이 뛰놀게 된다고 서양의 어느 시인은 노래했다. - P45

‘나‘는 레너드 코헨의 노래처럼 권투선수와 의사와 운전수가 될 수도 있고 안치환의 노래처럼 그대 뺨에 물들고 싶은 저녁노을이나 그대 위해 내리는 더운 여름날의 소나기가 될 수도 있다. - P46

실연이란 그 크나큰 ‘나‘를 잃어버린 상실감이기도 하다. - P46

세상의 다른 모든 일들은 나이든 사람들이 잘하지만 사랑에 빠지는 일만은 모험을 겁내지 않는 젊은이들의 전공 분야다. - P47

더이상 관계 속에 채워넣을 것도 없을뿐더러 나중에 관계 속으로 밀어넣었던 걸 혼자서 다시 꺼내는 것도 이젠 지겨웠기 때문이었다. - P49

"마지막이라는 말보다 더 슬픈 말을 나는 알지 못합니다. 내 곁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없음보다・・・・・・ " - P59

그건 아름다운 여자를 자신만이 소유했다고 믿는 모든 남자들이 두툼한 지갑과 함께 늘 지니고 다녀야만 하는 감정인, 질투심 때문이었다. - P61

폭격으로 전기 공급이 완전히 차단된 무방비도시가 현대사회라면 그 어둠 속에 혼자 고립된 채 살길을 찾아 나서는 게 바로 우리 삶이다. - P62

꽃에는 입술이 없지만 자신을 바라보라고 말한다. 사랑에는 혀가 없지만 네가 누구인지 먼저 알아내라고 종용한다. 사랑을 통해우리는 저마다 위대한 개인으로 자란다. 거울에 비친 그 위대한 개인을 사랑할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을 향해 단호한 어조로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다. - P66

선영과 진우와 광수가 처음으로 사랑을 배우던 1989년의 키워드는 애국이라는 단어였다. 그건 자신의 조국을 사랑한다는 집단적인고백이었다. 캠퍼스 광장이나 경의선 철길이나 명동성당에서 집단적으로 "사랑해, 조국아"라고 외칠 때, 그건 다시 한번, 자신들이 누구인지 알게 됐다는 뜻이다. 자신들을 먼저 사랑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자신들을 먼저 사랑해야만 ‘진실로 연애다운 사랑‘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뜻이다. - P68

질투란 숙주가 필요한 바이러스와 비슷하다. 질투란 독립적인감정이 아니라 사랑에 딸린 감정이다. 주전선수가 아니라 후보선수라 사랑이 갈 때까지 가서 숨을 헐떡거리면 질투가 교체선수로투입된다. 질투가 없다면 경기는 거기서 끝나버릴지도 모른다. - P87

하지만 그 상태는 깊은 사랑이 아니라 깊은 착각에 가깝다. 우리는 서로에게 영원한 타인이다. 우리는 자신을 제외하고는 누구도완전히 알 수는 없다. 혼신의 힘을 바쳐 사랑한다고 해도 우리가모르는 부분은 영영 남게 된다. - P89

현대적인 사랑의 방식이란 우리가 절대로 알지 못하는 게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일이다. - P91

삶이 죽음이라는 엄청난 장애물을 뛰어넘는 데 지렛대로 사용하는 게 바로 사랑이다. - P106

"정신 차려, 진우야, 사랑이라는 건 서로 아끼고 위하는 거야. 사랑이란 한 번 사랑했다는 기억만으로도 영원할 수 있는 거야. 하지만 슬프게도 너한테는 그런 기억이 없는 모양인데, 그렇다면 사랑이라는 말을 쓰면 안 돼."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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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ㅣ 한국 근대 문학 기행
김남일 지음 / 학고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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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는 이렇게 시작하는 이른바 2·8 독립선언서」를 썼다. 거기서 한일 병합이 사기와 폭력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인류의 큰 수치이자 치욕이라 질타했고, 합병 이후에도 일본은우리 겨레의 이익과 행복을 깡그리 무시하는 민족 차별 정책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일본의 조선 병합은 동양의평화에도 크게 위협이 됨을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독립은 너무나 정당하고 필연적이라 주장한 선언서는 우선 정당한 방법으로 독립을 추구할 것이지만, 일본이 만일 우리 겨레의 정당한 요구에 불응한다면 영원한 혈전을 선언하리라고 힘써 외쳤다. 이광수는 선언서를 쓴 뒤 몸을 피해야 했다. 그는 다시 상하이로 망명을 떠났다.

_조선 학생들은 연설을 한다, 과격하게! 중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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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교양 공부 - 나와 세계를 잇는 지적 생활 습관 ㅣ 하루 한 공부
전성원 지음 / 유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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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에 걸쳐 읽었다. 하루 평균 2꼭지 정도 읽었다. 물론 하루에 하나, 2-3개, 15개 꼭지까지 다양하다. 책의 취지에 맞게 하루 한꼭지씩 읽으려고 노력한 책이다.

역사적 사실의 점과 역사적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선을 넘어 현실적 의미로서 역사적 맥락을 해석하는 면을 공부하는데 이 책의 저술 목표이다.

365개의 다영한 국내외 주제를 일자별로 정리하고 해석한 이런 방대한 내용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요즘 읽은 책들을 지인들에게 전달하는데, 이 책은 서재방에 보관할 예정이다.

이 벽돌책은 저정도 책가격이라면 상대적으로 아주 저렴하다는 점이다. 이런 책이 국내 저자에 의해 쓰여졌다는 점에서 대단한 기획이다. 올해의 책 목록에 들어갈 후보이다.

개정판에서 일부 꼭지를 추가하거나 삭제한다면 완성도가 완벽해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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