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 - 단단한 생각의 말들이 이루는 공감과 울림
정은령 지음 / 마음산책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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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글쓰기는 오롯한 목표였던 적이 없다. 글을 쓰고 싶어서 글을 썼던 적도, 글쓰기가 행복했던 적도 없다. 그럼에도글쓰기를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외면하지 못해서이다. _ 나는 왜 쓰는가 중 - P19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Si vales bene, va-leo) 라틴어로 쓰인 이 글귀는 로마인들이 편지를 쓸 때 첫 인사로 사용하던 말이라고 한다. ‘그대가 평안해야 비로소 나도 평안하다‘는 로마인들의 인사법에 마치 그런 인사를 건네받은 것처럼 마음이 먹먹해진다. 오늘 스쳐 지나간 당신이 잘지내는 것은 나의 안녕의 조건이다. 37도의 열덩어리가 아닌 사람들의 평안을 기원한다. _ 4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중 - P194

오늘 내가 타자에게 베푸는 환대는 미지의 어느 날 내가 혹은 내 후대가 이 세상 어딘가를 유랑하는 타자가 되었을 때 받기 원하는 대접에 다름 아니다. - P202

5500만 광년 저편 우주의 일도, 배달원의 노동 없이는 드러날 수 없었다. 지상에서 한 집배원이 소리 없이 사라져가는것은, 한 우주의 상실이다. - P206

문화혁명의 격동기를 살아내며 배신과 자기부정, 우정,
사랑을 발견했던 중국의 작가 다이허우잉은 자전적인 소설『사람아 아, 사람아!』에 이런 구절을 남겼습니다. "함께 배웠다 하여 끝까지 같은 길을 걷는 것도 아니며 길이 다르다 하여 반드시 다른 목적지에 이르는 것도 아니다."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날 때, 서로가 선 자리가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P218

홍보영상 아래 넣은 CNN의 메시지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사실이 확립된 뒤에 의견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의견도중요하지만 그것이 사실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사과는 바나나가 아니고, 지구는 평평하지 않다. 사실은 아무리 사소해도 사실이다. - P222

내 편은 선이고, 상대는 악의 영역에 있으며 듣기 싫은이야기는 차단해버리면 그만이라는 세상에서 흘러 다니는이야기들은 뻔하고 겹이 얇다. 그렇게 얄팍한 이야기들은 우리를 미지의 세계로 인도하지 못한다. - P226

수정처럼 맑고 단단한 슬픔은 어둠에 모든 것이 묻힌 세상을 비춘다. _ 1 안부를 묻다 중 - P78

세상의 어린 생명들은 누군가의 등에 업혀 비바람을 피하고, 누군가가 그 어린 발을 만져주며 잘 자라거라 기원해주는 공덕으로 마침내 땅을 딛고 일어서서 걸어간다. 나 또한 그런 어린 생명이었을 게다. _ 2 귀한 시간 중 - P84

험한 세상에 아이들을 내어보내려면, 맷집을 기르듯이어떤 어려움이 와도 견디라고 엄하게 가르치기보다는 부모가 너희들을 존중했듯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네 것이든 남의 것이든 그 존중이 침해당할 때 반드시 자기도, 억울한 다른 사람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게맞는 일인 것 같기는 한데. 내가 세 번 생각하고 백 번을 참지못하는 엄마라서…….
91

부모란 아이와 함께 있으면 애가 뭘 잘 못하는지만 눈에 보이고, 혼자 있으면 내가 뭐가 부족한 사람인지만 떠오르는 자리인 것 같다. - P106

우리는 반항하는 법을 잊은 것이냐고, "페스트를 이기는 유일한 답이 성실성"인 것처럼 아름다움과 굴욕 그 어느 하나에도 불성실할 수 없는 것 아니나고. _ 3 잃어가며 읽고 쓰기 중 - P140

말들을 가슴에 새겨 넣듯 붉은 볼펜으로 밑줄을 긋던 아이도 없고, 술에 취해 울음 대신 무언가를 꾹꾹 써 내려가던기갈 든 청춘도 없다. 남아서 변색되어가는 오래된 책들은 그저 내게 ‘꽃시절이 모두 지나고 나면 봄빛이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천만 조각 흩날리고 낙화도 바닥나면 우리가 살았던 곳이 과연 어디였는지 깨닫게 된다’고 알려줄 뿐이다. - P166

타향에서 고향을 느낄 수 있었던 건, 네가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해. 그곳에 다시 가도 네가 있을 거란 사실에, 내 마음이 편안해진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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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 - 기후 위기 시대, 제2의 전기 인프라 혁명이 온다
그레천 바크 지음, 김선교 외 옮김 / 동아시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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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처리해야 했던 전력량 자체는 유틸리티들이 이미 자신들의 송전망을 통해 흘려보내고 있던 전력량에 비해 상당히 작았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언제, 어디서, 얼마나 이러한 전력이 망에 진입하게 될지 유틸리티가 결정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오직 발전에 들어간 비용을 지불하고, 망에 들어온 전력을 분배하는 일만 할수 있었다. 이들의 사업 모델은 이러한 새로운 현실에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_ 4장 카디건을 입은 미국 중 - P176

심지어 우리가 시스템 엔지니어링으로부터 모든 알려지지 않은 불확실성 unknown unknowns200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물론 그럴 수 없다), 여전히 그 시스템과 관련된심각한 문제들은 존재하게 마련이다. 시스템과 실시간으로 접촉하는다른 요소들을 얼마나 근접하게 관찰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그리고 모든 시스템의 빼놓을 수 없는 구성 요소인 인간은, 시스템의 기계적 구성 요소들을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예측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 _ 5장 붕괴 위기에 처한 그리드 중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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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우리는 전기가 공공재라고생각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 P96

21세기에 사설 발전소가 다시 유행하게 되면서, 우리는 거대 발전소가 지배하던 그리드에 무수히 많은 소규모 발전소를 통합하는 과제를 떠안게 되었다. 그리고 양질의 전기를 모든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과제를 다시 짊어지게 되었다. - P101

그러나 교류의 가장 중요한 장점은 따로 있다. 교류가 발전기에서 낮은 전압으로 생산되었다고 해도, 변압기(촘촘하게 감겨 있으나 서로 닿아 있지 않은 2개의 구리 도선 뭉치로 이뤄진 간단한 장치)를 통해 훨씬더 높은 전압으로 승압할 수 있다는 점이다. - P103

전기는 저장할 수 없으므로 비축 전력을확보해 둘 수 없었다. 전기는 나눌 수 없으므로 사용량을 계산해 대금을 정확히 청구하기도 어려웠다. 죽음을 초래할 정도로 치명적이기에고도로 훈련된 노동력도 필요했다. 게다가 운반하는 인프라와 분리될수 없기에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비용까지도 사업자가 부담해야 했다._ 3장 인설의 법칙, 그리고 법칙의 종말 중 - P123

그러나 이들이 전기를팔아서 이익을 남기는 데 성공한 비결은 단지 가능한 한 많은 고객을확보했다는 데 있지 않았다. 그보다는 다양한 종류의 고객을 유치해, 대규모의 중앙 집중형 발전소를 온종일 운영하기에 충분한 수요를 확보했다는 데 있었다. - P125

인설이 전기를 생산하고 판매할 때 피할 수 없는 독특한 특징을다루기 위해 고안한 많은 논리들은 오늘날에도 살아남아 바로 지금의 전력망에도 적용되고 있다. 기업들은 지금도 주거 및 상업 고객보다 킬로와트시당 전력 가격 면에서 낮은 값을 적용받고 있다.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산업용 전력 고객들은 전기회사와 상당히 불공정해 보이는 특권적인 관계를 맺어왔고 지금도 그렇다. - P131

1960년대 중반에 이르자, 유틸리티의 엔지니어들과 의사 결정권자들에게도 30%를 조금 상회하는 효율로 발전소를 운영하는 것이 신뢰도뿐만 아니라 유지 비용 면에서도 효율적으로 전기를 만드는 방법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 - P139

1970년대는 ‘보존‘과 ‘효율‘이라는 말이 지배한 시기다. 나는 70년대 중반에 학교에서 전기 절약 방법을 배웠던 것을 기억한다. 방을 나가는 마지막 아이는 불 끄는 당번으로 지정되었다. 복도의 조명은 항상 꺼져 있었고, 난방 온도는 스웨터를 입어야 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으며, 선생님들은 소녀들에게 드레스 밑에 타이츠보다는 바지를 입으라고 권했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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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 - 기후 위기 시대, 제2의 전기 인프라 혁명이 온다
그레천 바크 지음, 김선교 외 옮김 / 동아시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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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는 그 어떤 것도 닮지 않았다. 전기는 고체도, 액체도, 기체도 아니다. 빛이나 열과도 아주 다르다. 바람이나 파도처럼 움직이지도 않는다. 우리가 아는 것 중에서 전기와 닮은 것을 굳이 꼽자면, 중력 정도일 것이다. 말하자면, 전기는 일종의 힘이다.
_ 2장 그리드가 전선을 얻었을 때 중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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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겸손한 사람이 공부를 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겸손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실패의 경험에 대해 지나치게 좌절하고 비관하기쉽습니다. 이것은 ‘실패한 나‘가 ‘나‘의 전부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건 자기 자신을 잘못 알고 있는 겁니다. _ 나는 공부하는 노동자입니다 중 - P83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처럼 "자신을 가엾게 여길 줄 모르는 가엾은 인간보다 더 가엾은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이렇게 나 자신과 소통하면서 나를 알게 되고 나를 다스리며 성숙해집니다. - P91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중세 시대에는 하나의 교리와 신조만을 강요했다는 것인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보면 그 시대의 사람들이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보다 더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사고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_ 캐사르의 것은 캐사르에게 신의 것은 신에게 중 - P101

어쩌면 삶이란 자기 자신의 자아실현만을 위해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준비 속에서 좀 더 완성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 안에서 자아실현은 덤으로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요? ‘도우트 데스’ 이 시간이 이 짧은 말 속에 담긴 많은 의미들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_ 네가 주기 때문에 내가 준다 중 - P122

씨앗의 열매들중 어떤 열매는 위에서 말한 ‘베아티투도‘ 처럼 기쁨과 행복으로 돌아오겠지요. 하지만 어떤 열매는 고통과 괴로움이 되어 오기도 할 겁니다. 그때 우리는 그 누구도원망할 수 없습니다. 그저 이제 다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내가 뿌린 씨앗을 생각해보게 되겠지요. 그때 시간은 진정 모든 일의 가장 훌륭한 재판관이 될 겁니다. _ 시간은 가장 훌륭한 재판관이다 중 - P128

실제로 열정적으로 고대하던 순간이격렬하게 지나가고 나면 인간은 허무함을 느낍니다. _ 모든 동물은 성교후에 우울하다 중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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