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의 과학사 강의 - 역사와 문화로 이해하는 과학 인문학
정인경 지음 / 여문책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서클럽 3부작 주제별 세계사, 문명사의 마지막편인 과학사이다. 기존 건축, 질병에 이은 과학 역사이다. 인류가 탄생한 시점부터 고대 과학사를 거쳐 현대까지 과학사를 쉽게 설명한다. 우연인지 몰라도 트레발리형 주제형 독서이다.

과학하면 연상되는 이미지 - 수식으로 점철된 재미없는 지식과 한국어로 쓰여있는 외국어-을 뒤집은 책이다. 쉬운 설명이 가지는 내공의 깊이가 문장속에 녹아있다고 할 수 있다.

왜 과학을 배워야 하는지 일관되게 설명하고 있다. ˝과학은 인간이 만든 언어˝이며 과학은 자연에 존재하는 법칙을 수학 등 다양한 언어로 표현한다. 과학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읽히고 해석되는지 설명한다. 수학의 언어와 관찰, 분석의 방법의 역사로 과학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의 이해 밑바탕은 그 시대의 사회적 배경과 정치적 상황, 특히 종교와 경제 체제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천문학 발전 과정의 입체적 분석은 흥미를 준다.

이 책의 지식은 서양과학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중국 및 이슬람 그리고 조선의 과학을 편견없이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초신성 폭발의 기록이 왜 서양 문헌에 없고 동양 문헌에 담긴 시대적 배경 설명은 한국의 과학사 연구자가 가지는 자부심이다. 또한 이슬람 과학사의 복원이 가지는 의미(르네상스 과학)는 쉽게 접하지 못한 지식이며 조선 세종시대 제작한 지도가 가지는 의미도 눈에 들어온다.

앎은 삶에 영향을 미치며 가치판단이 바뀌면 삶도 바뀐다. 새로운 시각으로 하늘을 관찰하고 생명체 변화를 연구한 결과, 지동설과 진화론이 탄생했고 지구 중심, 인간 중심 사고에서 벗어났다. 지동설과 진화론이 미치는 영향은 시대 흐름을 바꾸는 지점이다.

끝으로 각 장의 마지막 부분은 작가의 의도가 두드러져 있다. 근대와 현대의 과학 기술이 가졌던 부작용(전쟁, 불평, 환경오염 등) 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과학을 넘어 과학하는 사람들이 가져야하는 자세가 무엇인지 말하려는 듯하다. 질소비료를 만들 수 있는 암모니아 합성법을 개발해 노벨상을 받은 하버가 나치에 협력해 독가스를 만든 사실과 과학기술은 식민지 지배를 도왔고 원자폭탄을 제조를 설명한다. 현시대에 백신 개발만이 코로나 시대를 대처하는 근본적인 처방인지 의문이 들게 만든다. 코로나 발병 바이러스 의 원인을 과학사는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수준 미달의 도서들이 판치는 시대에 균형감있고 수준있는 국내도서를 읽는 동안 독서의 즐거움을 준 도서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방은 인류의 탄생만큼이나 오래되었다. 그런데 러시아인들은 국외가 아니라 자국 땅으로추방하는 개념을 터득한 최초의 민족이었다. (p.266)

그 상실감은 우리가 마땅히 예상하고 대비하고 생의 마지막 날까지 소중히 간직해야 하는것이다. 하루살이 같은 사랑을 하루살이 신세에서 면하게 해주는 것은 결국 우리의 애끓는 슬픔뿐이니까. (p. 295)

"당신은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났지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습니다." (p.3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튼 주의력은 분 단위로 측정해야 하고 절제력은 시간 단위로 측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불굴의 정신은 연 단위로 측정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같은 철학적 고찰이 여러분의 취향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냥 현명한 사람은 기념할 수 있는 것은 뭐든 다 기념한다는 것에 동의하기로 하자. (p.176~7)

아니다. 그들이 주로 밤에 돌아다니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에대한 불만이나 선망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살아 있는 사람들을 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기 때문에 밤에 돌아다니는 것이다. 뱀이 정원사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처럼, 여우가 사냥개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들이 자정에 나도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그 시간에는 이 세상의 감정이 서린 잡스러운 소리와 분노 같은 것들에 시달리는 일 없이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 생전의 그 모든 노력과 분투, 희망과 기도, 두 어깨에 짊어졌던 기대감, 참아야 했던 여러 견해들, 품위 있게 살고자 했던 바람, 그리고 수많은 대화들을 뒤로한 지금,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단순히 약간의 평화와 고요일 뿐이다. 이 생각이 옳든 그르든, 아무튼 백작은 복도를 걸어가면서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p.200)

인내라는 것은 그토록 쉽게 시험당하기 때문에 우린 인내를미덕으로 여기는 거야.….. (p.2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호크니 리커버 에디션)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보현을 무슨 말로 위로해야 했을까? 나는 순간 보현을위로할 수 있는 어떤 언어도 나에게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언가 중요한 것이 가슴속에서 빠져나가버린 듯 싸늘했고, 나는 그게 생각이나 관념이 아닌 실재하는 감각임을 알았다.
그제야 어설프게 그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잠시 머물렀다 사라져버린 향수의 냄새. 무겁게 가라앉는 공기.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흐느끼는 소리. 오래된 벽지의 얼룩, 탁자의 뒤틀린 나뭇결, 현관문의 차가운 질감.
바닥을 구르다 멈춰버린 푸른색의 자갈, 그리고 다시, 정적.
물성은 어떻게 사람을 사로잡는가.
나는 닫힌 문을 가만히 바라보다 시선을 떨구었다. (p.218) _ 감정의 물성 중에서

어떤 사람들은 마인드가 정말로 살아 있는 정신이라고말한다. 어떤 이들은, 이건 단지 재현된 프로그램일 뿐이라고 말한다. 어느 쪽이 진실일까? 그건 영원히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p.271) _ 관내분실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호크니 리커버 에디션)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그들은 류드밀라를 끝까지 떠나지 않았던 거예요."
그때 그 장소에 있었던 모두는 같은 풍경을 생각했을 것이다. 류드밀라가 그렸던 행성. 푸르고 묘한 색채의 세계.
인간과 수만 년간 공생해온 어떤 존재들이 살았던 오래된 고향을.
수빈은 순간 이상한 감정에 휩싸였다. 지금껏 단 한 번도 본 적 없고 느낀 적 없는 무언가가 아주 그리워지는 감정이었다. (p.142-3) _ 공생가설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