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의력은 분 단위로 측정해야 하고 절제력은 시간 단위로 측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불굴의 정신은 연 단위로 측정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같은 철학적 고찰이 여러분의 취향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냥 현명한 사람은 기념할 수 있는 것은 뭐든 다 기념한다는 것에 동의하기로 하자. (p.176~7)
아니다. 그들이 주로 밤에 돌아다니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에대한 불만이나 선망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살아 있는 사람들을 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기 때문에 밤에 돌아다니는 것이다. 뱀이 정원사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처럼, 여우가 사냥개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들이 자정에 나도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그 시간에는 이 세상의 감정이 서린 잡스러운 소리와 분노 같은 것들에 시달리는 일 없이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 생전의 그 모든 노력과 분투, 희망과 기도, 두 어깨에 짊어졌던 기대감, 참아야 했던 여러 견해들, 품위 있게 살고자 했던 바람, 그리고 수많은 대화들을 뒤로한 지금,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단순히 약간의 평화와 고요일 뿐이다. 이 생각이 옳든 그르든, 아무튼 백작은 복도를 걸어가면서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p.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