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위한 사전 - 시는 어느 순간에도 삶의 편
이원 지음 / 마음산책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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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시가
세상일들과
사물과
마음들에
인사를 건네는 것이라면
모든 시는 인사이다.

- 정현종, 「인사」중에서 - P187

조각상에 생기를 불어넣으면 그 어느 때보다도 깨끗해져서 어김없이 그 팔에서 뛰어나오는 몸이 있습니다. 혹자는 그 반복을 부모의 역사라고도 하고, "오 그 주의 깊은 조심성,/귀여운 속임수,/그 사랑스런 투쟁!"은 실은 서로의 고도의 전략이기도 하지요. 어쨌거나 "지상에서 가장 오래된 사랑"의 역사임에는 틀림없어요.

_ 아이 씻기기 중 - P195

여자 형제를 일컬어 자매라고 하지만 세상에는 자매애를 나눠 가진 사이가 많지요. 하나두울. 무조건 꽁꽁 묶는 것 아니고요. 하나, 다시도 하나. 이렇게요. "리본처럼 풀어지는 혀" 는 흔적이 잘 안 보이지요. 그러나 묶였던 혀만은 자신의 흔적을 알고 있지요. 세 치 혀는 그래서 더 조심하게 되지요. 진정한 자매애는 그때 탄생하지요.

_ 자매 중 - P198

오늘부터와 어제까지. 오늘부터는 ‘~까지’를 포함하고 있지 않고, 어제까지는 ‘~부터’를 포함하고 있지 않지요.

_ 오늘의 운세 중 - P205

별과 새의 공통점은 거느리지 않는다는 것.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한 해의 행성입문을 3주남긴 시점에서는 반성 말고, 계획 말고, 날아오르기, 수평에서 솟아오르는 각자의 상상력이 필요해요. 왜냐구요? 반성과 계획은 매번 신은 습관의 신발이거든요.

_ 행성입문 중 - P218

‘잘’의 자리에 ‘잘’ 말고 ‘잘’의 구체성을 담아건네면, ‘잘’을 보호할 수 있어요. 존재는 살 수있어요.

_ 산동반점 중 - P226

전망과 공포를 가르는 결정적 단서는 호기심의 유무일 수도 있지요. 공포가커짐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은 더 커진다면, 그곳을 "우리들의 전망" "우리들의 시대"라고 부를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_어러붙은 탐정들 중 - P228

인사가 너무 많아졌어요. 잠시 메일도 SNS도 멈추고(물론 이모티콘도요) 곰곰 생각해봐야겠어요. 인사 건네고 싶은 세상 일과 사물과 마음들을요. 정답고 반갑고 맑은 자세가 서투르게나마 생겨날 때까지요.

_ 인사 중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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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역사 - '공무도하가'에서 '사랑의 발명'까지
신형철 지음 / 난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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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자기 자신을 자기 자신만의 힘으로 견뎌낸 사람, 그런 사람만이 밟을 수 있는 장소가 시의 영토에는 있는지도 모르겠다고생각해볼 따름이다. 가장 처절한 이야기를 할 때에도 이상하리만치 당당함을 잃지 않는 그의 시가 내 앞에 있으므로.

_ 언제나 진실한 것은 오직 고통뿐 중 - P52

‘여기‘가 있고, 무엇보다도 내가 있다. 구조가 폭력적일 때 그 구조의 온순한 구성원으로 살아온 사람은 축소해 말해도 결국 ‘구조적 가해자‘일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 점을 자인하는 부끄러움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으리라.

_ 왜 모든 강간은 두 번 일어날 수 있는가 중 - P61

이 시의 긴장이 거기서 나온다. 어린 ‘지‘에게 생의 찬가讚歌를들려주고 싶지만 삶의 진실은 비가 쪽에 있다는 생각 말이다.
시인은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삶에 개입해 들어온 세상의 적대적힘이 ‘지‘를 비껴가기를 바라면서도 그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_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생 중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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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10년, 1960년대 - 비틀스에서 68혁명까지, 김경집의 현대사 강의
김경집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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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 프리던은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찬미하고 동경하는 시대적 모순에 주목하면서, 그것을 ‘여성의 신비‘라는 이름의 ‘신화‘에서 비롯한 것임을 발견했다. 그녀는 ‘행복한 현모양처‘는 ‘조작된 이데올로기‘에 불과하고 여성이 남편과 육아에서 해방돼 실질적 성평등과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고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낙태의 권리, 출산 휴가, 채용과 승진에서 양성평등 실현이라는 대담한 메시지를 제시했다.

_ 여성, 신화를 깨고 평등의 전선에 서다 중 - P321

낯선 정적이 감돌았다. 새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이런 상황에 놀란 마을 사람들은 자취를 감춘 새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새들이 모이를 쪼아 먹던 뒷마당은 버림받은 듯 쓸쓸했다.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몇 마리의 새조차 다 죽어가는 듯 격하게 몸을떨었고 날지도 못했다. 죽은, 고요한 봄이 온 것이다.

_ 침묵의 봄, 세상을 깨우다 중 - P336

환경문제는 곧바로 우리의 목숨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은 거리낌 없이 이익을 취한다. 한참 지나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개선을 요구하지만, 그들은 마지막 단물까지 빨아먹고야 만다. 피해는 고스란히 다음 세대로 전가된다. 그게 환경문제의 비극이다. 국제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뻔뻔하게도 공해산업을 가난한 나라로 옮기면서 산업화에 일조한다며 온갖 생색을낸다.

_ 침묵의 봄, 세상을 깨우다 중 - P341

이 책의 가장 큰 공적은 과학에 대한 맹신과 기술 발전에 대한 무분별한 숭배가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인식의 경고를 확산시킨 점이다. DDT나 농약 같은 문명의 이기들이 우리의 무지와 무관심 때문에 어떻게 남용되고 있으며, 어떻게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경계해야 한다는 각성을 환기하는 데 이 책만큼 크게 영향을 끼친 것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_ 침묵의 봄, 세상을 깨우다 중 - P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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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역사 - '공무도하가'에서 '사랑의 발명'까지
신형철 지음 / 난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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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금은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시를 읽는 일에는 이론의 넓이보다 경험의 깊이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는어떤 일을 겪으면서, 알던 시도 다시 겪는다. 그랬던 시들 중 일부를 여기 모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 책의 가장 심오한 페이지들에는 내 문장이 아니라 시만 적혀 있을 것이다. 동서고금에서 산발적으로 쓰인, 인생 그 자체의 역사가 여기에 있다.

_ 내가 겪은 시를 엮으며 중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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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10년, 1960년대 - 비틀스에서 68혁명까지, 김경집의 현대사 강의
김경집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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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는 아홉 명의 흑인 학생을 뽑아 아칸소주의 리틀록 센트럴하이스쿨에 입학을 신청했고, 학교도 입학을 허가했다. 그러나 백인사회는 흑인 학생들의 백인학교 입학을 필사적으로 저지했다. 포버스 주지사는 주방위군으로 학교를 포위했다. 이에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연방군 투입을 승인했고, 1957년 9월 23일마침내 아홉 명의 용감한 흑인 학생들은 연방군의 보호 아래 최초로 백인학교에 등교했다.

_ 인종차별 철폐를 행한 행진은 멈추지 않는다 중 - P305

지금 생각해 보면, 언급하는 것조차 부끄러운 야만과 폭력이지만, 당시 그들은 그것이 진정한 애국이고 시민으로서의 의무라고 여겼다. 시대를 읽어내지 못하면 보수가 아니라 수구가 될 수 있음을 그들은 여실히 보여주었다.

_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행진은 멈추지 않는다 중 - P316

‘차이‘는 ‘생물학적 성Sex‘이고, ‘차별‘은 ‘사회적 성Gender‘의 문제이다. 그걸 혼용하는 것이 바로 ‘범주 오류 Category-Mistake‘이다.

_ 여성, 신화를 깨고 평등의 전선에 서다 중 -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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