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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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스틴은 왜 지금까지도 내게 중요한 걸까? 나는 친구가 거의 없다. 공감은 사람들과 가까워지게 해주지만, 타인의 슬픔이질병처럼 나를 무겁게 내리누르던 내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
여자도 없고 연애도 없고 우정도 없었다. 하지만 가우스틴은 다른 시간과 다른 물질로 이루어진 존재 같았다. 그런 사람-반투명하면서도 불투명한을 나는 만난 적이 없다. 나는 그를 희박한 공기처럼 뚫고 지나가기도 했고 유리벽처럼 들이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니 어쩌면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는 내가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_ 노란 집 중 - P171

무언가가 영속적이고 기념비적이라면 그것을 왜 굳이 캡슐에넣어야 하나? 정말로 보존해야 하는 것은 죽는 것, 썩는 것, 부서지기 쉬운 것, 어둠 속에서 훌쩍거리며 성냥을 켜는 것...... 이책의 지하실에 있는 모든 상자에는 바로 그런 것들이 담길 것이다.

_ 시한폭탄 중 - P220

"바로 그거지, 인간은 만물의 척도야. 그리고 이 척도를 초월해 더 오래 지속되고 인간이 죽은 뒤에도 남는 모든 것은 본질상비인간적이며, 원칙적으로 슬픔과 불화의 원천이야." (지금말 듣고 있어? 듣고 있군. 그걸 하라고 만들어낸 인물이니까.)

_ 초록색 상자 중 - P270

이야기하는 행위는 최후의 심판에서 중요한 요소다. 사람들은이야기를 통해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한다고 해서 무슨소용이 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나는 이 이야기들도 상자에넣는다.

_ 이야기를 사는 사람 중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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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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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지루함의 역사‘가 기록되어야 한다. 1980년대는 지루함을 가장 많이 생산한 십 년이다. 디스코도 이때 나왔다. 한세기의 오후.

_ 노란 집 중 - P129

세상은 단순하고 질서정연했다. 단순하게 질서정연했다. 수요일에는 생선, 금요일에는 러시아 방송.

_ 노란 법 중 - P131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건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었다. 그들이 늘이긴다. 작은 위안이 있다면 머지않아 나 역시 그들 곁으로 가리라는 것. 먼지는 먼지로 돌아가리니…………… - P145

어째서어린 제비가 파리 유충보다 더 소중한가? 파리를 죽이든 코끼리를 죽이든, 둘 다 똑같은 살해가 아닌가?

_ 노란 집 중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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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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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 후 귀에 끈질긴 이명이 생겼을 때, 나는 그 울부짖고 고함치고 외치는 무엇인가가 이제 거기 영원히 자리잡았다는 것을 알았다. 귓속 한가운데, 두개골의 동굴 속, 거기서 고막과 추골과 침골을 거쳐 의사들이 내이의 미로라고 이르는 그곳으로 침투해 들어갔다고.

_ 노란 집 중 - P117

유년 시절 장악했던 ‘입‘에 대해 연상인 의사 친구에게 용기를 내어 말해보았다. 그는 오래 생각하더니 마침내 희귀한 진단명을 내놓았다. 어쩌면 그 자리에서 지어냈는지도 모를 그 진단명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병적 공감, 혹은 강박적 공감-신체화 증후군. 의사는 이 병이 극히 드물고 완치는 어렵지만 유년기에 가장 극심했다가 이후 완화된다고 했다. 시간이 갈수록 발작을 통제하기가 쉬워지고 급성 증세는 사라지지만 발작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뇌전증처럼 말이야, 그는 말했다. 발작을 일으키면 그 사람이 어디를 배회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야.

_ 노란 집 중 - P117

때로는 동굴 속에 있고 때로는 자궁 속에 있다. 그 둘은 본질적으로 같은 곳이다(시간으로부터) 보호받는 장소.

_ 노란 집 중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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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장소
나희덕 지음 / 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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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된 기억이 조금씩 끊임없이 섞이면서 빵맛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한 재료나 향신료를 넣지않아도 늘 같은 맛을 유지하는 그 비법은 평범해 보이지만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_ 빵을 먹는다는 것은 중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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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장소
나희덕 지음 / 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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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과 여행, 삶을 견디게 하는 두 가지.

_ 서문 중 - P5

이-푸투안은 경험과 감정, 삶의 흔적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때 공간space은 비로소 장소place가 된다고 했지요.

_ 서문 중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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