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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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 후 귀에 끈질긴 이명이 생겼을 때, 나는 그 울부짖고 고함치고 외치는 무엇인가가 이제 거기 영원히 자리잡았다는 것을 알았다. 귓속 한가운데, 두개골의 동굴 속, 거기서 고막과 추골과 침골을 거쳐 의사들이 내이의 미로라고 이르는 그곳으로 침투해 들어갔다고.

_ 노란 집 중 - P117

유년 시절 장악했던 ‘입‘에 대해 연상인 의사 친구에게 용기를 내어 말해보았다. 그는 오래 생각하더니 마침내 희귀한 진단명을 내놓았다. 어쩌면 그 자리에서 지어냈는지도 모를 그 진단명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병적 공감, 혹은 강박적 공감-신체화 증후군. 의사는 이 병이 극히 드물고 완치는 어렵지만 유년기에 가장 극심했다가 이후 완화된다고 했다. 시간이 갈수록 발작을 통제하기가 쉬워지고 급성 증세는 사라지지만 발작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뇌전증처럼 말이야, 그는 말했다. 발작을 일으키면 그 사람이 어디를 배회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야.

_ 노란 집 중 - P117

때로는 동굴 속에 있고 때로는 자궁 속에 있다. 그 둘은 본질적으로 같은 곳이다(시간으로부터) 보호받는 장소.

_ 노란 집 중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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